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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돈타령에 또 물러선 차량 안전장치 의무

김유경 산업부 기자

김유경 산업부 기자

지난 23일 오전 11시30분쯤 서울 방면 기흥IC 인근 경부고속도로. 차로를 변경하던 10t 트럭이 옆 차로 승용차의 꽁무니를 추돌하면서 승용차가 튕겨 나갔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트럭은 어째서 옆 차로의 차량을 보지 못한 걸까.
 
트럭기사는 “트럭의 오른쪽 사이드미러 아래에 있는 차는 잘 보이지 않아 사고 위험이 크다”고 털어놨다. 트럭의 차체가 높고 운전석 실내가 좌우로 길어 트럭 운전자로서는 우측 앞쪽이 사각지대다. 자동차 관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커뮤니티에도 이런 식의 사고를 당했다는 사연이 많다.
 
정부도 이런 부류의 사고를 막기 위해 대형 승합차·화물차에 전방충돌경고장치(FCWS)·차로이탈경고장치(LDWS)·비상자동제동장치(AEBS)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 차량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해 사고를 방지하는 장치다. 원래 이달 안에 20t 이상 트럭과 길이 11m 이상 버스 등 15만 대에 장착하려고 했는데 7월 관광버스의 대형 추돌사고를 계기로 그 대상을 넓히기로 했다. 당장 FCWS와 LDWS 설치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비용이 50만~100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정부가 예산 지원을 통해 2019년까지 모든 대형 차량에 이들 장비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그러나 물리적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AEBS는 얘기가 다르다. 기존에 출고된 차량에 설치하는 데 최대 2000만원이 든다. 중형 승용차 한 대 가격에 육박하는 안전장치 설치를 운수업계가 반길 리 없다. 정부는 지원금을 지급하고 톨게이트 비용을 줄여 주는 식의 당근책을 제시했지만 업계 설득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 발 물러나 정부는 새로 생산되는 차량에만 AEBS를 달기로 했다. 제조 단계에서 AEBS를 설치하면 비용이 400만원 정도로 확 떨어져서다. 하지만 기존 35만 대의 트럭은 AEBS 없이 폐차할 때까지 도로를 달리게 된다.
 
고민해 보면 대안이 없지 않다. AEBS 설치가 당장 여의치 않으면 저렴한 하방 사이드미러를 설치해 시간을 버는 것도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모빌아이 등이 만든 약식 자율주행시스템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이렇듯 기술은 생각보다 빨리 발전하니 잘 활용하면 무고한 희생을 확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사고가 나면 땜질식 처방을 내놨다 여론이 잠잠해지면 슬쩍 패를 물리는 식의 구태가 반복돼선 안 된다.
 
김유경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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