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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 대책 시차 두고 연쇄효과 낼 것" … 바람 불 땐 일단 누워야 한다

“바람(규제)이 불 땐 일단 누워야 한다.”
 

분양가상한제 10월 말부터 적용
청약가점제 등 규제 강화 본격화
입주 물량 폭탄도 시장에 악영향
실수요자들은 저가 매수 기회로

추석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장기적으로 시장을 이기는 정부, 단기적으로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기 때문이다. ‘8·2 부동산 대책’ 같은 태풍이 불 때일수록 섣불리 투자하기보다 숨을 고르는 게 낫다는 얘기다.
 
집값은 계속 오르는 게 아니라 사이클을 이루며 등락을 거듭한다. 특히 올 상반기에 집값이 많이 올라 단기적으로 크게 오르기 벅찬 구조다. 거기에 규제 태풍까지 불어닥쳤다. 재테크의 최대 적은 쓸데없이 서두르는 것이다. 지금이 아니더라도 기회는 또 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위원은 “실거주 목적의 내 집 마련은 구매력이 된다면 공급 과잉 지역을 제외하곤 매수해도 좋다. 하지만 투자 목적이라면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며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것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연말 부동산 시장을 주도할 큰 흐름은 두 갈래다. 먼저 8·2 대책에서 발표한 각종 규제가 투기과열지구에서 시차를 두고 본격 적용된다. 예를 들어 분양가상한제는 10월 말부터 적용된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분당 등 수도권을 비롯해 세종시, 대구 수성구가 적용 지역으로 거론된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고분양가 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다. 청약 1순위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가점제를 확대하는 내용의 청약제도 개편안은 지난달 20일 입주자 모집을 공고한 아파트부터 시행됐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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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시장에선 조합원에게 ‘핵폭탄’으로 불리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내년부터 부활한다. 재건축으로 얻은 이익이 가구당 평균 3000만원이 넘을 경우 초과이익의 최대 50%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다. 내년 4월부터는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중과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8·2 대책은 국회 법률 개정과 맞물려 있는 내용이 많아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시차를 두고 연쇄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큰 흐름은 입주 물량의 폭발적인 증가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하반기 전국 입주 예정 물량은 31만3000가구다. 상반기(26만1000가구)보다 약 20% 많다. 2010년 이후 역대 최대 입주 물량이다. “수급 앞에 장사없다”는 증시 격언은 부동산 시장에서도 통한다. 단기간에 입주가 급격히 늘면 전셋값이 약세를 보인다. 지방의 경우 가뜩이나 미분양이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입주 폭탄까지 떨어지면 시장이 급속도로 양극화할 수 있다. 연구원은 입주 물량 급증이 예상되는 지역으로 경기·인천·대구·울산·경남·충남 등을 꼽았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입주 물량 급증 지역을 중심으로 미입주, 신규 분양 단지에서 미분양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매매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상도로 ‘흐림’에 가깝다. 공격적인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매수자’ 우위 시장이다.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데다 정부가 추가 대책도 예고한 상태라 매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전재범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상승기에 단기 차익을 노린 ‘갭 투자(전세가율 높은 주택을 전세를 끼고 산 뒤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는 특히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정부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재건축 아파트도 시장 전망이 어두운 편이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영향으로 투자 매력이 낮아질 전망이다. 구입 시기를 최소한 내년 이후로 미루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전월세 시장은 양극화가 심해질 전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입주 물량이 많은 수도권은 전월세 가격 약세로, 전세 수요가 많은 서울에선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수석위원은 “입주 물량이 워낙 많아 안정세를 다질 전망이다. 특히 물량이 몰린 수도권·지방은 ‘역전세난(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현상)’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8·2 대책 이전까지 청약·전매 제한이 없어 ‘규제 무풍지대’로 주목받았던 오피스텔은 전망이 엇갈렸다. 김덕례 실장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데다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꾸준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반면 신정섭 신한은행 차장은 “임대수익률이 낮아지는 추세인 데다 금리까지 오를 경우 실질 수익률 하락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흐림’으로 내다봤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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