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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보 가입자 28만명, 더 낸 보험료 213억 돌려받는다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28만명에게 약 213억원의 보험료 환급이 이뤄진다.
 
금융감독원은 25일 “지난 4~7월 실시한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감리 결과 지난 1일 20개 보험회사에 27건의 변경 권고를 통보했고 해당 보험사는 변경 권고사항을 내년도 보험료 산출 시 반영하기로 했다”며 “특히 12개 보험사는 자율시정을 통해 약 213억원의 보험료를 계약자에게 환급하거나 장래보험료에서 차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손보험은 3300만명 이상이 가입,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고 불릴 정도로 국민 실생활에 파급력이 큰 보험이다. 그런데 최근 보험료가 2015년 3%, 2016년 18.4%에 이어, 올해는 12.4%나 올라 소비자 불만이 커졌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2008년 5월 이후 실손보험 상품을 판매한 24개 보험사(4월 현재 실손보험을 판매 중인 곳)를 대상으로 지난 4~7월 특별 감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개사에서 문제가 발견됐고, 이들은 특정 상품 및 연령에서 보험료 산출 기준을 불합리하게 만들었던 점 등이 드러났다.
 
보험료 환급은 보험 가입자(계약자)가 별도 신청하지 않아도 보험사가 환급대상자(중도 해지자 포함)에게 개별적으로 안내 후 보험료를 환급한다. 연락처가 변경된 경우에는 환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환급대상에 해당하는 보험계약자는 보험사에 문의할 필요가 있다. 12개 보험사 실손의료보험 상품에 가입한 약 28만명이 약 213억원을 환급받는다. 
권순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지난달 25일 실손의료보험상품의 감리 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금융감독원

권순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지난달 25일 실손의료보험상품의 감리 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금융감독원

 
구체적으로 한화ㆍABLㆍ교보ㆍ신한ㆍKDBㆍ미래에셋ㆍ농협ㆍ동부ㆍ동양생명 등 9개 보험사의 경우 2008년 5월부터 2009년 9월 판매된 표준화 전 실손의료보험 계약자(주로 50세 이상 가입자, 2009년 8~9월 가입한 후 갱신시 표준화 실손의료 보험으로 전환된 계약은 제외)들에게 평균 14만5000원을 환급한다.
 
삼성화재ㆍ삼성생명 둥 2개 회사는 노후실손의료보험 계약자에게 평균 11만5000원을 돌려준다. 또 농협손보는 일부 실손의료보험에 가입자들에게 1인당 약 6000원을 환급한다.
 
다만, 대상 의료보험 연령 및 계약 유지기간 등에 따라 환급금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1인당 평균 금액이므로 개인별 환급금은 달라질 수 있다.  
 
자료: 금융감독원

자료: 금융감독원

 
앞서 금감원이 보험료가 불합리하게 책정됐다고 지적한 사례는 다음의 다섯 가지였다. 금감원은 각 경우 보험료 인하 등을 권고했다. 이창욱 금감원 보험감리실장은 “일부 보험계약의 경우 보험요율 인하 또는 동결 효과로 인해 내년도 갱신보험료 인상폭이 다소 축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①표준화 전후 상품 간 보험료 역전
 
2008년 5월부터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한화ㆍABLㆍ교보ㆍ신한ㆍKDBㆍ미래에셋ㆍ농협ㆍ동부ㆍ동양생명 등 9개 생명보험사의 상품이 해당된다.
 
2009년 10월, 실손의료보험 상품 표준화가 이뤄졌다. 이전에는 보험사(생명보험사)가 자기부담률을 20% 적용했지만, 이때부터는 자기부담률을 10%로 낮췄다. 곧 2009년 10월 이전에는 실손보장률이 80%였지만, 이후에는 90%로 올라갔다는 의미다.  
 
 이후 매년 실손보험료를 갱신할 때 표준화 전 상품에 대해서는 통계량이 적다는 이유로 보험료를 조정하지 않고(낮추지 않고) 동결했다. 이러다보니 표준화 전 상품은 보장률이 80%인데도 보장률이 90%인 표준화 후 상품보다 보험료가 더 높아져 버렸다. 같은 회사의 똑같은 보험 상품에 가입했는데도, 돈은 많이 내고 보장은 적게 받는 일이 벌어진 셈이다. 주로 60세 이상에서 이런 보험료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표준화 이전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부당하게 보험료를 더 내는 일이 없도록, 자기부담률이 20%인 표준화 전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인하를 권고했다.
 
