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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쇼크’ 기아차, 잔업 전면 폐지…생산 연 13만 대 줄 듯

기아자동차가 잔업을 전면 중단한다. 주말특근 역시 축소한다. 통상임금 소송에 패소해 1조원을 감당해야 하는 기아차가 비용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차는 21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아차지부(기아차노조)에 “25일부터 잔업을 전면 중단하고 특근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소하리·화성·광주 등 3개 기아차 공장에는 같은 내용의 공고문도 부착했다.  
공식 명분은 근로자의 복지 향상과 정부 정책 부응이다. 기아차는 “노조가 그동안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초과근무 전면 폐지를 요구했고, 근로자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초과근무를 단축한다”고 설명했다. 또 근로시간 축소 정책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동조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게 기아차 설명이다.
차가 덜 팔리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 기아차는 판매대수가 하락하면서 생산량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 1~8월 기아차 판매대수(175만9130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190만7172대) 대비 7.8% 감소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는 초과근무 축소 결정이 지나치게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배경으로 통상임금 소송을 꼽는다. 법원은 지난달 31일 "기아차가 근로자에게 지급했던 상여금·중식대를 통상임금의 범위에 포함하라"며 "연장·야근근로수당을 재산정해 미지급분(4224억원)을 추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실제로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통상임금 소송 판결 직전 “(패소하면) 잔업·특근을 폐지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임금 판결로 기아차는 장부상 약 1조원에 이르는 손실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3분기 영업이익 적자가 불가피하다. 기아차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 이후에도 지금처럼 특근·잔업을 유지하면 수익성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했다”며 “인건비 부담을 최대한 줄여 보자는 일종의 자구책”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기아차는 당장 한국 공장 생산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잔업 전면 폐지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3개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은 4만1000대 감소한다는 게 기아차의 추산이다.
여기에 주말특근 폐지의 영향력은 빠져 있다. 주말특근은 월별 노사 협의가 필요한 데다 라인별로 특근일이 달라 감소대수 추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잔업 폐지로 3개 공장의 월 가동시간이 1800분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근 폐지로 인한 생산량 감소 규모는 4만3050(월 1회 특근 폐지 시)~8만6100대(월 2회 특근 폐지 시)로 추정된다. 초과근무 축소로 기아차 연간 생산대수가 최대 12만7100대 감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소송까지 벌인 기아차노조도 손해다. 특근·잔업이 줄면 손에 쥐는 실질임금 감소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잔업·특근은 정규 근로시간 시급의 1.5배를 지급한다. 일단 평일 잔업 축소로 1인당 임금이 연간 110만원 정도 감소한다. 주말특근도 비슷한 방식으로 계산하면 연 116만~462만원 준다. 매주 주말특근을 했다고 가정하면 월급이 최대 47만원 정도 줄어든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아차가 통상임금 판결에서 일부 패소하자 궁여지책으로 초과근로를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던 노조도 장기적으로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면 임금 총액이 하락해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기아차노조는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조가 승소하자마자 일방적으로 잔업·특근을 축소하는 행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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