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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의 승인 없이 군사작전 할까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CSIS 주최 포럼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과 토론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CSIS 주최 포럼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과 토론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선전포고를 한 적이 없다.”
 
백악관이 25일(현지시간) 내놓은 이용호 북한 외무상의 ‘선전포고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용호의) 그런 제기(suggestion)는 말도 안 된다”며 “국제해역에서 다른 나라 항공기를 격추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미국은 그 지역을 계속 지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엔총회에 참석했던 이용호의 “미국이 선전포고를 했다. 미 전폭기를 격추할 권리가 있다”는 발언에 대한 반응이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껏 달아올랐던 북·미 간 긴장 국면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회 기간 중 양측은 ‘완전히 파괴’ ‘선전포고’ 등 극단적인 표현을 동원하면서 비난전을 펼쳤다. 미군은 B-1B 전략폭격기를 북방한계선(NLL) 너머로 보내 군사작전을 펼치는 등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도 불사했다. 자칫 미 군사훈련이 빌미가 돼 북·미 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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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안팎에선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실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용호 발언 4시간 만에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미 전쟁학연구소(ISW)가 개최한 포럼에서다. 그는 “북한과의 전쟁을 피하길 바라지만 그 가능성을 무시할 순 없다”며 “북한이 핵을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보유하는 걸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위협을 ‘완전히 해결할(gamed out)’ 4~5가지 시나리오를 찾고 있다. 일부는 다른 해결책보다 더 험악하다(uglier)”고 경고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이 구체적인 시나리오 숫자를 제시하며 ‘전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에 핵 포기를 재차 촉구했다. “북한은 미국과 협상하려면 핵시설 사찰을 수용하고 핵무기 포기를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동결’만으로는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한 것이다.
 
CNN은 복수의 미 국방부 관료를 인용해 “다음달 말 핵 항모인 로널드 레이건함을 한반도 인근 해상에 투입해 한국군과 합동훈련을 벌인다”고 전했다. CNN은 “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예정된 훈련으로 최근 북한 도발과는 무관하다”면서도 이용호의 ‘선전포고’ 운운으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란 점에 주목했다.
 
국무부 대북특사를 지낸 로버트 갈루치는 한반도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분석했다. 그는 25일 열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심포지엄에서 “내가 오해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난 몇 시간 안에 우리(미국과 북한)가 군사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괌 주변에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떨어지거나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혹은 우리가 ICBM이라 판단하는 미사일을 고각이 아닌 정상각으로 발사한다면, 미사일이 미 전투기나 다른 항공기에 근접하는 일이 있다면 미 국방부 장관이 ‘게임 시작!’이라 말하는 게 결코 이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언제든지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특히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이 한국 승인 없이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게 확언했다’는 투의 말을 했는데 그럴(한국의 승인을 얻을) 시간이 없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북한서 웜비어 고문 당해”=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과 관련해 26일 트위터로 “북한이 오토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문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가 웜비어 사건과 관련해 고문 사실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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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