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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전통의 연고전, "시대 변화에 걸맞는 변화 필요"

2017 정기 고연전이 개막한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고연전 야구경기에서 고려대 응원단(왼쪽)과 연세대 응원단(오른쪽)이 열띤 응원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017 정기 고연전이 개막한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고연전 야구경기에서 고려대 응원단(왼쪽)과 연세대 응원단(오른쪽)이 열띤 응원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2, 23일 이틀간 연세대와 고려대의 정기 체육 교류전(이하 고연전)이 열렸다. 양교가 한 해씩 번갈아 주최하는데, 올해는 연세대가 주최해 공식 명칭이 고연전이다. 종목은 야구·농구·아이스하키·럭비·축구 등 5개다. 23일에 찾은 목동주경기장은 양교 학생과 동문의 응원으로 들썩였다.

 
양교 운동부에게 고연전은 ‘피 튀기는’ 경쟁의 장이다. 이날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최용수(연세대 90학번) 전 FC서울 감독은 “고연전은 ‘한 해의 농사’와 같다”고 말했다. 신재흠 연세대 축구부 감독도 “모든 초점이 고연전에 맞춰진다. 양교 감독과 선수들은 모두 고연전에 부담감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넣고 승리를 확정 지은 연세대 축구부 선수들이 서로를 부둥켜 안고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신 감독의 말을 뒷받침했다.
 
2017 정기 고연전이 개막한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고연전 야구경기에서 연세대 학생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2017 정기 고연전이 개막한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고연전 야구경기에서 연세대 학생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고연전은 1925년 양교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고려대)와 연희전문학교(연세대) 간의 정구대회가 시초다.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의 혼란으로 이어지지 못하다 65년부터 야구·농구·아이스하키·럭비·축구 5개 종목으로 굳어졌다. 올해 고연전은 52주년이지만 불발된 해를 제외하면 47회째다.

 
2017 정기 고연전이 개막한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고연전 야구 경기에서 고려대 학생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2017 정기 고연전이 개막한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고연전 야구 경기에서 고려대 학생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80년대를 거쳐 90년대 초반까지 고연전은 전 국민의 관심을 끌만큼 인기가 좋았다. 당시 농구에서는 이상민·우지원·서장훈(이상 연세대)과 현주엽·전희철·양희승(이상 고려대) 등의 스타플레이어가 활약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대학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점점 줄었고, 지금은 양교의 행사로 축소됐다. 

 
양교 간의 지나친 라이벌 의식이 부각되면서 ‘시대착오적인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과열이 부른 부작용도 있었다. 이번 고연전을 앞두고 양교 합동응원전에서 벌어진 폭행 사태가 대표적이다. 고려대 응원단과 연세대 기수단의 동선이 겹쳤는데, 서로 양보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2017 정기 고연전 축구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연세대 축구부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하준호 기자

2017 정기 고연전 축구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연세대 축구부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하준호 기자

고연전을 엘리트 체육 중심이 아닌 순수한 아마추어 체육 교류의 장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가고 있다. 엘리트 체육 교육으로 체육특기생 입시가 비리로 얼룩지고, 매년 지나친 경쟁심으로 승패에 연연해 하면서 친선과 화합이라는 고연전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올해는 고연전마다 있었던 아마추어 동아리팀간 경기 중 야구 경기가 취소되면서 일반 학생들의 불만을 샀다.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프로구단 두산과 LG측에서 잔디 훼손 문제로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양교 총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5개 종목으로 이뤄진 기존의 고연전에서 아마추어리즘을 부각시킨 고연제(연고제)로 명칭과 내용을 바꾸고 종목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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