②노후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보험료 더 내
 
2014년 8월부터 메리츠ㆍ한화ㆍ롯데ㆍ엠지ㆍ삼성ㆍ현대ㆍKBㆍ동부ㆍ농협손보 등 9개 손해보험사와 삼성생명 등 1개 생명보험사가 판매한 노후실손의료보험 상품이 해당된다.  
 
2014년 8월 이후 판매된 노후실손의료보험은 자기부담률이 30%(일반 실손은 10% 또는 20%), 손해율은 70%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판매 초기에는 노후실손의료보험의 경험통계가 없다보니 일반실손의료보험의 경험통계(또는 참조율 통계)에 연계하여 보험료를 산출했다.  
 
그 결과 노후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100%를 크게 밑도는데도 일부 보험사는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인상했다. 보험사가 노후실손의료보험에서 보험금을 많이 지급해 손해 볼 가능성이 없는데도 보험료는 계속 올려왔다는 의미다. 반면, 참조 위험률을 연계한 회사의 경우엔 65세 이상 연령에서는 보험료를 내렸다.
 
이는 같은 보험사 내에서 손해율이 낮은(보험사가 손실 볼 확률이 낮은) 노후실손의료보험 가입자와 손해율이 더 높은 일반실손의료보험 가입자에 대해 같은 보험료 인상률을 적용해 가입자간 부당 차별을 초래했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노후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과도하게 산출된 노후실손의료보험 위험률을 가입자 집단의 특성을 반영해 조정하거나, 경험통계가 부족하다면 보험료를 동결하도록 권고했다.
 
③손해진전계수(LDF) 기준 임의로 적용
 
메리츠ㆍ한화ㆍ엠지ㆍ흥국ㆍ현대ㆍ동부화재 등 6개 손보사가 해당된다.
 
실손보험료를 산정을 위해 장래 예상손해율을 추정할 때, 보험사고 시점(사고연도)과 보험금 지급시점(지급연도)간 시차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손해진전계수(LDF, Loss Development Factor)를 반영한다. LDF는 보험사고 후 경과 기간에 따른 보험금 지급액을 계수화한 수치다. 또한 실손의료보험의 지급준비금을 적립할 때에도 같은 방식으로 손해진전계수를 적용한다.
 
대부분 보험회사는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를 산출할 때와 지급준비금을 산출할 때 LDF를 같은 기준으로 적용한다. 그런데 일보 보험사가 보험료와 지급준비금 산출시 LDF를 다른 기준으로 적용했다.
 
같은 상품에 대해 보험료 산출시와 지급준비금 산출시 각각 다른 기준의 통계를 활용하는 것은 일관성 및 타당성이 결여되어 불합리하다. 보험료 산출시 LDF 적용기준을 내규 등으로 정하지 않은 채 임의적으로 적용하는 등 객관성 부족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및 지급준비금 산출시 LDF 적용기준이 같게 바꿔도록 권고했다. 다만 이에 따른 보험료 변동폭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④보험료 인상 쪽으로 추세모형 적용
 
농협손보 1개 회사가 적발됐다.
 
실손의료보험 위험률 산출 과정에서 과거 위험수준의 변화가 장래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경우, 그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추세모형(선형 로그 지수모형)을 이용한다. 회사별로 추세모형 적용 절차 및 기준은 자체 내규 등을 통해 규정한다.
 
그런데, 일부 보험사가 올해 실손보험료를 산출할 때 회사 자체 보험료 산출지침을 준수하지 않고 추세모형을 임의로 선정했다. 그 회사 내규에는 추세모형을 테스트해 전년도 위험률 변동폭과 가장 유사한 모형을 선택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그 회사는 테스트 절차를 생략하고 인상률이 높게 나오는 지수모형을 선택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보험료 과다 인상을 유발했다. 예를 들어, 자체 지침을 따랐다면 보험료가 더 낮게 책정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보험료 산출 관련 내부통제기준에 따라 추세모형을 제대로 선정해 실손의료보험의 위험률을 산출하도록 권고했다. 다만, 실제 보험료 변동폭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⑤사업비 재원 과다 책정
 
ABL생명보험 1개 회사가 지적됐다.
 
2개 회사가 총 보험료의 40% 이상을 사업비 명목으로 떼갔다.실손의료보험에서 사업비 재원에 해당하는 부가보험료는 보험사 평균 총보험료의 30% 내외다. 반면, 일부 보험사는 총보험료의 40% 이상을 부가보험료로 책정했다. 예정사업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부가보험료가 과도하게 설정된 실손의료보험에 대해서는 새로운 계약부터는 부가보험료를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하도록 권고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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