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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석탄 정책’ 맞춘 ‘화력발전→LNG발전’ 전환 논란

석탄 화력발전소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방침에 사업자· 지역민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기회비용과 편익은 따져보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이 천명한 ‘탈석탄’ 기조에 맞춰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21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LNG 전환 대상 석탄발전 사업은 강원 고성ㆍ강릉ㆍ삼척, 충남 당진ㆍ서천 등 5개 지역 9개 발전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는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따라 건설 중인 이들을 LNG발전으로 전환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은 추가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뜨거운 감자’는 아직까지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포스코에너지의 ‘삼척 포스파워 1ㆍ2호기’와 SK가스 등의 ‘당진 에코파워 1ㆍ2호기’다. 삼척 석탄발전의 공사계획 인가 시한은 애초 2016년 말이었으나 계속 기한이 연장되고 있다. 당진 석탄발전도 환경영향평가를 마친 뒤 지난 4월 전원개발사업 추진위원회로부터 심의ㆍ의결을 마쳤지만 아직 산업부의 승인ㆍ고시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착공 인허가권을 무기로 전환을 압박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크다. 포스코에너지는 각종 설계와 장비 계약ㆍ용역 등으로 지금까지 쓴 돈이 5609억원에 이르며, SK가스 등도 4132억원을 석탄 발전에 투자했다. 정부의 주문대로 LNG발전으로 전환하면 이 비용을 고스란히 날릴뿐더러, 추가 건설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 135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고,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SK가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886억원이었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당초 계획했던 시점에 가동하지 못하면 그만큼 기회비용을 날리는 것이고, 최악의 경우 건립이 무산되면 거액의 손상차손이 발생한다”며 “정부는 사업 전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존 투자금을 어찌할 지에 대해선 아무런 대책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새로 짓는 석탄발전소는 세계 최고 수준의 탈황ㆍ집진시설을 갖췄다고 주장한다. 노후 석탄발전소와 비교하면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20~30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입지문제도 고려해야한다. 석탄발전소는 운반 비용 및 환경문제로 주로 해안가 등 외곽에 세운다. 반면 LNG발전소는 가스 배관이 잘 깔려 있는 도시 인근에 건설된다. 이 기준대로라면 삼척ㆍ당진은 경제성이 떨어진다.
 
지역 주민도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다. 최근 삼척시민 800여 명은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갖고 "발전소 부지가 방치돼 비산 먼지, 석회석 침출수 등으로 주민 피해가 크다"며 "삼척시민 97%가 찬성한 화력발전소 건설이 조속히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진에서도 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석탄발전소 건설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과거 정부가 세운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기업이 투자한 사업을 정권이 바뀌었다고 뒤집게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윤원철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기본적으로 에너지 정책은 20~30년을 내다보고 결정짓는 사안”이라며 “정권 교체때마다 정책을 선회하면 기업들의 투자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산업부는 기업의 자율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새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맞춰 강제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다”라며 “신규 석탄발전의 오염물질이 크게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LNG 발전에 비하면 많다”라고 강조했다.
 
현 정부의 '탈석탄' 추진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담당 교수는 “화력발전은 악이고, 신재생에너지는 선이라는 이분적법인 구조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며 “여러 에너지 자원을 어떻게 적절하게 배분해 사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라고 조언했다.
 
손해용ㆍ김유경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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