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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내 쿠르드족 압도적 독립 찬성 … 날 세우는 주변국

25일 시리아 동북부 카미실리에서 쿠르드족 여성들이 쿠르디스탄 독립 투표를 지지하기 위해 쿠르디스탄 국기를 흔들고 있다. [카미실리 AFP=연합뉴스]

25일 시리아 동북부 카미실리에서 쿠르드족 여성들이 쿠르디스탄 독립 투표를 지지하기 위해 쿠르디스탄 국기를 흔들고 있다. [카미실리 AF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이라크 쿠르디스탄 자치정부(KRG)의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 개표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그 결과가 찬성으로 가시화되면서 터키 등 인접국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72.16%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주민투표의 초반 개표 작업에서 93%가 넘는 찬성표가 나오면서 독립 찬성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최종 개표 결과는 26일 오후(한국시간 27일 새벽)쯤 나올 예정이다.
 
쿠르드족은 약 3000만 명으로 중동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음에도 국가를 수립하지 못한 ‘비운의 민족’이다. 주로 이라크 북부 일대 산악지역에 터전을 잡고 있는 쿠르드족은 100년 전 영국과 프랑스 간 사이크스-피코 협정으로 중동 지역이 이란, 이라크, 시리아, 터키 등 4개국으로 인위적으로 갈라지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이후 쿠르드족은 각국 중앙정부의 탄압을 받으면서 나라 없는 설움을 겪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특히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은 이란을 도왔다는 이유로 1987∼89년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이 저지른 화학 무기 공격에 10만 명이 학살 당하는 ‘인종 청소’를 겪기도 했다. 이런 쿠르드족의 독립 추진을 국제 사회와 인접국들은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쿠르드족이 독립국가를 세울 경우 주변 정세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스티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KRG의 주민투표가 지역 안정을 해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라크 중앙정부와 터키, 이란 등 KRG의 독립에 직접 영향을 받는 인접국들은 군사적 대응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KRG를 압박하고 있다. 이란은 24일 쿠르드 자치지역과 가까운 서북쪽 국경지대에서 포사격과 장갑차, 공수부대가 참가한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6일 TV 연설에서 “우리가 제재를 시작하면 KRG는 속수무책일 것”이라며 “송유관을 차단하면 모든 게 끝난다. 모든 수입이 사라질 것이고 터키 트럭의 이라크 북부 통행을 막으면 먹을 것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민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나오더라도 KRG가 독립 국가로 인정 받기 위해선 인접국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KRG는 물, 석유 등을 비롯한 전반적인 경제활동을 인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주민투표 결과는 ‘쿠르디스탄’이라는 새로운 국가 탄생보다는 일단 KRG의 자치권 강화 등을 위한 협상력 강화의 발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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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