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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공수처 정치중립 중요 … 국회 과도한 개입 막을 장치 둬야

신설될 공수처 독립 보장이 최우선
검찰 개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진보 성향의 법학자인 박상기(65) 법무부 장관과 조국(52) 청와대 민정수석을 앞세워 검찰 개혁을 밀어붙이고 있다.
 

리셋 코리아 수사구조개혁분과 제안
개혁위안, 의원 입법안 곳곳 문제
의원들에게 수사요청권 준 조항
정치적 독립성 훼손시킬 수 있어
공수처장추천위 시민 참여해야
의회에만 맡겨두면 정파성 우려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는 지난 1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권고안을 발표했다. 법무부 외청으로 행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는 검찰과 달리 공수처를 독립된 수사기관으로 고안했다. 수사 대상은 대통령을 포함한 전·현직 고위 공직자와 그 가족, 판사·검사·경찰공무원(경무관급 이상) 등이다. 과거 검찰이 다루던 권력형 비리 사건을 신설 공수처에 전담시키겠다는 것이다. 검찰이 독점한 ▶영장청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도 공수처에 동등하게 부여하자고 했다.
 
이와 별도로 국회엔 공수처 법안 3개가 의원들의 발의로 계류돼 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은 86명, 노회찬 정의당 의원 안은 11명, 양승조 민주당 의원 안은 10명이 공동 발의했다. 자유한국당은 당론으로 공수처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법무·검찰개혁위가 발표한 공수처 권고안이 정부 안으로 채택되면 국회에선 이 법안들을 한 테이블에 놓고 합의안을 도출하게 된다. 공수처의 규모와 운영 방식 등 세부 사항들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공수처가 제2의 검찰 돼선 안 돼”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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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JTBC의 국가 개혁 프로젝트 ‘리셋 코리아’ 수사구조개혁분과는 “공수처 신설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검찰 힘빼기’가 검찰 개혁의 전부여선 안 된다. 검찰 개혁은 국민이 국가에 위임한 수사권 전반을 합리적으로 재편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안전할 권리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승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러 가지 검찰 개혁 방안 중 공수처 설치가 현재로선 가장 진도가 빠르고 실현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한다. 공수처를 먼저 운영하며 성과를 측정해 보면 검찰 개혁의 다른 논의에도 물꼬가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수처 설치 찬성 비율은 70% 안팎을 기록했다.
 
그러나 분과 위원들은 “공수처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수처가 독립수사기구라고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대통령과 국회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장치를 더 정교하게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안에 따르면 공수처에 특별 검사를 50명이나 두게 돼 있는데 이 같은 옥상옥 조직은 이전 중수부를 되살려 또 다른 검찰기구를 만들려는 시도인 만큼 검찰 개혁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홍석 변호사도 “공수처가 제2의 검찰, 옥상옥 구조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공수처장추천위원회에 시민이 참여해야”
 
수사구조개혁분과 위원들은 정부와 정치권이 바람직한 공수처를 위해 두 가지 선결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첫째는 공수처장추천위원회에 시민·학계 등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안이다. 개혁위 권고안은 처장추천위(7명)를 국회에 두고 위원 4명을 국회 추천으로 선임하도록 규정했다. 나머지 3명은 당연직으로, 행정부(법무부 장관)·사법부(법원행정처장)·법조계(대한변호사협회장)를 고루 섞었다. 박범계 의원의 공수처 법안과 동일하다.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에서는 “행정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고려하고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국회에 권한을 주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9명),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10명)와 비교해 규모도 작고 다양성·대표성·중립성을 보장하는데도 미흡하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 구성에 관한 규칙은 ‘학식과 덕망이 있고 각계 전문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서 변호사 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사람 3명(1명 이상은 여성)’을 위원으로 두도록 규정했다. 대법관후보추천위도 동일한 조항이 있다.
 
정승환 교수는 “당연직을 제외한 4인의 위원을 국회에 맡기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때처럼 당리당략에 따른 정파성이 처장 추천에 짙게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욱 변호사는 “총선 결과에 따라 국회의 정치 지형이 바뀌면 공수처(장)의 운영 방침과 운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리셋 분과위원

리셋 분과위원

“의원 요구로 수사 착수하는 조항 삭제해야”
 
둘째는 공수처의 수사 착수를 ‘일정 수의 국회의원이 연서(連署)’로 가능케 한 규정을 삭제하자는 안이다. 분과 위원들 다수는 이를 ‘독소 조항’으로 판단했다. 법무·검찰개혁위의 권고안에 이 조항은 담기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많은 의원이 참여한 박범계 의원 안은 ‘국회 재적의원 10분의 1(30명) 이상이 연서로 수사 요청을 할 때 즉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강석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사법개혁연구실장은 "국회의 수사요청에 따라 수사한 경우 그 책임 역시 국회가 지게 될 것이므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공수처의 독립성을 지켜주고자 한다면 수사개시 판단은 공수처에 맡기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치 공세로 드러나면 국민이 그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으면 된다. 경우에 따라선 무고죄 적용도 가능할 수 있으니 상관없다”는 의견을 냈다. 곽대경 교수는 “연서에 의한 수사 착수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해 보인다”며 “객관적 근거와 판단자료가 충분히 검토된 뒤 신중하게 다뤄야 할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윤호진 기자·권예솔 인턴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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