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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올해도 쌀 초과생산분 전량 매입…쌀값 하락 차단 총력전

정부가 올해 초과 생산된 쌀을 사실상 전량 매입하기로 했다. 본격적인 수확철을 앞두고 쌀값 하락을 막겠다는 의도다.

수확기 쌀 수급안정대책 확정
공공비축미 포함 72만t 매입하기로
2010년 이후 최대 규모

벼 매입 지원 자금 3조3000억원 투입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은 없애기로
해마다 '땜질 처방 반복' 지적도

 
정부는 2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확기 쌀 수급안정 대책’을 확정했다. 핵심은 정부의 매입량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공공비축미 35만t과 추가 시장격리 물량 37만t 등 총 72만t의 쌀을 매입하기로 했다. 쌀 격리제도는 수확기에 앞서 적정 생산량과 소비량을 산정한 뒤 그 이상의 쌀이 생산되면 초과 물량을 시장에서 격리해 가격을 안정시키는 제도다. 올해 시장격리 물량 37만t은 2010년 이후 최대치다.  
 
부산 첫 벼 수확 30일 부산 강서구 죽동동 들녘에서 김경양(64)씨가 트렉터를 이용 부산지역 첫 벼베기를 있다. 김씨는 지난 4월 24일 0.6㏊(1800평) 규모인 자신의 논에 조생종인 해담벼 모내기 후 128일 만에 수확에 나섰다.송봉근 기자 (2017.8.30.송봉근)

부산 첫 벼 수확 30일 부산 강서구 죽동동 들녘에서 김경양(64)씨가 트렉터를 이용 부산지역 첫 벼베기를 있다. 김씨는 지난 4월 24일 0.6㏊(1800평) 규모인 자신의 논에 조생종인 해담벼 모내기 후 128일 만에 수확에 나섰다.송봉근 기자 (2017.8.30.송봉근)

 
올해 쌀 생산량은 지난해(420만t)보다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10월 중순 통계청이 예상치를 발표한다. 쌀 수요는 공공비축용을 포함해 390만t 정도로 예상된다. 초과분이 약 30만t 정도니 사실 전량을 매입해 시장에 풀리는 걸 막겠다는 것이다. 쌀값은 80㎏당 12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3만원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햅쌀로 교체되는 10월초 가격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풍년일수록 쌀값 걱정을 해야 하는 풍년의 역설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민간의 벼 매입에 필요한 자금 지원도 3조3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000억원 늘려 잡았다. 정부가 1조4000억원, 농협이 1조9000억원을 융자한다. 특히 농협은 농가가 희망하는 물량을 전량 매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공공비축미를 사들이면서 정부가 미리 지불하는 우선지급금은 올해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공공비축제도 도입 이후 우선지급금은 8월 산지 쌀값을 기준으로 지급해 왔으나 일부에서는 우선지급금이 수확기 쌀값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을 해왔다. 김 장관은 “이런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한 것”이라며 “다만 농가의 자금수요 등을 감안해 11월 중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가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농식품부는 수확 기간엔 밥쌀용 수입쌀이 시장에 풀리지 않도록 하고, 국내산 쌀과 수입쌀 섞어 파는 일이 없도록 특별단속도 실시하기로 했다. 8월말 기준 206만t인 정부재고량을 감축하기 위해 복지용·사료용·가공용 쌀의 공급을 확대할 계획도 내놨다. 복지용쌀은 대면신청만 가능했던 방식을 바꿔 유선이나 사회복지사를 통한 신청도 가능하도록 했다. 사료용 쌀은 올해 48만t인 공급물량을 내년 75만t 내외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국제기구를 통한 해외 식량원조 등 수요 발굴 노력도 계속한다. 한국은 올해 5월 애프터(APTERR)를 통해 750t의 쌀을 최초로 미얀마·캄보디아에 원조했다. 애프터는 한중일 과 아세안+3 간의 역내 쌀 비축기구다. 농식품부는 식량원조협약(FAC) 가입 절차가 마무리되면 연 5만t의 대규모 원조도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근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농업의 기계화와 영농기술의 발전으로 쌀 생산은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반면 식생활의 변화로 소비량은 급격히 줄었다.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매입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최대한 억제하려 하지만 매입해도 사용처가 별로 없어 계속 재고만 늘어가는 상황이다. 
 
익명을 원한 한 농업분야 연구원은 “쌀 과잉 생산과 가격 하락 문제가 해마다 심각해지는데도 매년 비슷한 대책으로 땜질처방을 하고 있다”며 “정부가 쌀 매입에 조 단위의 직불금을 지급하는 구조를 깨는 게 중요하지만 농민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쉽게 손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쌀 소비량은 빠르게 줄고 있다.[사진제공=농식품부]

최근 쌀 소비량은 빠르게 줄고 있다.[사진제공=농식품부]

실제로 쌀 직불금제도는 쌀값을 시장가격과 관계없이 억지로 떠받쳐주는 제도란 비판이 적지 않다. 이에 일본은 최근 변동직불제를 폐지하고 논에 밭작물을 심으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김영록 장관은 “내년부터는 쌀 공급과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강력한 쌀 생산조정제를 도입해 2019년까지 벼 재배면적을 10만ha(생산량 약 50만t)까지 감축할 계획”이라며 “논에 밭작물을 심는 경우에 대한 지원책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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