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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꿇기' 저항에 트럼프 "개XX"-NFL 선수들 "우리 어머니는 개가 아냐" 갈등 심화

지난해 NFL 경기서 국가연주때 무릎꿇은 채 앉아있던 콜린 캐퍼닉(가운데) [AP통신]

지난해 NFL 경기서 국가연주때 무릎꿇은 채 앉아있던 콜린 캐퍼닉(가운데) [AP통신]

소수인종에 대한 차별에 저항하는 의미로 미국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국가연주 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고 무릎꿇고 앉은 것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개XX(Son of bitch)"라는 욕설과 함께 대중연설에 나서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캐퍼닉이 '무릎꿇기'에 나선 것은 지난해 8월의 일로, 트럼프 대통령이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재차 그에 대한 비하에 나서자 NFL 전반은 물론, 다른 프로 스포츠로까지 '무릎꿇기'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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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지원 유세에 참석한 자리에서 "우리 구단주들이 국기에 결례를 범하는 선수에게 '개XX를 당장 끌어내고 해고해'라고 말하는 걸 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캐퍼닉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TV를 켰는데 우리의 위대한 애국가가 연주되는 와중에 누군가 단 한 명이라도 무릎을 꿇고 있다면,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경기장을 떠나는 것"이라며 NFL 보이콧을 촉구했다.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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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3일엔 트위터를 통해 "NFL 선수들이 국기와 국가에 대한 결례를 멈출 때까지 팬들이 경기에 가길 거부한다면 변화가 빠르게 일어날 것"이라며, 무례한 선수들을 "해고 또는 자격정지(Fire or suspend) 하라"고 주장했다.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의 모친 테레사 캐퍼닉이 자신의 아들을 '개XX(Son of bitch)'라고 부른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사진 테레사 캐퍼닉 트위터]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의 모친 테레사 캐퍼닉이 자신의 아들을 '개XX(Son of bitch)'라고 부른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사진 테레사 캐퍼닉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의 '개XX' 발언에 캐퍼닉의 모친인 테레사 캐퍼닉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개(Bitch)가 되었다는 것은 나를 자랑스럽게 만든다"는 반응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Son of bitch' 발언에 일침을 날린 것이다. 테레사 캐퍼닉의 이같은 반응에 다른 선수들도 SNS를 통해 "우리 어머니는 개가 아니다"라며 힘을 보탰다.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막말에 NFL 사무국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는 트럼프가 이같은 발언을 한 22일 당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분열적인 발언은 리그와 우리 선수, 우리 게임에 대한 존중의 결여에서 나온 것"이라며 "NFL과 우리 선수들은 우리나라와 문화의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반박했다.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이 '개XX(Son of bitch)'라며 비난하자 NFL 커미셔너가 즉각 성명을 내놨다. [사진 NFL 커미셔너]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이 '개XX(Son of bitch)'라며 비난하자 NFL 커미셔너가 즉각 성명을 내놨다. [사진 NFL 커미셔너]

 
캐퍼닉의 '무릎꿇기' 이후 1년이 더 지난 시점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뜬금 없는 '개XX' 발언에 NFL은 광고를 통해서도 화합의 메시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구델은 23일, 지난 2월 슈퍼보울 경기 당시 내보냈던 TV 광고를 이날 밤 프라임타임 경기에 재방영키로 했다. 당시 '역대 최악의 분열과 갈등' 평가를 받았던 대선을 전후해 화합을 당부하는 메시지가 담긴 광고를 다시 내보내겠다는 것이다.
 
개별 구단 차원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23일 오전까지 NFL 전체 32개 구단 가운데 절반 가량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놓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월 취임식 행사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던 '열혈 트럼프 지지자'이자 지난해 슈퍼보울 우승팀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구단주 로버트 크래프트는 성명 행렬에 동참해 "대통령의 지난 22일 발언에 매우 실망했다"며 "이 나라에서 스포츠보다 더 위대한 통합자(unifier)는 없으며, 불행하게도 정치보다 더 분열적인 것은 없다"고 밝혔다.
NFL 볼티모어 레이븐스 선수들이 24일(현지시간) 열린 잭슨빌 재규어스와 시합에 앞서 국가가 연주되자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항의하는 모습. [AP=연합뉴스]

NFL 볼티모어 레이븐스 선수들이 24일(현지시간) 열린 잭슨빌 재규어스와 시합에 앞서 국가가 연주되자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항의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뿐만 아니라 NFL 선수들은 단체로 '무릎꿇기'에 나서며 트럼프의 발언에 저항하고 나섰다. 이날 볼티모어 레이번스와 잭슨빌 재규어스에서 현역 선수뿐 아니라 코치와 은퇴한 스타 등이 모두 나와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다. 또,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마이애미 돌핀스의 경기에선 스틸러스 선수들이 저항의 의미로 국가연주 시간에도 그라운드에 나오지 않은 채 라커룸에 머물렀고, 돌핀스 선수들은 캐퍼닉을 지지하는 글이 적힌 티셔츠를 입은 채 워밍업을 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NFL 경기에서 항의시위에 동참한 선수만도 100여명에 달했다.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의 브루스 맥스웰이 24일 텍사스와의 홈경기에 앞서 국가연주 때 무릎을 꿇은 채 참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의 브루스 맥스웰이 24일 텍사스와의 홈경기에 앞서 국가연주 때 무릎을 꿇은 채 참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같은 '무릎꿇기'는 미국프로야구(MLB)로도 확산됐다. 24일(현지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텍사서 레인저스의 경기에서 애슬레틱스의 포수 브루스 맥스웰이 국가연주 동안 모자를 벗어 가슴에 엊은채 무릎을 꿇고 앉은 것이다. 애슬레틱스 구단은 맥스웰의 돌발행동 직후 "우리는 구단 내 모든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고 지지한다"는 성명을 공식 발표했다. 
 
군 복무중인 아버지를 둔 맥스웰은 지난 2015년 독립기념일에 진행된 경기에 출전해서 "이런 날 경기에 나설 수 있어 매우 특별한 느낌이 든다"며 투철한 애국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러한 맥스웰이 '무릎꿇기'에 동참하면서, 이는 애국심이 아닌 갈등과 분열, 차별에 대한 저항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저항 움직임이 미국프로농구(NBA)로도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전례에 따라 NBA 우승팀인 오클랜드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백악관 초청을 받았는데, NBA 스타 플레이어이자 팀의 주축인 스테픈 커리가 불참 선언을 한 것이다.
NBA 골든스테이트 스테판 커리 초청을 취소한 트럼프 트윗. [사진 트럼프 트위터]

NBA 골든스테이트 스테판 커리 초청을 취소한 트럼프 트윗. [사진 트럼프 트위터]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오는 것은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이를 주저하는 커리에 대한 초청을 철회한다"며 대립각을 세워 소수인종 차별 문제 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프로 스포츠 전반이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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