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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군부, 최규하 체포 뒤 신현확 대통령 추대하려 했다

‘TK(대구·경북)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고 신현확 전 국무총리가 대통령직 도전을 고민한 적이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관료의 최고위직에 올랐던 그가 대통령 출마를 저울질했던 건 아이러니하게도 그에게 대통령을 권했던 전두환 신군부의 권력장악을 막기 위해서였다.
 

신 전 총리 아들 『신현확의 증언』 출간
요청 거부하자 전두환 집권 박차

신 전 총리 사후 10년 만에 그의 회고록 『신현확의 증언』이 출간됐다. ‘아버지가 말하고 아들이 기록한 현대사의 결정적 순간들’ 이라는 부제에서 보이듯 신 전 총리가 생전에 남긴 육성을 아들 신철식 우호문화재단 이사장이 정리한 책이다.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 이사장은 “선친은 생전에 자서전 쓰는 것에 부정적이셨다”며 “그러나 좋은 이야기들이 역사에 묻혀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아버지와 말씀을 나누며 녹음해 뒀던 내용을 이제서야 책으로 엮어 내게 됐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 역시 선친의 뒤를 이어 수십 년간 경제관료로 일했고 국무조정실 정책조정차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다.
 
책에는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역사적 사실들이 기록됐다. 1987년 봄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당시 노태우 민정당 대표에게 직선제 개헌을 수용하라는 제안을 최초로 한 인사가 신 전 총리란 얘기가 나온다. 80년 초 신군부가 최규하 당시 대통령을 조기 퇴진시키고 신 전 총리를 새 대통령에 추대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신 전 총리가 거부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자 신 전 총리는 “네가 뭔데 일국의 재상에게 대통령을 맡으라 마라 하느냐”고 호통을 쳤다고 한다. 10·26 수습과정에서 신군부가 최 전 대통령을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전권을 장악하려는 것을 방조했다’는 죄목으로 체포하려 했으나 신 전 총리가 “헌법에 따라 선출된 대통령을 누가 무슨 권한으로 체포한다는 말이냐”며 강하게 반대했다는 대목도 있다.
 
그러다 80년 4월 전 전 대통령이 보안사령관과 중앙정보부장 서리를 겸하면서부터 신군부가 독자 집권에 박차를 가하자 신군부의 권유대로 대통령직에 도전할까를 고민했다는 거다. “내가 대권을 잡으면 군부를 막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고 신 이사장은 설명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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