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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연예인들, 검찰에 이명박·원세훈·박근혜 등 고소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만든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문화예술인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관련자 8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 남재준 전 국정원장도 대상에 포함됐다.
 
배우 문성근씨(왼쪽)와 방송인 김미화씨. [중앙포토]

배우 문성근씨(왼쪽)와 방송인 김미화씨. [중앙포토]

국정원 문화계 블랙리스트 책임자 처벌을 위한 고소 대리인단은 2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고소장을 냈다. 대리인단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김용민 변호사를 포함한 법무법인 양재 변호사들,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대리인단 김용민 변호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비롯해 당시 블랙리스트 작성·관리를 주도한 김주성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등을 국가정보원법 위반과 강요 등 혐의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근혜 정부 역시 블랙리스트를 이어받아 이를 관리한 정황이 존재하고, 피해자들이 여전히 불이익을 받아 왔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 관련자들 역시 수사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과 김 전 비서실장, 남 전 국정원장 등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소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단순히 연예인·문화인에 대한 피해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가 정권 말기 대선에 개입한 댓글사건의 연장선에 있다”며 "정권을 연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 등 관련자들에 대해 검찰에 출국금지 조치도 요청했다. 현재까지는 김주성 전 기조실장이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출국금지돼 있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 전 원장 재임 초기인 2009년 7월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했다. 이를 토대로 정부 비판 성향의 연예인이 특정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블랙리스트에 적힌 문화예술계 인사는 82명이다. 이중 배우 문성근(61)씨와 김규리(38)씨, 방송인 김미화(53)씨와 영화감독 민병훈(48)씨,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대중음악인 1명 등 5명이 대표해 고소를 진행하기로 했다. 문씨와 김미화씨, 배우 김여진(45)씨는 이미 검찰 조사를 받았다. 방송인 김제동(43)씨도 검찰과 조사 일정을 협의 중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중앙포토]

원세훈 전 국정원장. [중앙포토]

 
26일에는 원세훈 전 원장이 오후 2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을 상대로 국정원의 민간인 사이버 외곽팀 운영과 자금 지원, 보수단체 자금 지원 및 동원, 박원순 서울시장 공격, 좌파 성향 연예인 퇴출 시도, 방송 장악 의혹 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원 전 원장은 지난달 30일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검찰은 이 사안과 별개로 원 전 원장이 사이버 외곽팀 운영에 70억원가량의 국가 예산을 부당하게 집행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그를 별도 사건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당시 사이버외곽팀 활동 총책임자였던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에 대해서도 이르면 이번주에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민 전 단장 기소가 임박했기 때문에 이번 조사에서는 사이버 외곽팀 예산 집행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민 전 단장을 기존에 발부된 영장에 적시한 혐의 위주로 우선 기소한 뒤 ’화이트리스트’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추가 조사를 통해 혐의를 특정해나가기로 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각종 의혹에 대한 고소 및 수사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당시 국정 총책임자인 이 전 대통령에게도 수사 칼날이 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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