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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사냥꾼' 왕치산에 추풍낙엽처럼 숙청된 거물들

왕치산 중앙기율위 서기. [중앙포토]

왕치산 중앙기율위 서기. [중앙포토]

 오는 10월 퇴임이 확정됐다고 보도된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지난 2012년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과 함께 등장해 시 주석의 권력 장악에 방해가 되는 공산당 거물급 인사들을 차례로 숙청했다.
 
거물급 부패 관료 숙청을 '호랑이 사냥(打老虎)'이라 부르는 시진핑 체제에서 부패 사범의 숙청을 주도한 왕 서기는 공산당의 '호랑이 사냥꾼'으로 악명 높았다. 기율위 측에 따르면 지난 4년여동안 총 200여명의 고위간부가 중앙기율위의 조사를 받았다.
 
왕 서기의 반부패 사정에 대한 내외부의 평가는 엇갈린다. 중국 공산당은 왕 서기가 "청렴결백한 포청천"이라고 칭송했지만,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왕 서기를 "공포를 무기로 휘두르는 악마"라고 지칭했다.      
 
2015년 6월 11일 중국 톈진시 제1중급인민법원에 선 저우융캉 전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장. CCTV 등은 이날 저우에게 수뢰와 직권남용 및 국가기밀 고의누설 등 혐의로 무기징역형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는 항소를 포기해 형량이 확정됐다. [CC TV 캡처]

2015년 6월 11일 중국 톈진시 제1중급인민법원에 선 저우융캉 전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장. CCTV 등은 이날 저우에게 수뢰와 직권남용 및 국가기밀 고의누설 등 혐의로 무기징역형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는 항소를 포기해 형량이 확정됐다. [CC TV 캡처]

왕 서기의 첫 대형 희생양은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다. 중국 공산당 역사상 전직 상무위원이 부패 혐의로 처벌받은 최초의 사례다. 저우는 중국 경찰을 통솔하는 공안부장을 거쳐 중국 사법 당국의 법 집행을 총괄하는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역임한 당의 핵심 인물이었다.
 
왕 서기는 2012년 말 기율위 서기로 취임하자마자 그해 은퇴한 저우를 겨냥했다. 이듬해엔 저우 측근들의 여권을 몰수하고 24시간 감시에 들어갔으며, 미국에 있던 저우의 아들 저우빈(周斌)을 잡아와 베이징에 가택연금하며 저우의 숨통을 조였다.
 
이후 2년여에 걸친 수사 끝에 2014년 12월 저우는 뇌물수수 및 기밀유출 등의 혐의로 공산당 당적을 박탈당하고 체포됐다. 이듬해 6월 법원은 저우에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저우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사법과 공안을 장악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저우가 결국 또다른 권력자의 손에 정치 생명을 마감한 것이다.
 
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중앙포토]

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중앙포토]

왕 서기는 무풍지대였던 군부에도 사정 없이 사정의 칼날을 들이댔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시절 군권을 쥐락펴락한 두 명의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쉬차이허우(徐才厚)와 궈보슝(郭伯雄)도 각각 2014년과 2015년에 연이어 부패 혐의로 낙마했다.
궈보슝(郭伯雄·73)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궈보슝(郭伯雄·73)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군사위에서 국가 주석 다음 가는 서열로 직업 군인 중 최고위직인 부주석 두 명이 눈 깜짝할 새 나가 떨어지자 군에선 시 주석에 앞다퉈 충성을 맹세했다. 2015년엔 중국 인민해방군의 7대 군구(軍區) 수장들이 해방군보(解放軍報)를 통해 시 주석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듬해 시 주석이 7대 군구를 5대 전구(戰區)로 재편하고 집단군(군단급) 18개 중 5개를 해체하는 대대적인 군 개혁을 감행할 수 있었던 것은 왕 서기가 군부 반발의 싹을 철저히 잘라 놓은 덕분이었다.
 
링지화 전 공산당 통일전선부장.

링지화 전 공산당 통일전선부장.

현직 '호랑이'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왕 서기는 2014년 중국 공산당 3대 파벌 중 하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으로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 겸 공산당 통일전선부장을 맡고 있던 링지화(令計劃)를 숙청하는 데 성공했다. 링지화는 2014년 12월 부패 혐의로 체포된 후 거액의 뇌물수수 혐의 등이 인정돼 지난해 12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

'포스트 시진핑'으로 불리며 중국 정계의 차세대 선두주자로 꼽히던 쑨정차이(孫政才) 충칭(重慶)시 서기의 경질도 왕 서기의 작품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쑨은 시진핑 주석이 퇴임하는 2023년에 국가 주석이나 총리직을 차지할 것으로 점쳐지던 전도유망한 정치인이었다. 그랬던 그가 지난 7월 15일 전격 경질됐다. 
 

왕 서기는 쑨의 경질 3일 후 관영 언론 인민일보에 장문의 기고문을 싣고 기율위의 현장 순회 감찰 조직인 ‘순시조(巡視組)’의 업무와 성과를 소개하며 엄정한 당내 기율 확립을 강조했다. 
 
이에 올해 초부터 순시조로부터 보시라이(薄熙來) 전임 서기의 적폐 청산에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아 온 쑨이 해임된 배경엔 왕 서기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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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이 해임된 자리엔 시 주석의 핵심 측근인 천민얼(陳敏爾·57) 구이저우(貴州)성 서기가 기용됐다. 경질된 링 대신 통일전선부장 자리에 오른 쑨춘란(孫春蘭)에 이어, 왕 서기가 부패 혐의로 고위 공무원을 제거하면 그 빈 자리에 시 주석이 자신의 측근을 채워넣는 인사가 또다시 반복된 것이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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