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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치이는 철강업계, 베트남·인도네시아로… 신흥시장으로 눈돌려

국내 철강업계가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미국·중국이 수입 장벽을 높이는 데 따른 대응책이다.
 
세아제강은 7월 베트남 동나이성에 공장용지를 매입하고 3분기 중에 설비를 증설한다. 연산 7만5000t 규모다. 이로써 세아제강의 베트남 생산능력은 34만5000t으로 불어나게 된다. 현대제철도 최근 현지 기업과 앞으로 1년간 5만t의 형강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고, 동국제강은 베트남에 '해외코일센터'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 철강기업들이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전국적으로 대규모 인프라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인 BMI리서치는 베트남의 건설 시장 규모가 올해 130억 달러(약 14조원)로, 전년보다 9.7%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비롯해 베트남 정부가 호치민·하노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도로·철도·공항 현대화 프로젝트에도 144억 달러가 투입된다. 베트남은 철강 자급률이 낮고, 열연강판·아연도강판 등 제품의 한국 의존도가 높아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현재 베트남의 한국 철강 수입 비율은 12.2%로 3위다.
 
인도네시아 역시 기회의 땅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291억 달러, 내년 342억 달러를 인프라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올해 인도네시아의 철강제품 시장 규모는 179억 달러로 전년 대비 13억 달러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의 늘어나는 철강 수요를 국내에서 뒷받침하지 못해 전 세계로부터 수입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에 가장 공을 들이는 기업은 포스코다. 일찌감치 현재 국영 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과 합작 회사인 크라카타우포스코를 만들고 조강 생산을 늘려가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3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3월 면담을 갖는 등 현지 추가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
 
권 회장은 지난해 태국 공장을 설립하면서 "한국내에서 철강으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성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에 관심을 두고 투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의 신공장 증설과 발맞춰 지난해 멕시코에 스틸서비스센터(SSC, 강재가공센터)를 신설했다. 현대차의 충칭공장 수요에 대응할 목적으로 중경 SSC에도 투자를 늘렸다. 동국제강 역시 태국·인도·멕시코에 코일 제조·판매 체제를 구축했다.
 
국내 철강회사들이 동남아로 발을 넓히는 이유는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와 중국의 거친 추격 때문도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 기업에 대한 교역국의 수입규제는 총 187건(지난달 31일 기준)이다. 이 가운데 철강·금속 제품에 대한 규제가 86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 정부가 철강 기업에 지급하는 수출보조금이나 진흥기금이 부당지원이라며 반덤핑·상계관세를 내리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한국산 철강 제품의 81%에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 중이다. 이런 영향으로 한국의 철강제품 수출은 지난해 2893만2540 t으로 전년 대비 50만 t 가까이 떨어졌다.
 
코일철근(얇게 편 강판을 둥글게 말아놓은 것)의 경우 중국 철강기업들이 자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에 힘입어 생산량을 늘리는 바람에 가격이 t당 60만원 선에 정체돼 있다. 수익성 개선은 요원한 실정이다. 여기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의 악재도 기다리고 있어 국내 철강기업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동남아 등 신흥시장이 한국만의 오아시스는 아니라는 점이다. 허베이강철과 바오우강철 등 중국 대형철강사들이 최근 질적 고도화에 나서며 동남아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흥시장이 근본적 대안이 되기엔 어렵다는 얘기다.

 
베트남 정부가 수입산 철강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베트남은 올 들어 한국산 도금강판에도 반덤핑 과세 부과 및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KOTRA는 보고서에서 "미국은 물론 신흥국들로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회덤핑 방지 규정 신설 같은 새로운 통상규제 움직임에 주목하면서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무역제제 등의 압력을 피하기 위한 철강업계의 경쟁력 제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산업경쟁력연구본부장은 "대다수 국내 철강회사들은 남들도 팔 수 있는 제품을 싸게 양산해 수출하다 보니 중국과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한 것"이라며 "고품질·특화 상품 개발을 통한 제품 경쟁력 제고가 무역분쟁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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