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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융] 더 빠르고 편하고 싸게 '손 안의 금융' 무한경쟁

더 빠르게, 더 편하게, 더 싸게(수수료). ‘손안의 금융’은 더는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지점 창구에서 개인용 컴퓨터(PC),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금융의 주 무대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고객이 요구하는 금융 수준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케이뱅크에 이어 7월 카카오뱅크까지. 올해 불어닥친 인터넷전문은행 돌풍은 금융시장의 디지털 변혁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임을 예고한다. 은행과 보험, 증권 같은 금융업종별 경쟁 판도도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 판도 변화는 금융과 정보기술(IT) 산업의 장벽까지 허물어지고 있다는 걸 증명한다. 이제 ‘사람 대 디지털’이 아닌 ‘디지털 대 디지털’의 경쟁이다.
 

케뱅·카뱅 등 인터넷전문은행 돌풍
상담봇 등 첨단 AI서비스 속속 등장
조직체질도 디지털 중심 개편 바람

올해도 금융사의 최대 화두는 디지털 금융과 모바일 중심으로의 전환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7월 임직원 대상 정기 조회에서 “디지털과 모바일의 흐름은 명량해전의 무대인 울돌목의 조류처럼 거세게 소용돌이치고 있다”며 “디지털 시대의 1등 은행이 되려면 고객 중심적으로, 기민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은행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인공지능(AI) 자산관리 서비스 ‘우리 로보-알파’와 KT AI 스피커 ‘기가지니’를 통한 금융서비스 제공 등 디지털에서 AI로의 한 단계 도약을 서두르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1월 신년사에서 “최근 급속한 핀테크 기술의 발달로 ‘주거래은행’의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있고, 금융소비자의 니즈도 다양화되고 있어, 경쟁은행과 차별화된 우리만의 무기가 절실하다”며 디지털 금융 혁신을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지난 1일 창립 16주년 기념사에서 “코닥·노키아를 비롯해 포트폴리오 혁신을 주저한 기업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말았다”며 “내실경영으로 축적한 에너지를 활용해 저금리, 저성장 환경에서 비약적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에서 세계화와 디지털 전환을 결합해 (조직을) 보다 새롭게 탈바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도 AI 기반의 금융서비스 ‘하이(HAI) 로보’를 출시했다. 대화형 뱅킹서비스, 콜센터 상담봇, 모바일 챗봇으로 AI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손잡고 선보인 ‘핀크’가 대표적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공급자 중심의 영업방식으로는 더 이상 스마트한 손님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가 없다”며 “핀테크(Fin-Tech)의 무한 경쟁은 이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 CEO의 잇따른 디지털 중심 선언은 당연한 선택이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올해 2분기 스마트폰뱅킹 등록 고객 수는 8111만 명(은행별 중복 가입 합산)에 달한다. 불과 1년 새 1134만 명(16.3%)이 늘어난, 급격한 성장 속도다. 전체 인터넷뱅킹에서 스마트폰뱅킹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분기 60%를 돌파했고 올 2분기 63.8%로 올라섰다.
 
증권 거래도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무선 단말을 통한 코스피 주식 거래 대금이 올해 상반기(1~6월) 하루 평균 1조7990억원을 기록했다. 3년 전인 2014년(8522억원) 거래액의 2배를 넘는다.
 
NH투자증권이 영업점에 가지 않고 계좌 개설부터 상품 가입·상담 모두 온라인에서 가능한 ‘나무(NAMUH)’를 출시하고, 미래에셋대우가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고 본사 운용 랩 투자와 편입이 가능한 ‘프리미어 글로벌 랩’을 선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증권사에 불어닥친 모바일앱 수수료 무료 경쟁, 비대면 거래 계좌 개설 역시 ‘좀더 편하게, 저렴하게’를 외치는 고객의 수요에 따른 것이다. 보험·카드사의 디지털 금융 혁신도 이런 고객의 요구에 맞춰져 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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