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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 무너지던 날 … 늘 하던대로 사우나 갔다”

메르켈 총리는 ‘신중함’과 ‘결단력’의 대명사다. 그의 ‘말’을 따라 메르켈이 걸어온 길을 살펴봤다.
 
“기계를 쓰지 않고 직접 감자를 으깹니다”
 
메르켈은 최초의 동독 출신 여성 총리다. 하지만 서독 함부르크에서 태어났다.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생후 몇주 만에 동독 탬플린으로 옮겨가 자랐다. 동독의 억압적인 환경은 향후 통일 독일의 총리가 된 메르켈에게 영향을 끼쳤다.
 
메르켈은 유년을 보낸 동독의 생활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나는 음식 조리기계 등을 쓰지 않고 여전히 감자를 스스로 으깬다”며 “둔해 보일 수 있지만 일관성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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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은 사우나 가는 날이라 그날도 … ”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현장에 메르켈은 있지 않았다. 대신 매주 목요일마다 가던 사우나에 갔다.
 
당시 그는 베를린 과학아카데미 물리화학연구소 연구원이었다. 철의 장막이 걷어진 그날 늦게서야 메르켈은 서독으로 향했다. 다음날 동독으로 조용히 돌아왔다. 물리학을 전공한 메르켈은 “장벽이 한번 열리면 다시 닫히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쉽게 서두르지 않고 분석적인 사고를 통해 일을 처리하는 메르켈의 태도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에도 나타났던 것이다.
 
“간단히 말해 당신이 진 겁니다”
 
메르켈은 쉽사리 흥분하지 않는다. 격하게 기뻐하지도 않는다.
 
2005년 총선에서 메르켈의 기민당은 슈뢰더의 사민당에 근소한 격차로 승리했다. 메르켈은 사민당과의 대연정을 제안했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슈뢰더는 “내가 계속 총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소리쳤다. 메르켈은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쉽고 간단히 말하자면 당신은 선거에서 졌습니다. 시간이 좀 흐르면 사민당도 현실로 받아들이게 될 겁니다.” 2개월 후 메르켈은 총리가 됐다.
 
“남편은 근무 중이에요”
 
메르켈의 총리 취임식장에 남편인 요아힘 자우어 교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자우어 교수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TV로 부인의 취임식을 봤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2005년 베를린을 방문했을 때 취재진은 메르켈의 배우자가 어디에 있는지를 캐물었다. “남편은 근무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여성 지도자는 집에서 남편이 좋아하는 요리를 해주며 쉬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자신의 나약함이 두려웠던 것”
 
2007년 소치에서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자리에 커다란 검정 개가 등장했다.
 
메르켈은 개에 물린 적이 있어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데, 이를 알면서도 푸틴이 개를 회담장에 데려온 것이다. 메르켈은 나중에 이렇게 응수했다. “푸틴은 자기가 남성이라는 것을 증명해보이려고 그렇게 한 것 같네요. 자신의 나약함이 두려웠던 거죠.”
 
“누군가에 완전히 의지하던 시대는 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서방사회의 질서를 흔들어 놓았다. 메르켈이 직면한 과제다. 메르켈은 지난 5월 선거운동에서 “어떤 의미에서 다른 누군가에게 전적으로 의지할 수 있었던 시대는 끝났다. 유럽인들은 우리 손으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세계의 총리’를 향한 출사표였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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