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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B로 향하는 수사 … 국정원에 직접 지시 여부가 관건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당시 국정 총책임자인 대통령에게도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에 대해 법조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정원 적폐청산 TF의 수사 의뢰에 따라 검찰이 수사 중인 이명박 정부 국정원에 대한 주요 의혹은 ▶민간인 사이버 외곽팀(댓글부대) 활동 ▶‘박원순 제압’ 문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등 세 가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9일 이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했고, 지난 18일 블랙리스트 피해자 조사를 받은 배우 문성근씨 등도 이 전 대통령에게 민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 검찰은 20일 문씨와 김여진씨의 합성사진을 유포한 혐의(국정원법상 정치 관여, 명예훼손 등)로 국정원 전 심리전단 팀장 유모씨와 팀원 서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박원순 제압’ 활동과 관련해 직원들에게 지시하는 내용이 정리된 2011년 11월 18일의 ‘국정원 전(全) 부서장 회의’ 녹취록. 나경원의원이 ‘1억원 피부숍’ 의혹 때문에 선거에 졌다는 원 전 원장의 주장(위쪽)과 “왜 이렇게 열정이 없냐”고 직원들을 질책하는 내용이 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박원순 제압’ 활동과 관련해 직원들에게 지시하는 내용이 정리된 2011년 11월 18일의 ‘국정원 전(全) 부서장 회의’ 녹취록. 나경원의원이 ‘1억원 피부숍’ 의혹 때문에 선거에 졌다는 원 전 원장의 주장(위쪽)과 “왜 이렇게 열정이 없냐”고 직원들을 질책하는 내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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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쪽은 국정원 의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공모 공동정범 구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을 위해 최순실씨가 불법행위를 한 것처럼 원세훈(66) 전 원장이 유사한 역할을 했고, 이 전 대통령이 이를 지시했을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려면 원 전 원장의 역할을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는지가 밝혀져야 한다. 국정원 TF 관계자는 “원 전 원장이 이 전 대통령에게 ‘사이버 여론 조작’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따른 사찰·퇴출 활동을 보고했다는 정황과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국정 농단 사건에서는 블랙리스트 작성 관련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는 유죄 판결이,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는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공모와 지시를 둘러싼 실체적 진실을 가려내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얘기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이 원 전 원장으로부터 단순히 보고를 받고 국정원의 활동을 묵인·방조한 수준이라면 직권남용으로 처벌이 어렵다. 직무유기로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이 또한 모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 TF에 참석해 “박원순 제압 문건과 그 실행은 저 뿐 아니라 청년실업자에 대한 제압이었고 비정규직 노동자, 서울시 공무원을 넘어 서울시민을 향한 제압이었다”며 “권력을 남용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적폐는 청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원 전 원장이 국정원의 ‘박원순 제압’ 활동과 관련해 나경원 의원의 ‘1억원 피부숍 논란’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지시를 한 정황이 담긴 회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2011년 11월 18일자 ‘국정원 전(全) 부서장회의’ 녹취록에는 원 전 원장이 “나경원 후보가 여성 표는 10% 이기고 있었거든, 근데 결과는 7%인가 졌더라고. 진 게 1억 피부숍이에요. …1억 피부숍 하나 가지고 나가떨어지는데”라고 말하는 내용이 나온다. 나 의원은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6일 앞두고 ‘연회비 1억원에 이르는 피부과에 다닌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는 피부 관리를 필요로 하는 딸과 함께 9개월간 10차례에 걸쳐 550만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녹취록에는 원 전 원장이 “사실이 아닌 거 가지고도 나가떨어지는데 사실인 것도 싸워서… 악착같이 해가지고 그놈이 무너질 때까지 싸우라”고 말하는 내용도 나온다. 원 전 원장은 또 “이번에 B후보(박 시장)가 여권 후보였다면 학교 문제만 해도 이미 선거에 못 나왔을 거야, 그치?”라며 박 시장의 학력 관련 의혹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원 전 원장 측은 지난달 또 다른 부서장회의 발언록 보도와 관련해 “30명가량의 부서장과 한 시간 이상의 대화를 하는 사이에 원 전 원장이 얘기한 것을 적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부서장들의 말은 없이 원장 말만 적다 보니 맥락이 생략돼 의미가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윤호진·손국희·김준영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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