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분수대] 심증만으로 돌을 던질 수는 없다

안혜리 라이프스타일 데스크

안혜리 라이프스타일 데스크

가수 김광석씨 부녀의 사망을 둘러싸고 지금 한창 벌어지고 있는 여론재판에서 김씨의 부인 서해순씨는 이미 남편과 딸 살해범이라는 판결을 받고 돌팔매질당하고 있다. 해명하겠다고 자청한 25일 밤 뉴스 인터뷰 이후 여론은 더 나빠졌다. 처음부터 돌 던질 준비가 돼 있던 사람에다 인터뷰를 보고 나니 의심이 가더라는 사람까지 더해졌으니 말이다.
 
인터뷰를 통해 그를 범죄자로 단정할 대단한 팩트가 새로 나와서가 아니다. 유죄 판결을 내린 사람들의 판단 근거는 오히려 객관적인 사실과 무관하게 그저 그렇게 ‘보인다’는 주관적 의심일 뿐이다. 몇몇 단어 선택이나 말투, 모호한 기억 등을 보니 소시오패스이거나 부도덕한 거짓말쟁이로 ‘보인다’며 그의 범죄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때론 직접적 언어보다 몸짓 같은 비언어적 요소가 더 많은 정보를 알려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보인다’고 해서 살인자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데도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확신에 찬 판단을 내린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정의 오류, 다시 말해 일종의 확증편향 탓도 있다. 애초에 남편 살해범으로 지목당한 인물이다 보니 그런 심증을 강화하는 정보만 더 우선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그런 경향에는 질문의 주관성도 일부 작용한다. “편견과 선입견 없이 오직 궁금한 것만 묻겠다”던 인터뷰 전 앵커 멘트가 굳이 없었더라도 사람들은 앵커의 질문이 중립적이라고 생각하고 묻는 내용은 전부 진실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인터뷰의 속성상 이미 질문 속에 시청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심증을 강화할 편견이 깔려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미 연방수사국(FBI) 관찰훈련을 진행해 온 에이미 허먼은 『우아한 관찰주의자』에서 “초기부터 가정할수록 이후의 관찰 내용이 더 많이 왜곡된다”고 했다. 섣부른 가정과 객관성을 결여한 심증이 자기 눈으로 직접 보는 것조차 뒤틀리게 만든다는 얘기다. 하물며 이미 결론을 내린 채 진행되는 대화 몇 마디는 어떨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정말 서씨가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만약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라도 경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가리면 될 일이지 온 국민이 지레 인격살인을 할 권리는 없지 않을까.
 
안혜리 라이프스타일 데스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