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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정부가 진상규명 해달라" 대구 개구리소년 추도식

"맘 편히 아이들을 보내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지만 아직은 그럴 수 없습니다. 무엇이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 것인지, 대체 누가 그런 짓을 한 것인지 밝혀진 게 아무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26년 전인 1991년 3월 26일 "개구리를 잡으러 가겠다"고 집을 나선 뒤 11년 6개월 만에 유골로 돌아온 우철원(당시 13세)군의 아버지 우종우(70)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추도사를 읽어나갔다. 

아이들 유골 발견된 대구 와룡산 세방골서 추도식
유가족과 관련 단체 회원들 참석해 아이들 넋 위로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위원회 구성해 달라" 요구도

'개구리소년 26주기 추도식'이 26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 자락에서 열렸다. 고(故) 우철원(당시 13세)군의 아버지 우종우씨가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개구리소년 26주기 추도식'이 26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 자락에서 열렸다. 고(故) 우철원(당시 13세)군의 아버지 우종우씨가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이른바 '개구리 소년' 사건이 일어난 지 26년, 철원군을 비롯한 5명의 아이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유가족들은 여전히 아이들을 잃은 상실감을 가누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26일 오전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에선 '개구리 소년 26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와룡산 세방골은 2002년 9월 26일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된 곳이다. 우철원·조호연(당시 12세)·김영규(11)·박찬인(10)·김종식(9)군이 사라진 지 정확히 11년 6개월 만이었다. 추도식에는 철원군의 아버지 우종우씨와 찬인군 아버지, 종식군 삼촌 등 유가족 3명과 관련 단체 회원, 지역구 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추도식에선 이유도 모른 채 죽음을 맞이한 아이들을 위한 제삿상이 차려졌다. 법복을 입은 용남사 스님과 신도들이 목탁을 두드리며 아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독경을 했다. 이어 유가족과 추도제 참석자들이 술을 바치고 절을 했다.
'개구리소년 26주기 추도식'이 26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 자락에서 열렸다. 어린이들의 부모와 유족 등 참석자들이 절을 올리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개구리소년 26주기 추도식'이 26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 자락에서 열렸다. 어린이들의 부모와 유족 등 참석자들이 절을 올리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추도식은 매년 아이들이 실종된 3월마다 열려 왔다. 9월에 추도식이 열린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유골이 발견된 9월 추도식을 열게 된 데는 아직 밝혀지지 못한 개구리 소년 사건의 진실을 끝내 파헤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와 관련해 전국미아실종자가족찾기시민의모임(전미찾모)과 유가족들은 문재인 정부가 과거사 진실 규명에 대한 의지가 높은 만큼 개구리 소년 사건에 대해서도 재수사에 착수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정부가 개구리 소년 사건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고 당시 사건을 재수사해 사건의 전말과 범인을 찾아 달라는 요구다. 
 
우종우씨는 "꽃봉우리인 채로 꺾여 버린 어린 아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은 남은 우리들의 몫이다. 영문도 모른 채 희생된 아이들을 위해 우리들은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유가족들이 들은 말은 공소시효가 만료돼 수사도 중지됐고 범인을 잡아도 처벌할 수 없다는 말뿐 유가족들이 알아야 할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2002년 11월 12일 경북대 의대에서 열린 법의학 감정 보고회에서 경북대 법의학팀 관계자가 "5구의 유골 가운데 3구 이상의 두개골에서 사망 당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인위적 손상 흔적이 발견됐다"면서 "소년들이 타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2002년 11월 12일 경북대 의대에서 열린 법의학 감정 보고회에서 경북대 법의학팀 관계자가 "5구의 유골 가운데 3구 이상의 두개골에서 사망 당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인위적 손상 흔적이 발견됐다"면서 "소년들이 타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추도식을 주최한 전미찾모 나주봉 회장은 "앞으로 국회를 방문하고 문재인 대통령 면담 요청서를 전달할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개구리 소년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서 꼭 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부탁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최근 개구리 소년들과 함께 학교를 다녔다는 사람이 찾아와 당시 사건과 관련된 제보를 했다"며 "제보자도 친구 4~5명과 함께 와룡산에 갔다가 거동이 수상한 한 남자에게 위협을 당하고 '다시 이곳에 찾아오면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들어 줄행랑을 친 기억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나 회장은 "제보자와 함께 이른 시일 내 대구 성서경찰서를 찾아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구리 소년 사건 이후 정부는 현상금 4200만원을 내걸고 연인원 32만 명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해 아이들 찾기에 나섰지만 아이들을 찾는 데 실패했다. 아이들의 유골은 그로부터 11년 만인 2002년 발견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미국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아이들이 타살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범인은 끝내 붙잡지 못했다. 결국 2006년 3월 25일 공소시효가 완성됐고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1991년 개구리 잡기에 나갔다가 실종된 김종식군 등 개구리 소년 5명을 찾기 위해 김군의 아버지 김철규씨가 직장도 그만둔 채 전국을 돌며 전단을 돌리고 있다. [중앙포토]

1991년 개구리 잡기에 나갔다가 실종된 김종식군 등 개구리 소년 5명을 찾기 위해 김군의 아버지 김철규씨가 직장도 그만둔 채 전국을 돌며 전단을 돌리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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