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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외교부 특수활동비는 청와대 쌈짓돈? 기관 간 전용, 공문서 드러나

청와대가 외교부의 특수활동비 일부를 집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재정부와 감사원의 지적에 외교부가 공문으로 답변하는 과정에서다.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처가 내년 예산안에서 자체 특수활동비를 감축한다고 밝혔지만 정부 부처를 통해 벌충할 수 있는 통로는 살려뒀다.
[중앙포토]

[중앙포토]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국회 부의장(국민의당)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외교부 공문을 공개했다. 지난 6월 외교부가 기획재정부에 보낸 공문에는 “정상외교 관련 특수활동비는 외교부 예산에 편성되어 있으나, 실제 집행은 대통령 비서실 및 경호실에서 하고 있으며, 외교부는 행정적인 관리 및 조정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집행부서인 대통령 비서실 및 경호실에 (지침에 따라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 안내 및 독려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있었다. 기재부가 특수활동비 집행실태를 점검하던 때 ‘개선방안’이라며 답변한 내용이었다. 외교부가 편성한 특수활동비 일부를 사실상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실에서 쓰고 있는 관행을 공문을 통해 인정한 것이다. 

 
외교부는 한 달 뒤 감사원의 실태 조사 때에는 공문을 통해 “정상외교 행사의 특수활동비는 그 성격상 외교안보 분야의 기밀성이 요구되는 사항을 포함하고 있어,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고,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소지가 있어 별도의 집행지침 또는 집행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2013~2017년 5년간 외교부의 특수활동비 예산은 51억4000만원으로, 이중 정상외교 등에 집행된 금액은 39억5800만원(77%)에 달한다. 한 해 10억원 꼴인데, 내년 예산안에는 7억1300만원이 편성됐다.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의 특수활동비 절감 지시에 따른 조치다. 19개 기관(국가정보원 제외)의 특수활동비 예산이 17.9%(718억원) 감축됐는데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처의 감축률은 각각 22.7%, 20.5%였다. 하지만 청와대가 다른 기관의 특수활동비를 ‘쌈짓돈’처럼 가져다 쓰는 통로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국정원도 타 부처의 특수활동비에 관여했다. 통일부는 특수활동비 개선 방안을 제출해달라는 박 의원실의 요청에 “특수활동비는 전액 국정원 정보예산으로, 기재부로부터 특수활동비 집행 현황 및 사용지침 등에 관한 자료제출을 요청받은 바 없다”고 답변했다. 기관 간 전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답변인데다 자체 지침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였다. 통일부는 내년 예산안에 특수활동비로 21억4400만원을 편성했다. 논란이 일자 통일부 관계자는 “통일부의 특수활동비 전액은 국정원에서 심의·편성 절차를 진행하는 정보예산이라는 의미로, 집행은 통일부가 한다”고 해명했다.  
 
박주선 부의장은 “‘예산안 집행지침’에 따르면 특수활동비는 ‘예외적 편성 원칙’에 따라야 하고, 다른 비목으로 집행이 가능한 경비는 특수활동비로 집행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며 “자체 지침이나 집행계획조차 세우지 못하는 특수활동비라면 외교부가 아니라 청와대 예산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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