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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자가당착…이란 핵합의 파기하면서 북핵 협상?

지난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연설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지난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연설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역대 최고 수위의 대북·대이란 경고를 쏟아냈지만 이를 통해 오히려 비핵화 합의의 딜레마가 확인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 때 이룬 이란 핵합의를 트럼프 정부가 뒤집는 불연속성을 보면서 북한이 과연 대미 핵협상에 나서겠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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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북한의 거듭된 도발을 경고하면서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지 않을 수 없다”고까지 선언했다. 반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같은 날 “우리는 국제적 절차를 통해 북한 상황을 다루고 있으며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중심으로 한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 트럼프의 엄포와 별도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노력 또한 계속하겠다는 뜻이다.
 
문제는 트럼프가 같은 연설에서 이란을 “부패한 독재정권”으로 규정하면서 오바마 정부 때 타결된 '이란 핵 합의'를 언급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이란 핵협상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가장 편파적인 거래이자 미국에 수치"라며 “그것(이란 핵 합의)이 결과적으로 핵 프로그램 건설을 위한 보호막을 제공한다면 그 합의를 지킬 수 없다"고 했다. 이란과 서방 간의 핵 합의를 먼저 파기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중앙포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중앙포토]

이에 대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0일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이 핵 합의를 파기하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맞섰다. 그는 “핵 합의가 국제정치의 '불량배 풋내기(rogue newcomer)'에 의해 파괴되면 대단한 유감”이라면서 "미국 관리들이 핵 합의에서 탈퇴해 이란을 압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전날 미국 NBC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은 핵 합의를 지키는데 미국은 철회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땐 "이란은 핵 합의를 더는 지키지 않고 새로운 길을 추구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이란 핵합의는 2015년 7월 미국 주도 하에 영국 · 프랑스 · 독일 · 중국 · 러시아 등 6개국과 이란이 체결한 것이다.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대신 이란에 가해졌던 각종 제재 조치를 해제하는 내용이었다. 2006년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란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고 국제사회가 전면적 압박을 가한 지 10년 만의 역사적 합의였다.  
 
이를 트럼프 정부가 손바닥 뒤집듯 뒤집는다면 북한으로선 반면교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북정책 및 핵 협상 전문가인 웬디 셔먼 전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은 “만약 미국이 이란 핵합의에서 발을 뺀다면 이는 미국의 신뢰를 추락시켜 대북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거의 불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5일 화성-12형 발사를 현지지도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화성-12형 발사 장면. 이전과 달리 발사차량에서 직접 쏘며 기동성을 높인 점이 눈에 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5일 화성-12형 발사를 현지지도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화성-12형 발사 장면. 이전과 달리 발사차량에서 직접 쏘며 기동성을 높인 점이 눈에 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게다가 이란과 달리 북한은 핵탄두 미사일로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한 상황에 근접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트럼프 정부의 북한 핵합의가 오바마 정부 때 이란 핵합의보다 훨씬 난제가 된다. NYT는 “일각에선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 핵동결이 최선의 시나리오라는 주장까지 나온다”면서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으로부터 이란 핵합의 비슷한 어떤 거라도 이끌어내면 역사적 돌파구가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연설로 인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더 하고 비핵화 합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서 얻은 메시지는 '그가 비핵화 합의를 존중하지 않을 것이므로 트럼프 대통령과 비핵화 합의를 하는 건 의미 없다'가 될 거라는 게 WP가 전한 전문가들의 우려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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