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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레버, 카버코리아 3조원에 인수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가 AHC 브랜드로 알려진 국내 화장품 업체 카버코리아를 약 3조원에 인수했다. 
 
유니레버는 25일 본사 홈페이지를 통해 골드만삭스와 미국계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로부터 카버코리아를 22억7000만 유로(약 3조546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 화장품업계 인수합병(M&A) 사상 최고가다. 유니레버 코리아가 아닌 본사에서 직접 인수에 나선 것이다. 유니레버는 앞으로 한국을 아시아 거점으로 키울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 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지난해 6월 카버코리아 지분 60.39%를 4300억원에 인수한 골드만삭스와 베인캐피탈 컨소시엄은 1년 3개월 만에 투자 금액의 7배를 회수하게 됐다. 이 기간 2조5000억원의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유니레버의 카버코리아 인수는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으로 한국 화장품 업계가 침체한 가운데 한국 브랜드의 저력을 보여준 것이라 주목된다. 그만큼 잠재력이 높다고 분석한다. 
 
 앨런 조프 유니레버 퍼스널 케어 사장은 발표문에서 “유니레버의 퍼스널 케어 사업 전략과 완벽히 일치하는 카버코리아를 인수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AHC는 혁신적인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세계에서 가장 큰 스킨 케어 시장인 북아시아에서 입지를 강화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버코리아는 1999년 이상록 전 대표가 설립한 화장품 제조업체다. 대표 브랜드인 에스테틱 화장품 AHC가 2013년 홈쇼핑을 통해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급성장했다. 아이크림과 마스크팩에 특화된 업체로 피부 관련 특허 20개를 보유하고 있다. 얼굴 전체에 바르는 아이크림인 ‘더 리얼 아이크림 포 페이스’(일명 ‘이보영 아이 크림’)가 대표 상품이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295억원과 18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74.4%, 272.6% 증가했다. 2015년 매출신장률과 영업이익 성장률도 210%과 380%로 고성장을 해왔다.  
 
골드만 삭스 컨소시엄은 이 회사의 기술력과 성장성을 높게 보고 지난해 이상록 창업자의 지분 60.39%를 사들였다. 이후 AHC는 ‘저가 브랜드’ 인식을 보완하기 위해 앰풀 등 고가의 기능성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판매 채널을 올리브영 등으로 확대했다.

 
유니레버가 매출 4000억원 상당의 카버코리아를 무려 3조원에 인수한 배경에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상품 구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영국·네덜란드계 화장품 업체인 유니레버는 바세린, 도브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지난 86년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해 기반을 다져왔지만 최근 들어 성장세가 꺾였다. 지난해  3분기부터 중국 매출이 20% 급감하면서 중국인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찾아 고가 인수를 하는 모험을 단행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유니레버가 한국을 북아시아의 뷰티비즈니스 거점으로 육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버코리아는 사드 여파에도 중국 시장에서 매출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인 광군제에서 하루 만에 마스크팩 65만장을 판매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는 중국인의 구매 성향을 파악해 판매 채널을 대폭 확대하고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했던 것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카버코리아는 수십억원 상당의 모델료를 감수하고 이보영, 김혜수, 강소라 등 한국 톱배우들과 함께 할리우드 배우 앤 해서웨이 등을 기용해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마틴 데부 제퍼리증권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인용해 “인수 가격이 상당히 높아 보이지만 유니레버에겐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며 “전체 매출중 35%를 중국에서 올리고 있는 카버코리아가 현재 급변하는 뷰티 시장에서 유니레버가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카버코리아 매각이 주목받는 이유는 K뷰티의 주역인 한국 화장품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업체의 한국 화장품 업체 인수가 성사됐기 때문이다. 화장품 1위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 2분기 매출이 1조4130억원과 영업이익 13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7.8%, 57.9%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대표 브랜드인 ‘후’도 중국에서 고전 중이다.    
 
일각에서는 유니레버가 ‘지나치게 비싼 쇼핑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 세계 화장품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 중인 중국 시장에서 AHC 인기는 금세 시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영선· 최현주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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