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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고용압박 … 정부 ‘청구서’에 기업 숨 막힌다

문재인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기업들이 ‘트릴레마(trilemma·삼중고)’에 빠졌다. 정부가 요구하는 ‘고용 증대’, 내년부터 본격화하는 ‘임금 인상’,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 등 세 가지 변수가 서로 얽혀 한쪽을 풀려면 다른 한쪽이 꼬여버린다. 동시에 모든 것을 달성해야 하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기업들의 경영 딜레마다.
 
정부는 25일 저성과자의 해고를 가능케 하고, 각종 근로조건의 변경을 쉽게 하는 내용의 ‘양대 지침’까지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양대 지침은 박근혜 정부 노동개혁의 상징과도 같은 정책이었다. 이번 양대 지침 폐기로 정부가 친(親)노동 정책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경제성장 동력의 핵심인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경제단체 및 연구원의 분석 결과 중국 사드 보복 경제 손실(최대 22조4000억원),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 중인 115개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금액(최대 38조5509억원), 미국의 통상압력(최대 6조원) 등 일곱 가지 경제 충격에 따른 피해 금액이 최소 64조원에서 최대 106조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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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기업을 배려하기는커녕 개혁의 대상으로만 취급한다는 지적이 재계의 불만이다. 새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대규모 정규직 전환, 대기업 비정규직 상한제 등을 추진해왔다. 최근엔 파리바게뜨·만도헬라 등에는 파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직접 고용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사드 보복 등 기업 추가 부담 최대 106조원 … R&D 투자 여력 갈수록 줄어 
 
이런 노동정책은 주요 경쟁국들이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가기 위해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에 주력하는 행보와는 거꾸로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각종 노동 관련 정책은 기업의 한정된 예산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서로 상충하는 딜레마”라고 말했다.
 
기업이 연구개발(R&D)이나 시설투자를 늘리는 것도 여의치 않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 등에 쓰일 재원이 줄어드는 탓이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투자 예산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 제품 경쟁력을 떨어뜨려 해외 업체와의 경쟁에서 도태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끊임없이 대기업에 청구서를 내밀고 있다. 복지 실현을 위한 법인세율 인상, 통신요금 인하, 복합쇼핑몰 휴일 영업 제한 등은 대기업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한 정책이다. 반면에 기업들을 지원하는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규제완화 등에도 귀를 막고 있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한국을 추격하는 중국 기업과 대비된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기업의 경쟁력을 올리는 정책 뒷받침이 없다면 향후 상황이 정부 예상과 반대로 흐를 수 있다”며 “노동생산성을 높이지 않고 노조에 치우친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해용·이소아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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