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권혁재 사진전문기자의 Behind & Beyond] 시련에 무릎 꿇지 않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
 
그는 세계 최고 종합격투기 단체인 UFC의 페더급 파이터다.
 
한국인 최초로 UFC 타이틀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런 그를 지난 8월 27일 TV에서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가 선수로 나선 경기가 아니었다.
 
이른바 ‘세기의 수퍼매치’로 불렸던 대결,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UFC 두 체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의 복싱경기,
 
그 경기의 해설위원이 바로 그였다.
 
처음엔 해설위원으로 앉아 있는 그를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
 
그가 생방송의 해설위원이라는 게 적에도 내겐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그가 내게 했던 이야기를 기억하기에 더 그랬다.
 
“약골에다 너무 내성적이었습니다. 누구에게 말도 못했을 정도입니다.
 
혼자서는 자장면 한 그릇조차 못 시켜 먹었습니다.
 
보다 못한 이모가 제 손을 끌고 합기도 도장을 찾은 게 중학교 2학년 때입니다.”
 
2012년 그의 사진을 찍으려 만난 자리였다.
 
사진을 찍기 전에 그에게 어릴 적 콤플렉스가 무엇이었냐고 물었다.
 
그때의 답이 이랬었다.
 
게다가 답을 하면서도 그의 시선은 테이블에 고정되어 있었다.
 
유난히 수줍어했다.
 
당시 그의 별명이 ‘코리안 좀비’였다.
 
맞고 맞아도 전진하고, 쓰러질 듯하다가도 다시 일어서는 게 그의 경기 스타일이었다.
 
그의 경기 전, 도박사들은 매번 그의 패배를 점쳤다.
 
이는 경기마다 도전이었다는 의미였다.
 
그런데도 그는 그만의 스타일로 계속 승리했다.
 
끝내 포기하지 않고 결국엔 승리를 거머쥐는 그를 두고
 
세계 격투기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 코리안 좀비였다.
 
사실, 코리안 좀비의 모습을 사진 찍으려 만난 자리였다.
 
그런데, 코리안 좀비는 온데간데없고 웬 순박한 청년이 눈앞에 있는 듯했다.
 
별명이 맘에 드는지 그에게 물었다.
 
“운동이 저의 모든 것을 다 바꾸었습니다. 이젠 맞으면 맞을수록 승부욕이 끓습니다.”
 
이 말을 하면서야 그가 내 눈을 마주보았다.
 
서로의 눈빛이 마주친 찰나, 코리안 좀비의 눈빛이 보였다.
 
그 다음해였다.
 
그는 종합격투기 최강자로 군림하던 조제 알도와 UFC 타이틀전을 벌였다.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접전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서로의 주먹이 엇갈리면서 그의 오른쪽 어깨가 탈구되었다.
 
TV 화면으로도 불쑥 솟은 그의 오른쪽 어깨가 확연히 보였다.
 
그다음 순간 그는 왼손으로 빠져 나온 어깨를 집어 넣으려 애썼다.
 
그건 투혼이었다.
 
그렇게 부상으로 패배하면서도 코리안 좀비의 투혼을 보여 준 게다.
 
올 2월 거의 4년 만에 그가 종합격투기 무대에 돌아왔다.
 
4년 만의 복귀 전, 화끈한 KO승을 거두었다.
 
코리안 좀비의 귀환이었다.
 
하지만 올 6월, 또다시 그의 부상소식이 들려왔다.
 
7월 경기를 준비하다가 무릎십자인대가 파열되었다는 소식이었다.
 
금년엔 더 이상 경기에 나설 수 없다고 했다.
 
또 다시 수술과 재활이다.
 
그래도 그는 다시 옥타곤에 설 것이라 믿는다.
 
그의 별명인 코리안 좀비처럼….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