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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공지능은 구글·MS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중국 1위 스마트폰 기업 화웨이(华为)가 다음달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칩셋 '기린 970'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한다고 한다. CPU보다 처리 능력이 25배 뛰어난 신경망 연산 전용 프로세서 NPU를 적용한 이 AI 칩셋은 유저의 행동 패턴과 관심도를 더 개인화시켜 실시간 번역, 음성 명령을 할 때 정확한 언어 인식과 증강현실(AR) 등이 가능하다. AI폰에 대한 화웨이의 자신감은 최근 트위터에 올린 움짤(움직이는 이미지)에서 더욱 확실하게 드러난다. 화웨이가 올린 '갉아먹힌 사과'는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X의 핵심 기능인 얼굴 인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조롱하는 한편 화웨이의 '진짜 AI폰'이 온다고 시사하고 있다.
화웨이가 내달 세계 최초로 AI 칩셋을 탑재한 스마트폰 메이트10을 내놓는다. 최근 트위터에는 '갉아먹힌 사과' 움짤을 올려 애플의 아이폰X를 조롱하기도 했다. [사진 화웨이모바일 트위터 캡쳐]

화웨이가 내달 세계 최초로 AI 칩셋을 탑재한 스마트폰 메이트10을 내놓는다. 최근 트위터에는 '갉아먹힌 사과' 움짤을 올려 애플의 아이폰X를 조롱하기도 했다. [사진 화웨이모바일 트위터 캡쳐]

 
어디 스마트폰 업계 뿐이랴. 중국 방산 업계에서도 AI 바람이 거세다. 최근 중국 군사 전문가들은 향후 5년내 AI 탑재 드론을 위성으로 원격 조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더불어 5세대 스텔스 전투기 J-20과 J-31이 미사일이 탑재된 대형 드론을 원격 조종하거나 소규모 드론 편대를 이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개 '인공지능' 하면 우리는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를, 알파고를 탄생시킨 구글(딥마인드)을, 종국에는 구글의 본사가 있는 미국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현재 미국이 인공지능 분야의 선두 주자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투자 유치액만 봐도 명백히 드러난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미국 인공지능 기업이 투자 받은 액수는 179억달러(약 20조 2216억원)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이 유치한 액수는 26억달러(약 2조 9372억원)였다(그래도 세계 2위 수준이다).  
 
하지만 수많은 AI 업계 전문가들은 이 격차가 앞으로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이 정말 미국을 꺾고 글로벌 AI 리더가 될 수 있을까?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알짜배기 먹거리 AI 산업이 미중 패권 경쟁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만큼 차이나랩이 중국의 인공지능 산업 현황을 짚어봤다.
최근 구글이 AI 분야 중국인 연구원 채용 공고를 내는 등 AI 인재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최근 구글이 AI 분야 중국인 연구원 채용 공고를 내는 등 AI 인재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인공지능 2030'... 중국 정부가 팍팍 민다
기업별 인공지능 연구 현황은?
결론부터 말해 중국의 AI 발전 양상은 생각보다 빠르고 거침 없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15년 인공지능 관련 학술지의 40% 이상에 중국인 연구원 한 명 이상이 포함됐으며, 중국의 인공지능 관련 특허 출원 수는 2010~2014년 사이에 186% 증가했다. 특허 출원 건수로만 따지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작년 10월 기준으로 중국이 AI 분야에서 보유하고 있는 특허 수는 1만 6000개 이상이다.
 
또 딥러닝 기술의 척도인 영상인식 국제대회 ILSVRC(ImageNet Large Scale Visual Recognition Challenge)에서 최근 2년 간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도 중국 팀이었다. 참고로 ILSVRC 역대 우승팀은 구글(2014년), 마이크로소프트(2015년)였다(올해 대회에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도 중국 팀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최근 들어, 특히 지난 2년간 중국이 AI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이유가 뭘까. 일단 중국 정부 차원에서 인공지능 산업을 강하게 밀고 있는 것이 한 몫하고 있다. '인공지능 2030',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인터넷+ 인공지능 3개년 계획', '차세대 인공지능 개발 계획' 같은 정책이 그 예다. 지난 3월에는 양회 정부업무보고에 AI가 최초로 등장하는가 하면, 7월에는 AI 발전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국가급 전략으로 격상시키며 AI 산업을 향후 10년간 중국 경제를 이끌 핵심 엔진으로 지목했다. 국무원은 초, 중, 고등학교 교육 과정에서 인공지능 과목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더불어 각 지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에 각종 우대 정책과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선양(沈阳)의 경우 로봇 개발에 초점을 맞춘 200억위안(약 3조 4282억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만들었다.
2017 바이두 AI 개발자 총회. 대형 스크린에서는 리옌훙 바이두 회장이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차를 운전하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사진 auto.sohu.com]

2017 바이두 AI 개발자 총회. 대형 스크린에서는 리옌훙 바이두 회장이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차를 운전하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사진 auto.sohu.com]

정부의 우대 정책에 힘입어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주요 ICT 기업은 물론 Megvii(北京旷视科技), iCarbonX(碳云智能), Mobvoi(羽扇智), SenseTime(商汤科技) 같은 스타트업과 디디추싱, 샤오미 같은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AI 기술을 연구·투자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 있는 AI 관련 기업은 700곳을 웃돈다.
 
