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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정치 이념 무대에서 춤추는 고용부 인사

김기찬 논설위원· 고용노동선임기자

김기찬 논설위원· 고용노동선임기자

“고용노동부 공무원들이 자발적이지 않고, 어떤 일에 나서지 않고, 또 옆 직원들하고 서로 소통하지 않는, 한마디로 정리하면 무겁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을 안 한다는 얘기다. 눈치만 본다는 뉘앙스가 감지된다. 시쳇말로 고용부 공무원 자체가 적폐라는 뜻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정도로 가혹한 평가다. 한데 이런 평가를 한 사람이 김영주 고용부 장관이다. 취임 42일 만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공개적으로 했다. 역대 어느 장관도 고용부 공무원을 이렇게 혹평한 적은 없었다.
 
김 장관 취임 이후부터 이런 분위기는 감지됐다. 자신의 의원실 비서관을 임명절차도 거치지 않고 취임과 동시에 정책보좌관으로 선임해 운용했다. 보좌관이 정책을 수정하고 지휘한다는 말이 고용부 내에서 불만이 덧칠돼 터져 나왔다. “고용부 공무원을 못 믿는 것 아닌가”라는 말까지 나왔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이어 실장급(1급) 공무원 2명을 18일자로 소리·소문 없이 내보냈다. 일주일 뒤엔 저성과자 해고 절차 등을 담은 지침과 취업규칙 변경요건을 완화한 지침을 폐기하면서(25일) 국장급 이상 인사를 단행했다. 핵심 부서장이 산하 기관이나 지방으로 물러났다. 추가로 지방행 통보가 예정된 고위급도 있다고 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본부에서 나가거나 좌천된 사람은 노사정 대타협 등 노동개혁에 힘을 쏟은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고위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열심히 일하면 승진하는, 승진루트가 있는 법인데 이번에 완전히 무너졌다. 줄 잘 서거나 시키는 대로 일하는 시스템으로 개조된 것 같다”고. 물론 “좀 있으면 제자리를 찾지 않겠느냐”는 낙관론을 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블라인드 채용과 같은 능력 우선주의를 전파하는 고용부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게 어째 불안하다. 지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업무 능력보다는 마음에 안 드는 인사를 내쫓거나 좌천시킨 데 따른 폐해를 잘 알기 때문이다.
 
그 폐해의 조짐이 조금씩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정부의 고용정책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통해 흘러나왔다. 최저임금 후폭풍 대책, 근로시간 단축 방안, 통상임금 처리 방향 따위다. 주무부처인 고용부에선 별다른 정책을 못 내놨다. 파리바게뜨나 기아차 식당업체의 근로자 문제 등 민원처리형 업무만 쏟아냈다. 마치 과장된 무대장치를 보는 것 같다. 인사도 정책도 정치이념의 무질서한 무대 불빛에 혼란을 겪는 것 같아 안타깝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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