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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더덕·고사리 파는 푸드트럭…제주 송당마을 아주머니들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메밀밭에 자리한 송당상회 푸드트럭에서 마을 부녀회 소속 회원들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메밀밭에 자리한 송당상회 푸드트럭에서 마을 부녀회 소속 회원들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직접 키운 더덕과 표고버섯, 유채기름 삽써(사세요)” 27일 오전 11시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한 메밀밭에 하늘색 1t 푸드트럭 탑차(적재함에 지붕이나 뚜껑이 있는 차)가 섰다.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메밀밭에 자리한 송당상회 푸드트럭에서 마을 부녀회 소속 회원들이 직접 준비한 상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메밀밭에 자리한 송당상회 푸드트럭에서 마을 부녀회 소속 회원들이 직접 준비한 상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차량에는 ‘송당상회’라는 이름이 적혀있다. “으이쌰” 파란 두건을 쓰고 유니폼을 맞춰 입은 여성 6명이 힘을 모아 차량의 적재함을 열었다. 적재함에는 말린 고사리와 표고버섯, 더덕, 비자나무 열매, 유채꽃, 동백나무 열매 등에서 짜낸 기름 등이 실려 있었다. 모두 마을에서 직접 재배하거나 구한 상품들이었다.

마을 부녀회원들 푸드트럭으로 곳곳을 누비며 마을 특산품 판매
평균연령 56.5세 14명의 부녀자들, 건강한 노후를 만들어 주목
표고버섯·고사리·메밀·더덕·비자·동백·유채 등 직접 키워 내놔
모이는 곳이 회의장…수다속에서 신제품 개발 아이디어 번뜩

송당상회 푸드트럭에서 판매중인 지역 특산품들. 최충일 기자

송당상회 푸드트럭에서 판매중인 지역 특산품들. 최충일 기자

송당상회의 문을 열고 10여 분이 지나자 메밀꽃밭을 구경 온 관광객들이 몰려왔다.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메밀밭에 자리한 송당상회 푸드트럭에서 마을 부녀회 소속 회원들이 관광객들을 맞아 판매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메밀밭에 자리한 송당상회 푸드트럭에서 마을 부녀회 소속 회원들이 관광객들을 맞아 판매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박순예(70·여·창원시 중앙동)씨는 “어릴적 살던 동네에서 먹었던 비자나무 열매 맛이 생각나 트럭 좌판을 보자마자 비자나무 열매를 집었다”며 “제주 여행에서 뜻밖의 추억을 얻어간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메밀밭에 자리한 송당상회 푸드트럭에서 마을 부녀회 소속 회원들이 관광객들을 맞아 판매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메밀밭에 자리한 송당상회 푸드트럭에서 마을 부녀회 소속 회원들이 관광객들을 맞아 판매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푸드트럭인 송당상회는 마을주민들이 제주 곳곳을 누비며 마을 특산품을 판매하는 마을법인이다. 마을부녀회가 직접 푸드트럭을 운영한 것은 전국 첫 사례로 꼽힌다. 
 
송당마을은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중산간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마을 신당 안에 오래된 소나무가 있어 다른 마을 사람들이 ‘큰 소나무가 있는 집’이라는 뜻으로 ‘송당’이라고 부른다.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메밀밭에 자리한 송당상회 푸드트럭에서 마을 부녀회 소속 회원들이 관광객들을 맞아 판매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메밀밭에 자리한 송당상회 푸드트럭에서 마을 부녀회 소속 회원들이 관광객들을 맞아 판매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송당마을은 얼마 전까지 구좌읍의 여러 마을 중에서 한라산 정상과 가장 가깝고 오름이 많은 조용한 마을이었다. 지난해 7월 ‘마을을 알리는 소일거리를 해보자’며 송당리의 부녀회원 5명이 모여 푸드트럭을 시작한 게 현재 14명까지 늘었다. 
 
