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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DNA 어디 갑니까, 허허허

허재 한국 농구대표팀 감독의 작은 아들 허훈이 대학농구를 평정하고 프로 진출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28일 연세대 체육관에서 만난 허훈. [장진영 기자]

허재 한국 농구대표팀 감독의 작은 아들 허훈이 대학농구를 평정하고 프로 진출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28일 연세대 체육관에서 만난 허훈. [장진영 기자]

 
“어제 팀 동료들과 우승 뒤풀이했는데, 아빠가 클럽 가라고 카드 주셨어요.”

프로 데뷔 앞둔 허재 차남 허훈
대학농구 MVP … kt·KCC서 눈독
“형 다치면 고쳐주려 한때 의사 꿈
제2의 누구 아닌 제1의 허훈 될 것”

허재 “배짱 두둑 플레이 나와 닮아”
모친 “웅이 진중, 훈이는 해피보이”

 
허재(52) 한국 농구대표팀 감독의 차남이자 연세대 포인트가드인 허훈(22)이 웃으며 말했다. 2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체육관에서 만난 허훈은 아버지의 큰 코와 중저음 목소리를 빼닮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농구 대통령’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특히 배짱 두둑한 플레이를 닮았다.
 
허훈이 27일 연세대의 대학농구리그 우승을 이끈 뒤 MVP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허훈이 27일 연세대의 대학농구리그 우승을 이끈 뒤 MVP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허훈은 전날(27일) 열린 대학농구리그 결승 2차전에서 ‘라이벌’ 고려대를 상대로 19점·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은 2년 연속우승했고, 그는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허훈은 지난 22일 고연(정기)전에서도 30점을 넣어 승리를 이끌었다. 현란한 스텝과 비하인드 백패스 등 허훈의 플레이는 화려했다. 로커가 콘서트 관객의 함성을 유도하는 듯한 몸짓 등 쇼맨십도 남달랐다.
 
지난해 4월 연세대에 모인 '허씨 삼부자' 허재 감독과 허웅(오른쪽 뒤), 허훈. 허 감독은 “왼손잡이인 나와 달리 둘 다 오른손잡이다. 그런데도 웅이는 내 선수 시절과 슛 자세가 비슷하다. 훈이는 배짱 두둑한 플레이와 툭 튀어 나온 엉덩이가 닮았다”고 말했다. 허훈은 “다른 사람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일주일 걸려 만드는 근육을 난 2~3일만 하면 붙는 편이다. 집에서 속옷만 입고 있으면 아빠가 '예전 내 몸과 똑같다'고 한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지난해 4월 연세대에 모인 '허씨 삼부자' 허재 감독과 허웅(오른쪽 뒤), 허훈. 허 감독은 “왼손잡이인 나와 달리 둘 다 오른손잡이다. 그런데도 웅이는 내 선수 시절과 슛 자세가 비슷하다. 훈이는 배짱 두둑한 플레이와 툭 튀어 나온 엉덩이가 닮았다”고 말했다. 허훈은 “다른 사람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일주일 걸려 만드는 근육을 난 2~3일만 하면 붙는 편이다. 집에서 속옷만 입고 있으면 아빠가 '예전 내 몸과 똑같다'고 한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아버지 허재는 자타공인 한국 최고의 농구선수였다. 형 허웅(24·상무)도 농구선수다. 사실 ‘허재의 아들’이란 꼬리표는 엄청난 중압감일 수 있다. 하지만 허훈은 “크게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다. 악플을 봐도 ‘멋진 아버지 둔 게 부러워 그런가 보다’라며 넘긴다”고 말했다.
 
어머니 이미수(51)씨는 “웅이는 진중하고, 훈이는 흥이 넘치는 해피보이”라고 전했다. 인터뷰 중간 허훈은 “가끔 농구코트에서 미니축구 게임을 한다. 축구를 좀 잘해서 다들 나를 ‘허메시’라고 부른다”며 농담을 했다. 그만큼 유쾌하다.
 
허훈은 형을 따라 초등학교 5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다. 원래 장래희망은 의사였다. 형이 농구하다가 다치면 고쳐주고 싶어서였다. 그는 “형은 공부를 잘했는데, 난 잔머리만 좋다. 의사를 준비했다면 연세대에 가지 못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허훈은 다음달 30일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중앙대를 중퇴하고 나오는 양홍석과 1순위를 두고 경쟁할 전망이다. 지난 시즌 성적 등을 토대로 kt가 1순위를 가져갈 확률은 32%다. 그 다음으로는 KCC와 SK가 각각 17.5%, 16% 확률을 갖고 있다. 허훈은 "젊고 빠른팀에 가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장진영 기자]

허훈은 다음달 30일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중앙대를 중퇴하고 나오는 양홍석과 1순위를 두고 경쟁할 전망이다. 지난 시즌 성적 등을 토대로 kt가 1순위를 가져갈 확률은 32%다. 그 다음으로는 KCC와 SK가 각각 17.5%, 16% 확률을 갖고 있다. 허훈은 "젊고 빠른팀에 가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장진영 기자]

