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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페북 라이브 토크쇼라면서 … ‘난임’ 댓글엔 눈감은 복지부 장관

19일 오후 5시 서울 강남 베스트웨스턴호텔 옥상정원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나타났다. 옥상에는 텐트·천막이 설치돼 있어 캠핑장을 떠올리게 했다. 여기에서 박 장관 취임 60일을 맞아 페이스북 라이브 토크쇼가 열렸다.
 
복지부는 보도자료에서 “장관이 국민에게 직접 인사하며 주요 정책의 추진 방향을 알리고 국민의 의견을 듣고 소통하기 위해 행사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라이브 행사가 행정부처 장관으로는 처음이란 자랑을 곁들였다.
 
무대에는 박 장관과 12명의 시민기자단이 자리를 잡았다. 개그우먼 송은이씨의 진행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송씨가 ‘박능후 장관은 ○○ 전문가다’라는 푯말을 들자 패널들이 손을 들었다. 한 패널이 “빈곤”이라고 답해 박수를 받았다. 박 장관의 취미(등산)를 맞히는 퀴즈가 이어졌다.
 
2부에선 패널이 내놓은 물건을 박 장관이 집으면 주인이 질문을 했다. 가령 치매 팔찌를 집자 주인이 “할머니가 치매 환자인데 치매국가책임제가 뭘 해주는 거냐”고 묻고 박 장관이 설명했다. 시민기자단은 복지부가 선정해서 관리하는 ‘따스아리 대학생 기자단’ ‘100인의 아빠단’ 소속이다. 말이 ‘시민’이지 복지부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시민이 궁금해하는 질문은 별로 없었다.
 
이러는 사이에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질문이 쌓였다. 시청자 120명이 1200여 개의 댓글을 올렸다. 가장 많은 댓글은 난임 지원 정책이었다.
 
한 여성이 “저출산 시대에 난임 부부를 위한 건보 적용 이야기 좀 해주세요”라고 요청했다. 다른 여성은 “이번 난임 대책(15일 발표)은 모두가 누릴 수 없습니다. 저희 의견도 한번 들어주세요”라고 질문했다. 여러 여성이 방송 시간 45분 내내 읍소했다. 다음달 시행하는 난임 치료 건강보험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건보를 적용할 때 만 44세 이하 여성으로, 체외수정 7회로 제한한 것에 항의했다.
 
박 장관은 방송 시작 25분이 지나서야 시청자 질문에 눈을 돌렸다. 궐련형 담배의 유해성, 아동수당을 설명했다. 난임 질문 중 하나를 선택하긴 했다. “난임 지원 정책이 10월부터 시행되나요”였다. 박 장관은 “시행할 것이고 난임 부부의 부담을 덜어서 저출산 해결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하나 마나 한 질문과 답변이었다.
 
한 난임 여성은 “왜 그런 것만 읽으시는 거예요. 저희 좀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지만 박 장관은 외면했다. 난임 건보를 제한한 이유를 설명하면 될 텐데 그러지 않았다. 시청자 댓글 답변은 3개로 끝이었다.
 
댓글창에는 난임 여성 시청자들의 원성이 가득 찼다. “이럴 거 같으면 왜 이런 행사를 했느냐”고 원망했다. 이날 행사에는 1000만원가량의 예산이 들어갔다. 국민과의 소통은 온데간데없고 ‘쇼통’으로 끝났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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