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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유기 경찰관에 법에 없는 벌금형…검찰 '비상상고'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에게 법원이 형법에 정해진 형량보다 낮은 벌금형을 선고했지만, 검사가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되자 검찰이 뒤늦게 ‘비상상고’를 신청했다. 법원과 검찰은 ‘실수’라고 해명했다.
 
대검찰청 공판송무부(부장 송삼현 검사장)는 전직 경찰관 송모(53)씨에 대한 직무유기 사건에 대해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신청했다고 24일 밝혔다. 
 
비상상고는 확정판결이 법령에 위반될 때 이를 바로잡기 위한 비상 구제절차다.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신청하면 대법원은 일반 상고심 재판과 동일하게 사건을 처리한다.
 
문제가 된 사건은 송씨가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운전자를 무단으로 귀가시켜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2015년 11월 19일 서울의 한 파출소에 근무하던 송씨는 동료 경찰관으로부터 “강남의 모 파출소장 지인이 음주운전에 단속됐으니 알아보라”는 연락을 받고 현장에 가서 A씨를 인계받았다. 이후 송씨는A씨를 상대로 음주측정을 하거나 교통조사계에 넘기지 않고 순찰차에 태워 집에 데려다줬다.
 
음주운전 단속 중인 경찰관 [중앙포토]

음주운전 단속 중인 경찰관 [중앙포토]

 
이 때문에 송씨는 해임됐고 검찰은 그를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했다. 1심 법원은 송씨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법원은 벌금 500만원으로 형량을 낮췄고, 대법원 상고 기한(7일)이 지나 형이 확정됐다.
 
이후 2심 법원이 선고한 형량이 문제가 됐다. 형법 122조는 직무유기죄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게 되어 있다. 이보다 가벼운 벌금형은 법정형에 들어있지 않다. 이를 두고 전관예우를 고려한 '봐주기 판결'이란 의혹이 제기되자 법원 측은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법원의 판결이 명백히 법령을 위반하는데도 상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검찰도 “실수였다”고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많은 사건을 처리하다 보니 검사가 해당 사건을 제때 상고하지 못했다”며 “담당검사에게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비상상고를 신청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2015년 1월 일당 800만원의 ‘황제노역’ 논란이 불거졌을 때 김진태 검찰총장이 법원의 노역장 유치 기간 산정이 잘못됐다며 비상상고를 신청해 바로잡은 적이 있다.
 
회삿돈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고철업자 문모씨에게 법원이 징역 2년과 벌금 24억원을 선고한 게 발단이었다. 법원은 문씨가 벌금을 내지 않으면 일당을 800만원으로 계산해 노역을 하도록 해 황제노역 논란이 일었다. 문씨 사건을 심리한 법원이 노역장 유치 기간 산정 기준이 바뀐 것을 모르고 판결을 내린 게 원인이었다. 대법원은 검찰의 비상상고를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2013년 5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유신 시절 긴급조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피해자들을 일괄 구제하기 위한 방법으로 비상상고를 대검에 청원한 적이 있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1974~75년에 발동된 긴급조치 1‧2‧4‧9호를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대검은 민변의 요구에 대해 “재심을 통해 권리구제를 실현하고 있다”며 거절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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