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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휘영청이라는 말

휘영청이라는 말
-이상국(1946~ )
 
휘영청이라는 말 그립다

 
어머니가 글을 몰라 어디다 적어놓지는 않았지만

누구 제삿날이나 되어
깨끗하게 소제한 하늘에 걸어놓던  
그 휘영청
 
내가 촌구석이 싫다고 부모 몰래 집 떠날 때

지붕위에 걸터앉아 짐승처럼 내려다보던
그 달
 
말 한마디 못해보고 떠나보낸 계집아이 입속처럼

아직도 붉디붉은,
 
오늘도 먼 길 걸어

이제는 제사도 없는 집으로 돌아오는데
마음의 타관 객지를 지나 떠오르는
저 휘영청
 
휘영청이라는 말

  
 
휘영청 달이 떠올라도 오래 바라보지 못하고 살았다. 고층 건물에 갇혀, 잡다한 일상사에 묶여 달을 바라보던 눈을 잃어버리고 살았다. 달을 바라보지 못하면서 휘영청이라는 말하고도 서먹서먹하게 지냈다. 휘영청이라는 말은 먼 나라의 언어가 되었다. 다가오는 추석에는 밤하늘의 휘영청을 만나자. 
 
<안도현·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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