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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더미에 방치됐던 아이들, 여전히 "엄마와 함께 있고 싶다"

청소 전 화장실의 모습. [사진 주민센터]

청소 전 화장실의 모습. [사진 주민센터]

쓰레기로 가득 찬 집에서 9살, 8살 연년생 남매를 두고 종적을 감췄던 친모가 경찰에 발견됐다. 아이들은 여전히 엄마와 함께 있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찰에 신고된 이후 종적을 감췄던 A씨가 27일 오후 집 주변을 서성이던 중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A씨는 집을 나가 지인 집 등을 전전하다 되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에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진술했다.  
 
A씨는 지난해부터 수원시의 한 3층짜리 임대주택에 살면서 수개월간 쓰레기를 치우지 않아 자녀인 남매를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남매가 치과 및 안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등 방임한 혐의도 받는다. 신체적 학대 정황은 나타나지 않았다.  
 
과거 이혼한 A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자녀들을 홀로 키워왔다. 그러다 약 5개월 전부터 술을 가까이하면서 자제력을 잃어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술병으로 가득한 안방. [사진 주민센터]

술병으로 가득한 안방. [사진 주민센터]

이런 상황은 지난 12일 A씨가 집을 비운 사이 학교에 갔다가 돌아온 남매가 집 문을 열 수 없어 할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외할아버지는 그간 딸이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 사정을 모르다가 이때 집 안을 처음 본 것으로 전해졌다.  
 
쓰레기가 가득 찬 집 안을 본 그는 주민센터와 경찰 등에 신고하고, A씨에게 연락해 자신이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거환경개선 나선 봉사자들. [사진 주민센터]

거환경개선 나선 봉사자들. [사진 주민센터]

외할아버지로부터 이런 사실을 듣게 된 주민센터는 지난 20일 집 안을 청소했다. 방 2칸, 거실, 화장실로 이뤄진 18명 남짓한 집 안에는 술병부터 컵라면 용기까지 온갖 쓰레기가 뒹굴었으며 악취가 진동하는 상태로, 청소 후 집 안에서 나온 쓰레기의 양은 5t에 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매가 A씨에 대한 애정이 깊고, 함께 있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며 "정확한 진단이 내려져야 알 수 있겠으나 A씨는 술을 가까이하게 되면서 우울증을 앓는 사람처럼 생활한 것으로 보인다. A씨에게 병원 치료를 권유했으며, 지원 기관을 안내하는 등 조사보다는 치료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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