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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발언, 북에 치명적 타격 경고” “도발 억제 위한 것”

“회의장 전체에 싸한 바람이 부는 듯 느낌이 들었다. 정상들은 깜짝 놀랐고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왔다.”
 
유엔 한 외교관이 1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동맹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위협을 한 순간을 CNN방송에 이렇게 묘사했다. 90명의 국가원수를 포함한 190개국 대표단이 받은 충격이 그만큼 컸다는 뜻이다.
 
이에 중앙일보는 워싱턴의 한반도 외교·군사 전문가 6명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한 파괴(totally destroy)” 발언이 미국의 대북전략이 군사행동 중심으로 바뀌는 전환점인지에 대해 긴급 e메일 설문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6명 모두 “부적절한 발언이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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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런 강한 수위의 발언이 중국·러시아를 압박하는 수단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핵 개발의 정당성을 주장하도록 하는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할 경우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자세를 보인 것”이라면서 “궁극적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보라는 대북정책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자리에서 그런 발언은 미국의 핵심 국익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과 달리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미국신안보센터(CNAS) 패트릭 크로닌 소장은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면 김정은 정권에 치명적 타격을 가할 것이란 메시지”라고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도 “대통령이 바로 다음 ‘로켓맨이 자살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했기 때문에 김정은 정권이 서울을 장사정포로 파괴하겠다고 협박한 것을 포함해 전쟁을 시작하려는 것을 억지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베넷 연구원은 “미국은 냉전시대에도 핵 억제 차원에서 ‘확증파괴’를 통해 소련의 인구 가운데 25%를 사망하게 만들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전 국무부 부차관보)은 “‘로켓맨’ 등 트럼프 대통령의 거칠고 부적절한 언어 사용은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북한의 공격을 가정한 발언”이라며 “북한이 미국 본토와 동맹 방어 공약의 심각성을 오판하지 않는다면 그런 자살적 행동을 저지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평양의 핵무기 위협을 예방하기 위해 군사공격을 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오히려 북한은 미국과 동맹국뿐 아니라 모든 유엔 회원국에 위협이기 때문에 유엔이 보다 직접적으로 나서 달라는 촉구”라고 분석했다.
 
미국 언론은 유엔이란 무대의 세계 정상들 앞에서 북한 인구 2500만 명의 말살을 의미하는 호전적인 발언을 한 것은 미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란 데 주목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대통령이 2500만 명의 한 국가를 지도상에서 지워 버리겠다고 협박한 것은 지난달 ‘화염과 분노’와 차원이 다른 발언으로 다른 나라 지도자들조차 두려워하게 만드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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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