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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판 ‘피사의사탑’ 경찰 수사 착수…검은 커넥션 드러나나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있는 D 오피스텔을 뒷편에서 바라본 모습. 오른쪽으로 45cm 기울어져 있어 육얀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은지 기자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있는 D 오피스텔을 뒷편에서 바라본 모습. 오른쪽으로 45cm 기울어져 있어 육얀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은지 기자

부산판 피사의 사탑인 D오피스텔 뿐 아니라 주변 건축물 3곳이 기울어진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사하구청이 건축주와 시공사를 고발해 경찰 수사가 진행되지만, 경찰은 감리사를 포함한 건축사, 허가권을 가진 사하구청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7일 부산 사하경찰서 지능팀 관계자는 “지난 26일 사하구청이 고발한 내용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하다 또 다른 위법 사항이 포착되면 수사 범위를 확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번 주 내로 피고발인을 불러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물 건축시 건축주가 착공 신고를 해당 구청에 하면 구청은 건축사협회에 요청해 감리자를 지정하게 된다. 감리사는 공사 전반을 감독하고, 공사가 완공되면 건축사협회는 제3의 건축사를 지정해 사용승인을 결정하도록 한다. 사용승인 보고서에 문제가 없으면 해당 구청이 최종 건축허가를 내주는 과정을 거친다. 사하경찰서 지능팀 관계자는 “수사를 벌이다 건축주와 건축사협회, 감리사와 사하구청 간에 검은 거래가 있었다는 단서가 포착되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하구청은 이번 기울어짐 현상을 초래한 D오피스텔 바로 옆 신축공사 건축주와 시공사를 고발한 상태다. 건축주는 착공 신고일 전에 공사를 진행한 혐의를, 시공사는 지하수 차단 등 안전관리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D오피스텔은 감리사가 공사 당시 작성한 확인서를 사하구청에 제출하면 이를 검토한 뒤 추가 고발한다는 게 사하구청의 입장이다.  
 
사하구청 관계자는 “D오피스텔은 지난해 11월 기울어짐 현상이 포착돼 엘리베이터 보강공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라며 “감리사가 이런 내용을 확인서에 기재하지 않았거나 알면서도 공사를 진행했다면 건축법 위반으로 고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있는 D 오피스텔 뒤편에 있는 M빌라로 지반이 내려앉아 건물이 뒤편으로 기울어져 있다. 이은지 기자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있는 D 오피스텔 뒤편에 있는 M빌라로 지반이 내려앉아 건물이 뒤편으로 기울어져 있다. 이은지 기자

 
사하구 하단동 주민들은 건물 기울어짐 현상을 알면서도 사용허가를 내준 사하구청부터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D오피스텔 인근에 있는 4층짜리 건물에 거주하는 김복수(64) 씨는 “지난해 7월 우리 건물 바로 옆에 10층짜리 건물이 들어서면서 지하 1층에 물이 새고, 벽에 금이 가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지난해부터 5~10층짜리 오피스텔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되면서 지반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사하구청에 몇몇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사하구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구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국회의원(부산 사하갑)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D오피스텔은 지난해 11월 건물 기울어짐 현상으로 엘리베이터 보강공사를 했는데도 사하구청은 지난 2월 건축허가를 내줬다”며 “하단동은 매립지인데 이에 맞는 건축허가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사하구청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사하구청은 현행 건축법상 D오피스텔의 문제를 사전에 알 수 없었고, 건물 기울어짐 민원은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사하구청 관계자는 “건축법에 따라 공사 감독은 감리사가 하고, 사용승인 결정은 제3의 건축사가 한다”며 “구청이 최종 허가를 내주지만 건축주가 불법사항을 구청에 보고하지 않으면 내용을 파악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있는 D 오피스텔과 20m 떨어진 건물로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것이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이은지 기자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있는 D 오피스텔과 20m 떨어진 건물로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것이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이은지 기자

 
사하구청은 D오피스텔의 복원공사가 오는 10월 중 마무리되면 안전진단 후 문제가 없으면 재사용 승인을 할 방침이지만 지역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하단동에 사는 이모(67) 씨는 “보강공사를 한다 하더라도 불안해서 누가 들어가서 살겠냐”며 “하단동 일대에 있는 건물에 대해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지반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현재 D오피스텔은 안전진단 결과 건물 기울기가 1/31로 재난위험시설 최하등급인 E등급 기울기 1/150보다 5배 더 기운 상태다. D오피스텔에서 약 50m 떨어져 있는 M빌라는 지반이 내려앉아 뒤편으로 기울었다. M빌라와 같은 골목에 있는 D빌라와 J빌라는 각각 오른 편과 왼편으로 기울어져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한 상태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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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