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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안 먹고, 차 안 몰고…美 10대들이 달라졌어요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의 모습. [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의 모습.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술을 마시거나 차를 운전하는 등 종전까지 성인의 지표로 여겨지던 활동을 하는 10대 청소년의 비율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자립하기까지 과거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환경 속에서 안정을 우선시하고 책임은 미루려는 성향을 발달시켰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미국 심리학 학회지 아동발달(Child Development)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1976년에서 79년 사이 연애를 해본 고등학생들은 86%였으나 2010년에서 2015년 이 비율은 63%로 떨어졌다. 또 같은 기간 돈을 벌어 본 고등학생은 76%에서 55%로, 음주 경험이 있는 고등학생은 93%에서 67%로 줄었다. 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자료에선 성관계를 경험한 고등학생의 비율도 91년 54%에서 2015년 41%로 낮아졌다.
 

이 연구를 주도한 샌디에고주립대 심리학과의 진 트웬지 교수는 "이런 통계를 보고 요즘 애들이 옛날보다 조숙하다거나 게으르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보다 큰 흐름을 놓치게 된다"며 "청소년들이 이 같은 경험에 관심이 없는 것은 오늘날 사회에서 이런 활동을 일찍 경험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웬지는 "기대수명이 훨씬 낮고 대부분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던 100년 전쯤 청소년들의 가장 큰 목표는 생존이었다"며 "그런 환경에선 결혼을 일찍 계획하고 이를 위해 운전 기술을 습득하거나 어려서부터 돈을 버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 청소년들이 처한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 청소년 심리학자 대니엘 시겔은 "요즘 청소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까지 진학한 뒤에 나와서 인턴을 거쳐 취직하고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으려면 거의 20대 후반의 나이가 된다"며 "그런 환경 속에선 뇌도 그에 맞춰 (과거 청소년들과) 반응을 달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WP는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청소년들이 대학 졸업 후 취업하기까지 연애나 운전 등 책임을 요하는 활동은 최대한 유예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시겔은 "요즘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선 가까운 친구들과의 관계에 안주하고 임신, 성병 등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는 활동은 가까이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널리 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샌후안섬에 거주하는 키아라 파워(15)는 WP에 "나는 연애나 운전, 알바, 음주에 관심이 없다. 치솟는 대학 등록금 때문에 밤에도 잠을 못 잘 지경"이라며 "평생 벗어나지 못할 학자금에 대한 악몽을 꾼다. 결국 노숙자가 될 것 같아서 두렵다"고 토로했다. 파워는 쉬는 날도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길 좋아한다고 WP는 전했다. 과거의 10대 청소년들에게선 찾아보기 어려웠던 성향이다.
 
파워의 모친인 페넬로피 해즈큐(45)는 "아이가 집에 있으니 임신을 하거나 마약을 하는 등의 위험한 행동을 할 걱정이 없어서 안심"이라면서도 "한편으론 아이가 그런 행동에서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교훈을 놓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어느 정도 위험을 수반한 경험을 겪는 것이 성인이 돼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스테파니 쿤츠 현대가족위원회(CCF) 연구이사는 "요즘 청소년들은 과거보다 자신의 행동이 불러올 결과에 더욱 민감하다"고 말했다. 쿤츠는 이어 "요즘 청소년들은 보다 더 자신감에 찼던 과거 세대처럼 결과를 생각지 않는 무모한 행동을 잘 하려 들지 않는다. 평화 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둔다든지 하는 결정은 요즘 청소년들에게서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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