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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5억 갚지 않으려 필리핀으로 부른 뒤 750만원에 청부 살해

2014년 2월 필리핀 한국인 관광객 허모씨(붉은색 원 안)에게 필리핀인 살인청부업자 2명(파란색 원 안)이 오토바이를 타고 접근하고 있다. [사진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2014년 2월 필리핀 한국인 관광객 허모씨(붉은색 원 안)에게 필리핀인 살인청부업자 2명(파란색 원 안)이 오토바이를 타고 접근하고 있다. [사진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지난 2014년 2월 18일 오후 7시 45분쯤(현지시간) 필리핀 앙헬레스의 한 호텔 근처에서 6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 인적이 드문 거리를 걷던 허모(당시 64)씨 일행 4명에게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오토바이 위의 한 남성이 권총을 발사했다. 괴한의 총격으로 허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허씨 일행은 허씨의 지인 신모(40)씨의 초청으로 2월 14일부터 6일간 필리핀에 머무는 중이었다. 신씨는 이날 허씨 일행에게 “저녁을 대접하겠다”며 밖으로 불러냈다. 신씨는 8일 전 필리핀인 살인청부업자 A에게 허씨 살해를 의뢰한 상황이었다. 허씨 일행이 약속된 장소에 다다르자 A가 고용한 필리핀인 킬러 B와 C는 미리 사진으로 용모를 알아놓은 허씨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2014년 2월 필리핀 한국인 관광객 허모씨가 필리핀인 살인청부업자의 총에 맞은 뒤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사진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2014년 2월 필리핀 한국인 관광객 허모씨가 필리핀인 살인청부업자의 총에 맞은 뒤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사진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필리핀에 수사팀을 급파해 현지 경찰의 초기 수사자료를 검토했다. 경찰은 허씨 일행을 초대한 이가 신씨라는 점, 신씨가 허씨에게 5억원 상당의 채무가 있다는 점, 지인인 허씨가 사망했음에도 신씨가 태연했던 점 등을 근거로 신씨를 용의자에 포함시켰다. 당시 신씨는 2012년 9월 임대업을 하던 허씨에게서 필리핀 내 카지노 관련 사업 자금으로 빌린 5억원을 도박으로 탕진해 갚지 못하고 있던 것으로 경찰은 추후 파악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7년 9월 신씨는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는 필리핀 살인청부업자 3명을 고용해 허씨를 살해한 혐의(살인교사)로 신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는 채무를 면하고자 A에게 30만 페소(약 750만원)를 건네며 살인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2014년 2월 필리핀 한국인 관광객 허모씨가 필리핀인 살인청부업자의 총격에 쓰러져 숨졌다. [사진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2014년 2월 필리핀 한국인 관광객 허모씨가 필리핀인 살인청부업자의 총격에 쓰러져 숨졌다. [사진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경찰은 신씨를 사건 발생 이틀 뒤 국내로 송환하고 출국을 금지시켰다. 약 3년간 계좌 추적,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 기법 등을 동원해 수사하며 신씨를 10여 차례 불렀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2015년 “살인 청부 당시 통역을 맡았다”는 신씨의 필리핀인 운전기사 D로부터 살인기획자 A의 이름과 살인 청부과정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다. 또 지난 4월 필리핀 현지에서 범행에 사용된 총기를 빌려준 필리핀인 E를 찾아 조사했다. E는 신씨의 살인교사 내용과 A의 살인기획, B·D의 3차에 걸친 살인실행 등 살인청부 계획 전반을 상세히 알고 있었다. 이를 토대로 A, B, C의 인적사항을 파악한 경찰은 당시 오토바이를 운전한 C의 진술을 확보했고, 이후 신씨의 자백을 받아냈다.
 
2014년 2월 필리핀 한국인 관광객 허모씨가 필리핀인 살인청부업자의 총격에 쓰러져 숨졌다. [사진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2014년 2월 필리핀 한국인 관광객 허모씨가 필리핀인 살인청부업자의 총격에 쓰러져 숨졌다. [사진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경찰 관계자는 “살인 정범이 검거되지 않았음에도 살인교사 혐의의 피의자를 구속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며 “외국에 거주하는 현지 청부업자를 한국 수사기관이 검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필리핀 경찰은 과거 사건의 경우 피해자 유족의 고소가 있어야 움직이는데, 아직 고소가 없어 검거되지 않은 상태다”고 말했다. 경찰은 향후 현지 청부업자를 검거하기 위해 필리핀 사법기관에 공조수사를 건의할 계획이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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