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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빵집 본사 ‘제빵사 직접 고용’ 발등의 불

고용노동부가 국내 최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의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빵사를 불법파견으로 판정했다. 이에 따라 전국 3396개 가맹점에서 일하는 5300여 명의 제빵사를 파리바게뜨 본사가 직접 고용하도록 시정지시를 내렸다.
 

고용부 “파리바게뜨 인력파견 불법”
전국 가맹점 5300명 직접고용 지시
SPC “업체 영세해 변형 운영” 반발
가맹점도 “직접 고용은 자율권 침해”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는 “법률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라며 정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21일 파리바게뜨 본사와 제빵사를 공급하는 11개 협력업체, 가맹점과 직영점 56개소를 상대로 벌인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근로감독은 7월 11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50여일간 진행됐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고용부는 “파리바게뜨가 가맹점에 근무하는 제빵사를 불법파견으로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며 “제빵사 5378명을 본사가 직접 고용하도록 시정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처벌과 함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또 제빵사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등 110억1700만원도 조속히 지급하도록 지시했다.
 
고용부는 불법파견 판정이유로 “본사가 제빵사 채용기준과 임금·평가·승진 등에 관한 기준을 마련해 시행했다”고 밝혔다.
 
예컨대 판매할 빵이 소진되면 가맹점주는 도급업체에 “매장에서 일하는 제빵사에게 빵을 더 만들도록 지시해달라”고 요청하고, 도급업체가 지휘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파리바게뜨가 인력운용과 관련된 기준을 만들어 적용한 점 자체가 사용사업주 역할을 한 것이라는 게 고용부의 해석이다. SPC는 “고용부의 조치를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SPC 한 임원은 “협력업체 대부분이 영세해 인력 운용 기준이나 원칙을 수립하지 못할 정도”라며 “경영상 참고할 수 있는 공유 기준을 제시한 것일 뿐 강제조항이 아니며, 실제로 협력업체는 그 기준을 사정에 맞게 변형해 적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가맹사업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에도 가맹본부의 준수사항을 본사가 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치열한 법적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계약관계다. SPC는 가맹점주와 계약을 맺고 있다. 가맹점은 제빵사를 공급하는 협력업체와 도급계약을 맺어 인력을 파견받는다. SPC와 인력을 파견하는 협력업체 사이에는 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가맹사업법에 따라 SPC와 협력업체 사이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또 파견법에 따르면 파견된 근로자는 사용사업주를 위해 일한다. 파리바게뜨의 경우 제빵사는 가맹점에서 일하며, 가맹점의 매출과 이익을 올리기 위해 일한다. SPC는 계약에 따라 반죽과 같은 제품 구매금액만 가맹점주로부터 받을 뿐 가맹점의 매출에 관여하지 않는다. 매장 운영에 따른 과실을 점주가 가져간다.
 
이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파견 사용사업주는 가맹점주가 되는 셈이다. 불법파견 결정이 내려지면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는 곳은 본사가 아니라 가맹점주가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일부 가맹점은 협력업체로부터 파견을 받지 않고 직접 인력을 확보해 운영한다. 이에 대해 고용부 임영미 고용차별개선과장은 “법원 판례를 보면 현대차는 1차 협력업체와는 계약을 맺었지만 2차 협력업체와는 계약관계가 없었다. 그런데도 법원은 2차 협력업체 직원을 현대차의 불법파견으로 보고, 직접 고용하도록 판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법파견 판결이 난 현대차의 2차 협력업체 직원은 현대차 공장에 사내하청으로 파견돼 공장 안에서 일했다. 하청 근로자의 작업에 따른 과실은 현대차가 챙겼다. 독립 운영되는 파리바게뜨 가맹점과는 법리 토대가 다른 셈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불법파견이 성립하려면 도급업체가 실체가 없는 업체이거나 파견된 인력이 해당 회사의 사업장에서 그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데 이번 사안에선 가맹점주와 도급업체 간의 이익 및 계약관계만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용부가 법에도 없고 실체도 없는 계약관계(본사와 협력업체)를 임의로 만들어 불법파견으로 본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도 반발하고 있다. 한 가맹점주는 “현재는 상권에 따라 빵의 생산량과 시간조정을 가맹점주가 결정하는 데 본사 직원을 고용해서 운영하라고 하면 사업주의 자율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전영선 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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