 
허훈은 다음 달 30일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한다. 중앙대 포워드 양홍석(20·1m99cm)과 함께 전체 1순위 후보로 꼽힌다. 한 프로농구팀 관계자는 “허훈은 경기 도중 심판에게 농담을 건넬 만큼 여유가 넘친다. 허훈처럼 까불까불 하면서 깡이 좋아야 프로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통 포인트가드가 필요한 부산 kt, 전주 KCC 등이 허훈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허훈은 “양홍석은 키가 크고 스피드와 돌파가 좋은데 비해, 나는 농구를 오래해서 경험과 경기 운영이 나은 것 같다”며 “1순위가 되는 것보다 프로에 빨리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 목표는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상”이라고 말했다.
2013년 연세대에서 함께 뛴 허훈(왼쪽)과 허웅 형제. 허웅은 동부 소속으로 2015-16시즌 기량발전상을 수상했고, 최근 2년 연속 올스타전 팬투표 1위에 올랐다. 현재는 군팀 상무 소속이다. 허웅은 동생의 농구화를 사주는 다정한 형이다. [중앙포토]

2013년 연세대에서 함께 뛴 허훈(왼쪽)과 허웅 형제. 허웅은 동부 소속으로 2015-16시즌 기량발전상을 수상했고, 최근 2년 연속 올스타전 팬투표 1위에 올랐다. 현재는 군팀 상무 소속이다. 허웅은 동생의 농구화를 사주는 다정한 형이다. [중앙포토]

 
인터뷰 도중 허훈의 휴대전화에 ‘부대입니다. 전화 주세요’라는 형 허웅의 문자메시지가 떴다. 허훈은 “연고(정기)전이 끝난 뒤 형이 ‘넌 프로에 오면 발라주겠다(쓴맛을 보여주겠다는 뜻의 속어)’고 해서, 나도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실탄이나 쏘라’고 받아쳤다”고 전했다. 허웅이 제대 후 복귀하는 2018~19시즌에는 ‘허씨 형제’간 맞대결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허훈은 “문태종(오리온)·태영(삼성) 형제는 맞대결 때 죽기살기로 하더라. 형과 나도 대학 때 1대1 대결을 하면 손가락을 다칠 만큼 치열했다. 프로에서 형과 맞붙는다면 물어 뜯어서라도 막아내겠다”며 웃었다. 어머니 이씨는 “말은 그래도 형제간 우애가 깊다. 목욕탕에서 뒤늦게 나오는 동생이 감기에 걸릴까봐 형이 수건을 들고 떨면서 기다린 적도 있다”고 전했다.
허재는 1997-98시즌 기아 시절 챔피언결정전에서 손목이 골절됐는데도 투혼을 발휘해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 갔다. 기아가 준우승 팀이었는데도 허재가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허재 감독은 "두 아들이 근성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허재는 1997-98시즌 기아 시절 챔피언결정전에서 손목이 골절됐는데도 투혼을 발휘해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 갔다. 기아가 준우승 팀이었는데도 허재가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허재 감독은 "두 아들이 근성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허훈은 아버지 허재 감독 만큼이나 근성이 있다. 지난 6월 다친 허리가 최근까지도 아팠다. 그럼에도 고연(정기)전을 앞두고 하루 4차례 훈련하면서 슈팅 800개를 쐈다. 허재 감독은 지난달 아시아컵에서 한국을 3위로 이끌었다. 형 허웅은 3~4위전에서 뉴질랜드를 상대로 20점을 넣었다.
 
반면 동생 허훈은 지난 6월 동아시아대회에서 부진했다. 아시아컵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허훈은 “농구 시작한 이래 그렇게 많은 욕을 들은 적이 없다. 당시엔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의욕만 앞섰다.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재 감독은 고연전을 앞둔 허훈에게 "못해도 되니까 너답게 플레이하라"고 조언해줬다. 허훈은 "아빠의 말처럼 프로에서도 허훈다운 플레이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장진영 기자]

허재 감독은 고연전을 앞둔 허훈에게 "못해도 되니까 너답게 플레이하라"고 조언해줬다. 허훈은 "아빠의 말처럼 프로에서도 허훈다운 플레이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장진영 기자]

 
허훈의 카카오톡 메신저에는 ‘인생에서 가장 큰 즐거움은 사람들이 넌 절대 할 수 없을 거라고 한 일들을 해내는 것입니다’라고 적혀있다. 허훈은 “남들이 ‘아버지만큼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농구를 시작한 이상 애매한 선수가 아닌 최고 선수가 되고 싶다. 남들과 비슷한 플레이가 아닌 허훈 만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며 “‘제2의 누군가’가 아니라 ‘제1의 허훈’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허훈은 …
●생년월일: 1995년 8월 16일
●체격: 키 1m80㎝, 몸무게 79㎏
●가족관계: 아버지 허재 대표팀 감독(사진 왼쪽), 어머니 이미수씨, 형 허웅(상무·사진 오른쪽 뒤)
●소속팀: 용산중-용산고-연세대 스포츠레저학과 4학년
●주요경력: 2017년 대학농구리그 2연패 및 MVP, 16세·18세·19세·성인대표팀
●플레이 스타일: 배짱 두둑한 포인트가드
●별명: 해피 보이(항상 싱글벙글) 만수르(UAE 석유재벌이자 맨체스터시티 구단주를 닮아서)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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