이중 '중국의 구글' 바이두의 경우 인간보다 더 높은 음성 인식 정확도를 자랑하는 최첨단 신경망 기반 기계 번역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자율주행 솔루션인 프로젝트 아폴로(Project Apollo)용 오픈 소스 플랫폼을 출시했다. 지난 2년간 바이두가 AI 분야에 투자한 액수만 200억위안(약 3조 4282억원)에 육박한다. '인재 모시기'에도 거침이 없다. 기계학습 분야 인재를 위한 연봉(인센티브 포함) 수준(22만달러)이 페이스북(27만 3000달러), 마이크로소프트(24만 4000달러)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현재 바이두에서 근무 중인 AI 개발 엔지니어는 2000명을 웃돈다고 한다.  
 
텐센트는 '콘텐츠 AI', '소셜 AI', '게임 AI'에 초점을 맞춰 50명의 세계 정상급 과학자, 연구원, 전문가를 초빙해 자체 인공지능 연구실(Tencent AI Lab)을 설립했다. 이곳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Fine Art(绝艺, 줴이)는 올해 초 일본 프로 바둑 기사 이치리키 료 7단을 물리치는가 하면 세계 인공지능 바둑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Megvii의 얼굴 감정 인식 기술. [사진 Megvii Face++ 캡쳐]

Megvii의 얼굴 감정 인식 기술. [사진 Megvii Face++ 캡쳐]

2017년 MIT 테크놀러지 리뷰에서 선정한 가장 똑똑한 기업 상위 50위 중 11위를 차지한 Megvii는 컴퓨터 시각 장치에 특화된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의 안면 인식 제품 Face++는 지금까지 1억개 이상의 얼굴을 인식하고 구별해왔다.  
 
중국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음성, 자연어 처리 분야 글로벌 리더인 iFlytek(科大讯飞)의 경우 시가총액이 120억달러(약 13조 5792억원) 가량에 달한다. iFlytek의 음성 인식 기술은 중국 각 지역의 방언까지도 구별해낼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중국이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데 있어 압도적으로 유리한 부분은 방대한 인구다. 인터넷 이용자(7억명 이상)와 스마트폰 유저가 많아 중국 연구원들은 중국인들의 행동 패턴, 빅데이터를 활용, 다른 나라의 연구원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대규모 연구와 실험을 수행할 수 있다.  
지금 같은 추세로 봤을 때 중국은 글로벌 AI 리더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중국이 진정으로 구글과 MS를 뛰어넘으려면 정부와 업계 관계자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
중국과 서방 국가는 인공지능에 접근하는 태도가 다르다. 서방 국가의 경우 인공지능 기술의 뿌리가 되는 과학과 인프라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기존에 있는 기술을 새롭게 적용하는 방식을 연구하는 경향이 짙다.
중국이 진정으로 글로벌 인공지능 리더로 거듭나려면 기술을 뒷받침하는 과학 연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가 연구 지원비, 연구 제안서 평가 방식, 연구 프로젝트의 영향 평가 기준을 다시 뿌리부터 싹 다 바꿀지는 미지수긴 하지만 말이다. [사진 셔터스톡]

중국이 진정으로 글로벌 인공지능 리더로 거듭나려면 기술을 뒷받침하는 과학 연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가 연구 지원비, 연구 제안서 평가 방식, 연구 프로젝트의 영향 평가 기준을 다시 뿌리부터 싹 다 바꿀지는 미지수긴 하지만 말이다. [사진 셔터스톡]

왜 그럴까? 이는 가시적인 연구 결과에만 보상을 하는 중국 정부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AI는 기초 과학을 연구하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리고 큰 리스크를 동반하는 분야다. 중국이 앞으로도 이런 방식(기술 적용 위주)을 고수해 AI를 연구해나간다면 현지 기업의 기술 거품(technology bubble)만 키우는 꼴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거품은 언젠가는 꺼지고 만다.
 
따라서 중국이 진정으로 글로벌 인공지능 리더로 거듭나려면 기술을 뒷받침하는 과학 연구에 초점을 맞추는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가 연구 지원비, 연구 제안서 평가 방식, 연구 프로젝트의 영향 평가 기준을 다시 뿌리부터 싹 다 바꿀지는 미지수긴 하지만 말이다.  
 
더불어 지정학 이슈로 인해 해외 기술 및 노하우에 대한 접근이 방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중국의 AI 발전을 저해하는 잠재 리스크다.  
 
실제로 펜타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6년 동안 중국인들은 미국 AI 스타트업에 7억달러(약 7918억원)가 넘는 돈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방부는 이를 국가 안보의 잠재 위협으로 판단, 중국 기업의 자국 AI 투자 금지를 원하고 있다. 더불어 해외의 유명 연구원들은 그들의 연구를 중국이 '권위주의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판단하면 중국의 기업, 학계와의 협력을 전면 거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차이나랩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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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