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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숙의 CEO와 차 한 잔] 다니엘 아이비슨 핌코 최고투자책임자 “북핵 위기? 그래도 한국 시장 긍정적”

정확히 3년 전인 2014년 9월 26일. ‘채권왕’ 빌 그로스는 깜짝 성명을 내놓는다. 핌코(PIMCO) 최고투자책임자(CIO) 자리에서 물러나 경쟁사인 야뉴스캐피털로 옮긴다는 발표였다. 핌코를 창업해 43년간 이끌며 채권 부문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키운 그로스의 발표에 시장은 요동쳤다.  
 
투자 방식을 둘러싼 이사회와의 갈등 끝에 그로스가 사실상 해고된 것이나 마찬가지란 소식이 알려지며 핌코는 타격을 입었다. 그로스가 운용하던 채권 펀드에서 대규모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본드런(bond run)’ 사태까지 빚어졌다. 그로스가 40여 년간 맡았던 최고투자책임자 자리는 핌코의 부CIO였던 45세의 다니엘 아이비슨이 이어받았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22일 방한한 다니엘 아이비슨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인터뷰 했다. [사진 핌코아시아]

22일 방한한 다니엘 아이비슨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인터뷰 했다. [사진 핌코아시아]

 
‘놀랄만한 전환’.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들어 6월까지 핌코가 운용하는 펀드에 500억 달러(약 57조원) 자금이 새로 들어왔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핌코가 그로스의 그늘에서 벗어나 성장을 해나가고 있다고 평가가 뒤따랐다.  
 
한국을 찾은 다니엘 아이비슨(48) 핌코 최고투자책임자를 지난 22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인터뷰했다. 1월에 이은,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방한이다. 아이비슨 최고투자책임자는 “한국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투자자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말 전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에게  북핵 위기에 대해서도 물었다. “북한의 상황은 예상하기 어렵지만 또한 이전부터 존재했던 위험”이라면서 “북핵 위험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높은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한국 경제 상황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는 핌코가 주목하고 있는 주요 성장 지역”이라며 “자주 방문하며 투자 전략을 세워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질의 응답.
 
-북한과의 안보 긴장 속에서도 한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바라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북핵 외에도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다른 변수가 있을텐데.
“미국을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에서 긴축에 나서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충격이 불가피할 것 이다. 트럼프 정부의 통상 정책도 내년 한국 경제에 영향을 끼칠 변수라고 본다.”
 
-그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절대로 금리를 서둘러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당신의 이런 전망은 지금도 유효한가.
“미국의 더딘 경제 성장과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Fed는 매우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왔다. 하지만 이전 예상했던 것보다는 Fed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리라 전망한다. 내년 Fed 재닛 옐런 의장의 연임 여부와 5명 이사 교체 여부도 미국 금리 정책에 영향을 미칠 불확실성이다.”
 
아이비슨 최고투자책임자는 인터뷰 내내 개인의 판단이 아닌 팀의 합의, 외부의 의견을 투자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 근거로 삼는다고 강조했다. [사진 핌코아시아]

아이비슨 최고투자책임자는 인터뷰 내내 개인의 판단이 아닌 팀의 합의, 외부의 의견을 투자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 근거로 삼는다고 강조했다. [사진 핌코아시아]

 
-‘채권왕’이란 별명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 후임으로서 3년간 핌코를 이끌어왔다. 지난 3년을 돌아본다면.
“열심히 일했다(Hard work).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좋은 팀이 있어 가능했다. 최고경영자 등 리더십이 바뀌었을 뿐 아니라 지난 3년간 다양한 배경을 가진 새로운 인재를 많이 영입했다. 그리고 핌코 내부는 물론 외부의 다양한 시각을 많이 듣고 이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하려 노력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이 있었나.
“투자 결정을 내릴 때 개인이 아닌 팀의 판단을 따랐다. 빌 그로스 때부터 이어온 핌코의 오랜 투자 철학이다. 외부에서 많은 얘기를 듣는데 중점을 둔다. 핌코의 정기 회의(Secular forum, Cyclical forum)가 대표적이다. 주기적으로 포럼을 열어 3~5년 단위 장기 전망(Secular forum), 6~12개월 단위 단기 점검(Cyclical forum)을 하고 어떤 경제 위험 요소가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을 해오고 있다. 지난주에 정기 회의(Cyclical forum)가 있었다.”
 
-정기 회의에서 나온 경제 전망은.
“아직 공식적으로 정리된 내용이 나오진 않았지만 먼저 조금 공개한다면 내년 세계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자산이 고평가돼 있는 상황이다. 신흥국 경기는 올해에 이어 좋겠지만 미국 Fed가 예상보다 빠르게 긴축에 나설 것이란 점이 위험 요소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강세를 보이기 보다는 중립적인 수준에서 움직이리라 예상된다.”
 
-한국 경제의 주요 위험 요소 중 하나가 14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다. 금리 인상이 한국 가계부채에 큰 부담이 될 텐데. 2008년 금융위기 때의 미국과 비슷한 상황 아닌가.
“2008년의 미국과 한국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 낮은 금리로 인해 부채가 급증하는 상황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다만 가계부채 문제를 감안해 한국은행이 금리를 계속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리라 전망한다.”
 
-한국에서 브라질 채권은 ‘애증’의 대상이다. 브라질 채권 펀드에 많은 국민이 투자했다고 손실을 봤고 최근엔 다시 브라질 채권이 큰 수익을 내며 부활 중이다. 어떻게 전망하나.  
“브라질은 여전히 유망한 시장이다. 중앙은행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장이 좋았다. 하지만 수익이 높아진 만큼 변동성도 커졌고 정치적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 환율에 대한 우려도 있다. 브라질 채권 투자 비중은 줄여가고 있다.”
 
 
아이비슨 최고투자책임자는 브라질 채권과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핌코아시아]

아이비슨 최고투자책임자는 브라질 채권과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핌코아시아]

-최근 한국에서 하이일드 채권(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채권으로 수익률이 높지만 위험도 크다)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데.
“하이일드 채권 투자 비중도 줄이고 있다.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투자자에게 하이일드 비중은 줄이고 다른 자산에 분산 투자하길 권하고 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핌코 정기 회의(Cyclical forum, Secular forum)=핌코가 주기적으로 여는 정례 포럼. 짧게는 1년, 길게는 3~5년 이후의 경제를 전망하는 자리다. 주로 금융위기의 도래, 경제 상황의 전환을 진단한다. 2009년 핌코 정례 회의 때 나온 유명한 개념이 ‘뉴 노멀(New nomal)’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거의 고성장ㆍ고물가ㆍ고물가 시대는 저물고 저성장ㆍ저물가ㆍ저금리 같은 상황이 새로운 기준, 새로운 정상의 상태가 될 것이란 예측이다. 
 
2010년 다보스 포럼에서 ‘뉴 노멀’이 주제로 부상하며 핌코의 이 예측이 다시 주목을 받았다. 핌코는 2014년 정기 회의에서 ‘뉴 뉴트럴(New Neutral)’이란 개념을 새로 제시했다. 저성장ㆍ저물가 상황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뉴 노멀 하에서 정책 금리가 예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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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