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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참수ㆍ군사공격 기미 보이면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참수나 군사적 공격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외무상, 유엔총회 기조연설
트럼프 인신공격으로 연설포문
제재따른 피해조사위원회 설치

이 외무상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대북 선제 타격 조짐을 보일 경우 미국은 물론 그 주변국에 대해 먼저 핵ㆍ미사일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 등에 대해 정면 대응을 한 것이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자신 명의의 첫 성명을 통해 밝힌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와도 궤를 같이 한다.
 
핵무장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고 미국을 비난하는 등의 전체적인 흐름은 지난해 기조연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북미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과 ‘완전 파괴’에 대한 초강경 대응, 그리고 계속되는 경제제재에 대한 부당성을 부각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지난해 이 외무상은 15분의 연설시간을 준수했지만 올해는 이보다 긴 22분 정도를 소비했다.
 
이 외무상은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연설의 초반부를 끌어갔다. 그는 총회장 연단에 오르자마자 “4일 전 신성한 유엔회의장을 어지럽힌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의 연설을 논평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려고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망발과 폭언을 늘어놨기에 나도 같은 말투로 대답하는 게 응당하다”고 인신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 외무상은 “트럼프는 자기의 망언으로 취임 8개월 만에 백악관을 수판알 소리 요란한 장마당으로 만들었고 유엔 무대까지 돈과 칼부림밖에 모르는 깡패들의 난무장으로 만들려 했다”면서 “권모술수를 가리지 않고 한 생을 늙어온 투전꾼이 미국 핵 단추를 쥐고 있는 위험천만한 현실이 국제평화에 최대 위협”이라고 원색적으로 공격했다. 이 외무상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미국인들에게마저 고통만을 불러오는 최고통사령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짓말의 왕초’, ‘악통령’(악의 대통령)이라고도 지칭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로켓맨’ 발언도 도마위에 올랐다. “트럼프는 상식과 정서가 온전치 못한 데로부터 우리 국가의 최고 존엄을 로켓과 결부해 모독하려 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하여 그는 전체 미국땅이 우리 로켓의 방문을 더더욱 피할 수 없게 만드는 만회할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다”면서 “자살공격을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트럼프”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충수’를 경고했다. 그는 “이 공격 때문에 미국땅의 무고한 생명들이 화를 입는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트럼프의 책임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로서는 자기 입에서 무슨 말이 나가는지 몰랐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반드시 트럼프로 하여금 그가 한 말 이상의 후과, 그가 책임지려야 도저히 책임질 수 없을 정도의 후과가 치러지도록 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중인 이용호 북한 외무상. [사진 유엔 WEB TV 캡처]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중인 이용호 북한 외무상. [사진 유엔 WEB TV 캡처]

 
핵무장의 당위성 설파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빠지지않는 메뉴였다. 이 외무상은 “폭제의 핵은 정의의 ‘핵 마치’로 내려쳐 다스려야 한다는 ‘철리’만이 성립될 수 있다”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핵 억제력을 보유하게 된 것은 바로 이 ‘철리’에 따라 최후의 선택으로 취한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라고 말했다.  
“미국의 반공화국 군사 행동에 가담하지 않는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절대로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핵무기로 위협할 의사가 없다”며 미국에 반대하는 세력을 규합하려는 발언은 지난해와 같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잇따라 내놓는 제재결의안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밝혔다. 이 외무상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반항한다고 피해자에게 제재를 가하는 만고의 부정의가 버젓이 유엔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다”면서 “우리의 국가 핵무력은 철두철미 미국의 핵위협을 끝장내고 미국의 군사적 침공을 막기 위한 전쟁 억제력이며, 최종목표는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무상은 지난해 기조연설에서 “우리보다 먼저 (핵무장을) 시작한 다른 나라가 안보리에서 문제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어떤 권한과 근거로 금지교리를 채택하는가”라며 “핵과 탄도 로켓 활동이 위협된다는 법률적 근거는 유엔 헌장에도, 국제법에도 명시된 게 없다”고 비슷한 논리로 얘기한 바 있다.
 
제재와 관련해 올해 달라진 사항은 국가적으로 ‘피해조사위원회’를 설치했다는 점이다. 이 외무상은  “공화국에 가해진 반인륜적이고 야만적인 제재로 인하여 나라의 평화적인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입은 피해, 무고한 녀성들과 아이들, 로인들을 포함한 전체 우리 인민이 당한 피해를 계산하게 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며 “제재압박이 한계점에 이르러 끝내 통제불능의 상태로 넘어갈 경우 그 책임을 따지는데 위원회의 조사결과가 중요하게 거론될 것”이라고 일종의 경고장을 날렸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의 외무상이 ‘자살공격을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트럼프’라고 선언하던 날 미국이 폭격기를 북한 해상에 띄웠다”고 전했고, AP 통신은 “북한은 트럼프의 (김정은에 대한) 모욕이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을 더욱 확실하게 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 외무상은 기조연설 직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비공개로 면담했다. 30분간 이어진 면담에서 구테흐스 총장이 이 외무상에게 한반도 긴장 고조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정치적 해법을 강조했다고 유엔측은 밝혔다. 이에 대한 이 외무상의 답변은 알려지지 않았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https://gadebate.un.org/en/72/democratic-peoples-republic-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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