최근에는 관광객들도 찾기 시작하면서 마을에 활기가 돌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이 과정에서 해안 지역에 편중된 관광산업을 산간마을까지 확대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푸드트럭을 지원했다.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메밀밭에서 마을 부녀회 소속 송당상회 회원들이 관광객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메밀밭에서 마을 부녀회 소속 송당상회 회원들이 관광객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송당상회는 평균연령 56.5세의 지역 부녀회원들이 함께 일하는 공동체다. 회원 모두가 공동대표로 지역특산물을 직접 포장·판매하며 건강한 노후를 만들어가고 있다. 마을에서 나는 로컬푸드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송당상회 측은 ‘마을과 마을의 특산물을 알리자는 게 운영 목적’이라고 강조한다. “남는 것도 어수다(없어요). 그냥 우리가 좋아서 하는 일이우다게(일입니다)” 김순옥(63) 송당상회 회장의 말이다.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송당상회 푸드트럭이 마을회관을 떠나 관광지로 향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송당상회 푸드트럭이 마을회관을 떠나 관광지로 향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송당상회의 운영 원칙은 ‘마을 주민에게는 비싸게 구매하고 손님들에게는 싸게 팔자’다. 비싸게 사는 것은 농사의 어려움을 알기 때문이다. 구성원 14명은 전원이 농민인 만큼 마을에서 생산된 재료만을 원료로 한다. 따라서 제품의 양이 많지 않아 자연스럽게 ‘품절 마케팅’이 된다. 
 
고경순 회원(62)은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사업을 한다고 주먹구구식으로 하진 않는다. 아무리 뛰어난 개인이라도 혼자서 모든 걸 할 수는 없다”며 “총무·감사, 홍보·판매 등 회원들마다 역할을 나눠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 개발과 관련된 아이디어 회의는 언제 어디서든 열린다. 일정한 주제에 대해 자유발언이 가능한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형식의 아이디어 회의가 자연스럽게 열린다.
송당상회 회원들이 마을회관에서 비자열매를 발로 밟아 껍질을 제거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송당상회 회원들이 마을회관에서 비자열매를 발로 밟아 껍질을 제거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구성원 모두가 아주머니들이어서 수다가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양(저기요), 언니 이번에는 더덕으로 과즐(튀긴 과자) 만들어보카. 감귤이랑 당근 과즐도 인기라는디”
 
한쪽에서 운을 떼자 여기저기서 의견이 툭툭 튀어나온다. “더덕이 감귤이나 당근이랑 같나게. 비쌍(비싸서) 못한다” “겅해도 어떵 가격 맞췅 한번 해보는 것도 좋을거라” “아이고 형님들이 아이디어 내주난 막 지꺼집니다(기쁘고 즐겁습니다) 하하하” 
 
다들 수십년간 농사를 짓느라, 남편과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묵혀뒀던 아이디어와 끼를 마음껏 발산한다. 단순히 수다를 떠는 것 같지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나오는 그들만의 ‘신제품 런칭 회의’인 셈이다. 
 
실제 따로 팔던 비자·유채·동백기름을 하나로 묶어 ‘미인기름 소원보따리’로 하자는 아이디어도 ‘수다회의’에서 나왔다. 특히 비자기름은 송당리 비자나무에서 채취한 비자열매를 사용했다.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메밀밭에 자리한 송당상회 푸드트럭에서 마을 부녀회 소속 회원들이 직접 준비한 상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메밀밭에 자리한 송당상회 푸드트럭에서 마을 부녀회 소속 회원들이 직접 준비한 상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역에 있는 2만5000여 그루의 비자나무에서 자연적으로 떨어진 열매를 사용하는데 20㎏을 짜면 5㎏정도밖에 얻을 수 없는 귀한 기름이다. 음식에 넣으면 잡내를 잡아주고, 깔끔한 맛을 살려준다. 피부에 바르면 뾰루지나 피부 진정에도 기능이 있어 인기다. 
 
김순옥
회장은
"상품을 싸게 파는 이유는 우리의 이름을 걸고, 우리 지역의 이름을 걸고 판매하기 때문"이라며
"이윤을 많이 남기기보다 우리의 노력으로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으면 그것으로 우리 목표를 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메밀밭에 자리한 송당상회 푸드트럭에서 마을 부녀회 소속 회원들이 관광객들을 맞아 판매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메밀밭에 자리한 송당상회 푸드트럭에서 마을 부녀회 소속 회원들이 관광객들을 맞아 판매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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