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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수근 위장간첩 사건' 등 과거 시국사건 직권 재심 청구

대검찰청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벌어진 인권침해 사건 7건에 대해 피해자를 대신해 검사의 직권으로 법원에 재심을 청구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은 이에 앞서 지난 18일 태영호 납북사건 등 과거 인권침해 사건 6건 18명에 대해서도 재심을 청구했다.
 
이날 재심 청구하기로 한 사건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재심을 권고한 73건 중 아직 재심이 완료되지 않은 것들이다. 
 
1972년 조총련 관계자와 만나고 반공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작성했다는 등의 이유로 징역형이 선고됐던 문인 간첩단 사건의 경우 공범 3명은 2011년 12월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았지만 임모씨는 아직 재심을 청구하지 않았다. 같은 해 헌법개정안 반대 집회를 열어 게엄법 위반으로 군법회의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여모씨도 재심을 받게 됐다.
 
1969년 5월 10일 사형선고를 받는 이수근씨(맨 오른쪽). 두 달 만에 사형이 집행된 이씨는 48년 만에 검찰의 직권 재심 청구로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중앙포토]

1969년 5월 10일 사형선고를 받는 이수근씨(맨 오른쪽). 두 달 만에 사형이 집행된 이씨는 48년 만에 검찰의 직권 재심 청구로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중앙포토]

또 1967년 위장 간첩으로 지목돼 사형 선고를 받은 지 두 달 만에 형이 집행된 고(故) 이수근씨도 이번에 검찰의 직권 재심으로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북한 언론인이었던이씨는 판문점을 통해 귀순했다가 중앙정보부의 삼엄한 감시를 견디지 못해 외국으로 탈출하려다 붙잡혀 위장간첩으로 지목됐다. 과거사정리위는 중앙정보부가 사건을 조작한 것으로 결론 내렸고, 법원도 40년이 지난 2008년에서야 재심을 통해 이씨를 제외한 공범 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960년대 구로수출산업공업단지(구로공단)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구로동 일대 30만 평의 땅을 강제수용당한 ‘구로농지 강탈사건’ 피해자들도 재심을 받게 됐다. 당시 서류상 군용지를 소유했던 농민들은 정부의 강제수용에 맞서 소유권 확인 소송을 벌인 끝에 1967년에 승소했지만 검찰은 이들이 허위 서류를 법원에 제출했다며 소송 사기 혐의로 기소해 20여 명이 징역형을 선고받고 땅을 빼앗겼다.
구로공단의 1960년대 모습. [중앙포토]

구로공단의 1960년대 모습. [중앙포토]

 
피해자 23명은 2012년에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 받았고, 나머지 피해자 박모씨가 이번에 재심을 받는다. 이 사건은 피해자와 후손들이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1, 2심을 이기고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검찰의 이번 직권 재심 청구 결정으로 과거사위원회가 권고했던 재심 대상 사건의 재심이 모두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스스로 재심을 청구하는 만큼 법원이 무죄를 선고하면 검사가 항고를 포기하는 식으로 재판이 단심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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