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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초강력 대북제재 카드 ‘세컨더리 보이콧’ 꺼낸 미국

미국이 마침내 역대 최강의 대북제재 카드를 꺼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제 유엔 총회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의 모두 발언에서 “북한과 거래하는 개인과 기업, 금융회사를 제재하는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북한을 상대하는 제3국의 개인과 기업을 포괄적으로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시행을 선언한 것이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2010년 이란에 이어 두 번째다. 그 성패에 따라 북핵 사태가 큰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어서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이 밝힌 세컨더리 보이콧의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북한과 금융거래를 하는 제3국의 어떤 금융기관도 미국 금융망 접근이 차단될 수 있다. 북한에 들른 제3국 선박과 항공기는 180일간 미국에 갈 수 없다. 또 상당 수준의 상품이나 서비스, 기술을 거래한 개인이나 기관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북한의 돈줄을 죄고 대북 봉쇄도 서슴지 않겠다는 것이다. 북한과 거래하는 것만으로도 제재할 수 있는 역사상 최고 수준이다. 이틀 전 “필요하다면 북한을 완전 파괴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북한으로선 버티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과 북한 중 양자택일하라는 미국의 최후통첩에 북한을 선택할 나라는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동안 북한의 버팀목이었던 중국도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게 됐다. 북한 기업의 90% 가까이가 중국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등 북한과 거래하는 개인이나 기업 대부분이 중국계라 이번 조치의 사실상 타깃이 중국이란 말까지 나온다.
 
다음달 중순 19차 당대회를 앞둔 중국은 전날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한 데 이은 또 하나의 충격이다. 제조업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취약한 금융 부문에서의 국제적 위상 하락은 집권 2기 출범을 앞둔 시진핑의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이다. 중국은 일단 미국에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일선 은행들에 북한과의 신규 거래 중단을 통보한 게 그런 예다. 중국과 금융전쟁도 불사하며 대북 압박에 나선 미국의 예봉은 우선 피하자는 모양새다.
 
중국은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에 적극 동참해 이번 기회를 북핵 해결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동북아의 화근인 북한의 핵개발 야욕을 저지할 수 있다. 더 이상 미적지근한 태도로 제재의 빈틈을 허용하면 안 된다. 우리 정부도 독자적인 대북 압박 조치를 더욱 고민해야 한다. 한반도에서 전쟁과 같은 최악의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현재 국제사회가 취할 수 있는 건 최고 강도의 대북제재며, 당사자인 우리가 여기에 앞장서지 못할망정 예외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인도적 지원 등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단합된 제재를 더는 견디지 못하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때 이뤄져도 늦지 않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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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