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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에게 150평 주택, 중형차 나눠주던 마을의 몰락

천하제일촌(天下第一村). 중국의 대표적인 부자마을인 장수성 화시촌(華西村)을 가리키는 말이다. 마을 전체가 하나의 기업인 화시촌의 주민들은 월급과 주식 배당금을 받으며 높은 수준의 생활을 누려왔다. 중국 개혁 개방의 상징이다.
중국의 가장 대표적인 부자마을인 장수성 화시촌의 주민들은 400~600㎡의 별장형 주택에 살며 2대 이상의 자가용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월급 외에도 주식배당금을 받으며 높은 수준의 생활을 누려왔다.
철거에 들어간 지우싱시장 [사진 이매진 차이나]

철거에 들어간 지우싱시장 [사진 이매진 차이나]

이 마을 주민의 1인당 소득은 중국 농민의 10배를 훌쩍 넘는다. 화시촌 마을은 모습 그 자체로 유명세를 치르며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 꼽혀왔다.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 부자마을 화시촌
마을 자체가 하나의 기업, 한때 연 매출 9조원 넘어
전통산업 몰락과 함께 마을의 부도 사라져가

 
화시촌이 중국 최고의 부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마을 전체가 하나의 기업을 이뤘기 때문이다.  
 
지난 1978년 우런바오 화시촌 서기는 마을 주민들의 재산을 모아 지금의 화시그룹을 만들었다. 개혁 개방과 함께 찾아든 개발 붐에 올라탄 화시그룹은 철강, 해운, 건설 등 60여개의 자회사를 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0년 기준 화시그룹의 매출은 약 9조 5000억원에 달했다.  
 
화시촌 주민들의 대부분이 이 화시그룹의 직원들이자, 수익을 배당받는 주주들이다. 회사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일부 화시촌 주민들은 중국 농민들은 꿈도 꾸기 힘든 배당금과 함께 주택(평균 150평), 자동차, 의료, 교육 등 등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 받았다. 회사는 마을 주민들이 함께 소유하면서, 기업 운영은 철저히 자본주의 원리에 입각해 이뤄지는 셈이다.
 
화시촌은 중국 공산당의 자부심이다. 중국의 역대 고위 간부들은 어김없이 이곳을 찾았다. 화시촌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등 홍보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때 화시촌 광고가 미국 타임스퀘어 광장에 걸리기도 했다. 화시촌은 중국인들에게 있어 사회주의 모델로도 충분히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보다 잘살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이었다.
 

위기의 화시촌

그러나 이 화시촌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화시그룹은 지난 2013~2014년 철강, 방직 등 기존 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금융, 자원 투자 등에 신규 사업에 기업으로 전환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생산 과잉의 여파로 기존 전통 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은 인력 감원과 마을 기반 산업에 대한 투자 감소로 이어졌다.   
철거에 들어간 지우싱시장 [사진 이매진 차이나]

철거에 들어간 지우싱시장 [사진 이매진 차이나]

화시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던 공격적인 투자도 독이 되어 돌아왔다. 지난 2008년 이후 대대적으로 투자했던 원자재의 가격이 급락했다. 해외나 휴양지로 눈을 돌린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30억 위안을 들여 건설한 랜드마크 룽시호텔도 몇 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롭게 뛰어든 금융 사업에서도 좀처럼 성과가 나지 않으면서 대출 사업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경제미디어 진룽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화시그룹의 총 부채는 357억 위안에 달한다. 앞서 뉴욕타임즈 역시 화시그룹의 성장이 지방정부의 저금리 대출에 의존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며, 67%에 달하는 높은 부채비율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젠민 후베이성 사회과학원 농업경제연구소 부소장은 “화시촌은 그동안 돈만 된다면 무엇이든 한다 식으로 공격적으로 투자해왔다. 그리고 지금 이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업이 IT 등 혁신을 기반으로 한 신흥 산업보다 전통적인 노동밀집형 산업에 집중돼 있어 전망이 어둡다”고 설명했다.
 

전통산업 쏠린 부자마을 활로 개척 난항

중국의 또다른 부자마을인 상하이 지우싱촌(九星村,지우싱춘), 베이징의 한춘허촌(韩村河村,한춘허춘), 산둥성의 선췐좡촌(沈泉莊村,선췐좡춘) 등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상하이의 대표적인 부자마을 지우싱촌은 지난 12년간 500명의 백만장자를 배출했다. 이 마을의 경제규모는 약 280억 위안으로 1년 납세액만 4억 위안에 육박한다.  
철거에 들어간 지우싱시장 [사진 이매진 차이나]

철거에 들어간 지우싱시장 [사진 이매진 차이나]

지우싱촌은 최근 마을의 상징인 중국 최대 규모의 상업종합 시장 지우싱(九星)시장을 철거키로 결정했다.경영난에 처한 입주 업체들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하나둘 떠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과 비교해 매출이 절반 넘게 감소한 입점업체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이곳의 임대료는 주변 지역과 비교해 여전히 10배 이상 비싸다.  
 
중국 경제 매체 창장상보에 따르면 베이징의 부자마을 한춘허촌의 향진기업 한젠그룹(韩建集团)도 경영난을 겪고 있다. 2014년 기준 그룹내 24개 자회사 중 17곳이 순손실을 기록했고, 그 규모도 1766만 위안에 달한다. 한젠그룹은 이 마을사람 30명이 모여 시작한 건설업체로 현재는 3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대표적인 향진 기업이다.  
 
마을의 경제를 지탱하는 향진기업들의 실적악화는 부자마을의 복지 예산 축소로 이어지며 마을 전체의 부를 감소시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기준 베이징 한춘허촌 주민의 1년 복지예산이 1억 위안에 육박한 반면, 이 마을 향진기업들의 순수익은 4만 6800위안으로 예산에 크게 못미쳤다.  
 
이외에도 산둥성의 부자마을 선췐좡촌이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향진기업 쟝촨(江川)실업 지분 전체를 8억 위안에 매도하는 등 중국 부자마을들이 중국 경제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차이나랩 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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