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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논란 94세 ‘로레알 상속녀’ 45조 유산 남기고 …

타계한 릴리안 베탕쿠르(왼쪽)와 그의 외동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 [사진 셀레브리티닷컴]

타계한 릴리안 베탕쿠르(왼쪽)와 그의 외동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 [사진 셀레브리티닷컴]

프랑스 화장품 회사 로레알의 상속녀이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이었던 릴리안 베탕쿠르가 21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94세. 그의 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는 이날 “어머니가 파리에서 평화롭게 영면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베탕쿠르는 지난해 포브스 집계에서 자산 395억 달러(약 44조8000억원)로 전 세계 14위 부호로 평가됐다. 여성 가운데선 1위였다. 재산 대부분은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 로레알의 창립자인 아버지 외젠 슈엘러에게서 물려받았다.
 
막대한 재산만큼이나 베탕쿠르를 유명하게 한 것은 말년의 소송 스캔들이다. 2011년 딸 프랑수아즈는 자신의 모친이 치매 증상이 있으니 재산권 행사에 대해 후견인 보호권을 둬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프랑스 법원은 “베탕쿠르가 혼합형 치매, 상당히 진행된 알츠하이머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딸의 손을 들어 줬다. 베탕쿠르는 이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딸에게 “무덤 속에서도 저주하겠다”는 모진 말을 퍼붓기도 했다.
 
일각에선 “재산을 노린 딸이 어머니를 치매로 몰아갔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베탕쿠르의 정신상태를 의심해 볼 만한 일들이 벌어졌다. 대표적으로 유명 사진작가 프랑수아-마리 바니에에 대한 도가 넘는 후원이다. 베탕쿠르는 1987년 자신의 잡지 사진을 찍은 계기로 인연을 맺게 된 바니에의 후원자를 자처하면서 400만 유로(약 49억원)가 넘는 돈을 증여했다. 의문스러운 수천억원대 생명보험 계약이 확인되기도 했다.
 
2007년 프랑수아즈는 고령인 데다 치매 증세가 있는 어머니를 이용해 돈을 챙긴다며 바니에를 고소했다. 재판 과정에서 베탕쿠르의 기억력이 온전치 않음이 확인되는 증거들이 나왔다. 베탕쿠르는 자신이 바니에에게 준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바니에에게 가문의 전 재산을 상속한다는 얼토당토않은 소리까지 했다. 바니에가 후원금 등을 핑계로 베탕쿠르로부터 챙긴 돈이 8억2000만 유로(약 1조1000억원)가 넘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수사 과정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최측근이 물러나는 등 정치권으로 불똥이 튀기도 했다.
 
당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소송은 그해 말 합의로 종료됐지만 프랑수아즈는 다시 후견인 소송을 냈다. 이 소송에서 공식적으로 ‘치매’ 판정을 받은 베탕쿠르는 2012년 로레알 이사회에서 물러나고 다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베탕쿠르는 1950년 우파 정치인 앙드레 베탕쿠르와 결혼했고, 2007년 세상을 떠난 남편과의 사이에는 무남독녀 프랑수아즈뿐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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