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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변혁 그 이후 고민 필요 … 새로운 불평등 막아야”

제36회 유엔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하는 ‘피스 바 페스티벌(Peace Bar Festival)’ 행사가 21일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렸다. 게리 제이콥스 세계예술과 학 아카데이 최고경영자가 ‘전환의 시대:촛불과 평화의 미래’를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그 옆에 미카엘 잔토프스키 체코하벨도서관장, 리베르토 바우티스타 전세계시민사회단체연합 의장, 박영신 연세대 명예교수, 송재룡 경희대 대학원장이 앉아 있다. [오종택 기자]

제36회 유엔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하는 ‘피스 바 페스티벌(Peace Bar Festival)’ 행사가 21일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렸다. 게리 제이콥스 세계예술과 학 아카데이 최고경영자가 ‘전환의 시대:촛불과 평화의 미래’를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그 옆에 미카엘 잔토프스키 체코하벨도서관장, 리베르토 바우티스타 전세계시민사회단체연합 의장, 박영신 연세대 명예교수, 송재룡 경희대 대학원장이 앉아 있다. [오종택 기자]

“수만 명이 희생된 프랑스 혁명과 달리 한국의 촛불집회는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평화적 민주 혁명이었다. 한국의 정치변혁을 이끌어낸 이 일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그 이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경희대 서울캠퍼스에서 21일 열린 ‘피스 바 페스티벌(Peace BAR Festival)’에 참석한 미카엘 잔토프스키 체코 하벨도서관장의 말이다. 바츨라프 하벨(Vaclav Havel) 체코 초대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그는 이른바 ‘벨벳혁명’에 앞장선 운동가다. 공산 독재체제이던 체코는 1989년 하벨 주도로 반체제연합인 시민포럼을 조직해 유혈사태 없이 민주화를 이뤄냈다. 사람들은 이를 벨벳(조용한) 혁명이라 일컫는다.
 
성공한 혁명의 주역이었던 그는 ‘그 이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과거의 잘못된 유산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온화한 태도 때문에 비판을 받더라도 새로운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는 대규모 숙청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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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세계 평화의 날(9월 21일)을 기념해 열리는 피스 바 페스티벌의 올해 행사는 ‘촛불’의 문명사적 의의를 성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세계예술과학아카데미(WAAS)’와 ‘세계시민사회단체연합(CoNGO)’이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 21일 오후엔 ‘벨벳과 촛불 이후: 자유, 시민 미래’를 주제로 원탁회의가 열렸다.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원탁회의에는 미카엘 관장 외에 리베르토 바우티스타 전 CoNGO 의장, 게리 제이콥스WAAS 최고경영자, 박영신 연세대 명예교수, 송재룡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사회를 맡은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하벨 전 대통령이 말한 ‘힘없는 자의 힘(power of the powerless)’이 실현된 것이고, ‘목소리 없는 이들의 목소리(voice of the voiceless)’가 들렸다는 게 촛불 광장이 지닌 매우 소중한 측면이다”고 말했다. 원로 사회학자인 박영신 연세대 교수는 “우리의 고민을 범세계 수준으로 확장해야 한다. 그래야만 촛불 혁명이 의미 있는 역사로서 기록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발언 요지.
 
▶리베르토 바우티스타 전 CoNGO 의장=시민사회 등의 비정부기구는 국가라는 범위를 넘어서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촛불집회나 벨벳 혁명에서 본 것처럼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의 연장선에서 대학의 역할도 중요하다. 중요한 건 사람들이 혁명과 시위를 역사적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혹시라도 새로운 정부가 시민을 또 배반하면 다시금 시민이 정의를 위해 촛불을 켤 수 있다.
 
▶게리 제이콥스 WAAS 최고경영자= 냉전 기간의 서독이 한국과 유사한 상황이었다. 소련의 위협을 받고 있었고 핵무기까지 배치됐다. 당시 서독은 딱히 어떤 일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서독이 한 일은 경제와 사회, 정치를 민주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었다. 서독의 이런 역동성이 동독에 압력을 가했다. 시민 사회의 역동성이야말로 가장 강력하고 매력적인 힘이다. 한국도 이 역동성을 살려나갈 가능성이 매우 큰 나라다.
 
▶송재룡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촛불이 계속 타오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정의를 향한 요구를 이어가야 한다. 이제 촛불 시민혁명은 지나갔다.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우리가 할 일은 대규모 운동으로서의 시민운동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주체적이고 참여의식이 있는 생활정치 무대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시민의식이 자리 잡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나친 시장 자본주의의 논리에 매몰돼 우리 삶이 진부해지거나 천박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규진 기자 choi.k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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