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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정보 ㎝ 단위 정밀하게 교신” 자율주행 버스, 이달부터 다닌다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Viva Technology)’ 박람회장. 프랑스 벤처기업 ‘나비야’가 만든 자율주행 버스 ‘아르메’가 한창 시연 중이었다. 최대 15명까지 탈 수 있는 실내 공간엔 운전기사는 물론 운전대도 없었다. 터치스크린으로 운행 코스를 지정하고 출발 버튼을 누르자 버스는 시속 20㎞(최고 속도 40㎞)로 전진했다. 버스 앞으로 사람이 지나가자 곧바로 브레이크가 작동하며 경적이 울렸다. 이 버스는 파리는 물론 프랑스 리옹과 스위스 시옹, 호주 퍼스, 카타르 도하 등지에서 트램 정거장 이동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프랑스처럼 한국에서도 자율주행 버스를 타고 출근하게 될 날이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 KT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 버스 임시 운행 허가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이달부터 일반도로에서도 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버스 제조사가 아닌 이동통신사가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 버스를 개발하게 된 것은 관제소 통신기술에 의지해 움직이는 특성 때문이다.
 
버스는 정해진 경로로만 다니기 때문에 관제소 통신 범위를 벗어난 곳까지 이동할 필요가 없다. 자율주행 승용차는 고속도로는 물론 좁은 골목길 등 난생처음 접하는 도로에서도 사람처럼 운전할 수 있는 고도의 인공지능(AI)과 센서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버스의 경우에는 정교한 통신기술만 잘 활용하면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
 
KT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자율주행 버스는 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해 사물을 파악하는 장치)·카메라 등 기존 센서 외에 센티미터(cm) 단위의 정밀 위치정보를 교신하는 KT 무선통신망이 활용된다”고 밝혔다.
 
프랑스 나비야나 이지마일, 네덜란드 투겟데어 등 선진국의 자율주행 버스가 운행하는 방식도 이와 비슷하다. 유럽에선 이미 대학 캠퍼스나 공장·발전소·신도시·공항 등 비교적 단순한 경로를 이동하는 수단으로 자율주행 버스가 활용된다. 프랑스 운송회사 트랜스데브는 프랑스 시보 원자력발전소, 네덜란드 로테르담 비즈니스파크와 지하철역 연결 경로 등에 자율주행 버스 운행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 회사가 운용하는 자율주행 버스의 하루 평균 탑승객만 3000여 명에 달한다.
 
유럽에서는 자율주행 버스 전문 제작사, 운송회사, 전문 투자사 등도 생겨나고 있다. 2014년 사업을 시작한 나비야는 지난해 10월 프랑스 벤처캐피털로부터 3000만 유로(약 408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한국은 자율주행 버스 생태계가 없다시피 하다. 이 때문에 개발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전문 자율주행 버스 제작사가 없다 보니 전자식 제어가 불가능한 기존 마을버스를 뜯어고쳐야 했다. 또 승용차보다 차체가 크다 보니 장애물 탐지센서 위치가 높아 주변 사물을 정확히 인지하도록 제작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KT는 2015년부터 서울대·언맨드솔루션 등과 협력해 자율주행 승용차를 개발했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버스 개발에 도전해 왔다.
 
KT는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경기장 내 운송수단으로 자율주행 버스를 시험 운행한 뒤 상용화 작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전홍범 KT 인프라연구소장은 “자율주행 버스는 통신과 차량기술 간 융합으로 더욱 안전한 운행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다양한 파트너와 기술 개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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