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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인식 시대엔 플랫폼이 권력자 … 검색·SNS시장 차세대 큰 손”

강정수 메디아트 대표 인터뷰가 2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렸다. [임현동 기자]

강정수 메디아트 대표 인터뷰가 2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렸다. [임현동 기자]

“터치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 이제는 목소리로 움직이는 세상이다.”
 
강정수(사진) 메디아티 대표는 이 새로운 질서를 ‘보이스 퍼스트 패러다임’이라고 이름 붙였다. 2007년 아이폰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터치의 시대’가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앞세운 ‘목소리의 시대’에 주도권을 내주게 될 거란 전망이다. 메디아티는 미디어 스타트업 전문 육성 기업이다. 강 대표는 최근 정보기술(IT)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보이스 퍼스트 패러다임』이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동 저자들이 정확히 인공지능이나 음성인식 기술 전문가들은 아닌데 함께 책을 내게 된 계기는.
“기술이 한국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를 함께 논의하는 공부 모임이었다. 모두가 음성인식 플랫폼의 거대한 파괴력을 인식하고 있었다. 문제는 음성인식 기술에 대한 한국어 자료가 거의 없다는 거였다. 영어 자료로 공부하며 ‘우리라도 책을 내자’고 했다.”
 
최근 AI 스피커 열풍이 불었다.
“전환기가 임박했다는 느낌이 든다. 인터넷으로 접근하는 주요 통로가 목소리로 바뀌는 순간이 1, 2년 내에 올 거라 본다. 자판과 터치의 시대가 가고 목소리의 시대가 오는 거다.”
 
목소리가 인터넷의 관문이 되면 무엇이 달라지나.
“생활 자체가 엄청나게 바뀐다. 대표적인 게 콘텐트다. 이미 BBC는 시청자와 상호 소통하는 인터액티브(Interactive)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배트맨이 악당을 피해 도망치다 두 개의 문을 만났다. 어느 쪽 문을 열까. 선택권을 시청자에게 준다. 각각의 선택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온다.”
 
그게 엄청난 변화가 될까.
“모든 콘텐트가 상호 작용으로 끊임없이 발전한다. 아이들은 잠자리에서 AI 스피커가 읽어주는 동화를 들으며 잠이 든다. 스피커가 ‘세 가지 동화를 준비했어. 어떤 걸 읽어줄까’ 묻는다. 아이는 동화만 고르는 게 아니다. 곰돌이가 어디를 여행하면 좋을지, 누구랑 놀지를 직접 결정하며 동화를 듣게 된다. 아이가 잠이 들면 숨소리를 듣고 스피커가 조명을 낮춰주게 될 것이다.”
 
터치도 불편하지 않은데 굳이 목소리로 명령을 내릴까, 하는 이들도 많다.
“나이 든 사람의 습관은 잘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음성인식 플랫폼의 가능성은 아이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어른들은 AI 스피커에 몇 번 말을 걸다가 ‘잘 안되네’ 하고 제쳐놓는다. 아이들은 스피커가 못 알아들으면 질문의 수준과 방법을 바꿔가며 끊임없이 대화한다. 그 아이들은 ‘불편해서 어떻게 터치를 하느냐’고 생각하며 자라게 될 거다.”
 
모바일 혁명이 산업 질서를 크게 바꿨듯이 음성 인식 플랫폼도 그럴 것 같다.
“훨씬 더 큰 변화가 올 거다. IT 업계는 ‘마지막 대전’이라고 보고 있다. 모바일 시대에는 검색과 SNS, 쇼핑이 각각의 과점 시장을 형성했다. 몇 개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긴 했지만, 각자의 영역을 쉽게 넘나들 수 없었다. 음성인식 시대엔 플랫폼을 장악한 기업이 모든 권력을 쥔다. 검색이든 SNS든 쇼핑이든 ‘알렉사’나 ‘빅스비’ 같은 플랫폼이 결정한다. 최적의 값만 내놓으면 되지 어떤 프로그램으로 이를 찾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든 서비스가 음성인식 플랫폼 아래에서 서브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아마존이나 구글에 비해 국내 기업의 움직임이 다소 늦은 건 아닌가.
“외국 기업이 한국 시장을 먼저 장악하기엔 한국어 빅데이터가 부족할 거다. 한국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엔 영어 빅데이터가 너무 없다.”
 
국내 가장 앞선 기업은 어디라고 보나.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일단 비브랩스를 사들인 삼성전자가 딥러닝(인공지능의 자기 학습 방법) 기술에선 상당히 앞서 있다. 그런데 빅데이터가 너무 없다. 인공지능은 끊임없이 데이터를 먹여줘야 발전한다. 네이버는 빅데이터가 많은데 젊지 않다. 요즘 10대들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해서다. 네이버 콘텐트는 20대 후반 이상이 주로 쌓는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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