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잼쏭부부의 잼있는 여행] 34 인도 안의 티베트 바쉬싯을 가다

여행하다 보면 한 달 두 달 쉬엄쉬엄 지내며 살아보고 싶어지는 마을이 있어요. 이번 인도 여행 중에 그런 마을을 하나 찾았어요. 바로 마날리의 바쉬싯(Vashisht) 마을이에요. 뉴마날리에서 3.7km 떨어져 있는 바쉬싯은 올드마날리나 뉴마날리에 비해 조용한, 좀 더 현지 느낌 물씬 풍기는 마을이에요. 특히 숙박비가 마날리 마을보다 저렴해서 장기여행자들이 많이 묵고 있어요. 
바쉬싯 풍경.

바쉬싯 풍경.

마날리에서 생각보다 오래 머물게 되어 우리도 좀 더 저렴한 바쉬싯 마을로 숙소를 옮기기로 했어요. 여행자들이 많은 올드 마날리를 뒤로하고, 바쉬싯 마을로 향하는 오토릭샤에 몸을 실었어요. 올드 마날리에서 보면 바로 건너편에 있는 마을인데, 언덕을 내려가 강을 건너 다시 더 큰 언덕을 올라가야 해서 거의 20분 가까이 달린 것 같아요. 울퉁불퉁하고 경사까지 급한 오르막길은 오토바이 택시인 오토릭샤에겐 아주 버거워 보였어요.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엔진 소리를 내며 가까스로 바쉬싯 마을에 도착했죠. 올드마날리에서 바쉬싯까지의 릭샤 가격은 2인 150루피(2600원). 가이드북에 명시되어 있는 가격보다는 시세가 많이 오른 것 같아요. 
마을 입구에 도착하자 귀여운 토끼를 손에 든 아주머니가 다가와 토끼를 안겨주셨어요. 어리둥절했지만 하얀 털이 복슬복슬한 토끼가 귀여워서 두 마리를 양팔에 안고 사진을 찍었죠. 그러자 아주머니께서 “100루피!”를 외치네요. 한 마리당 50루피인데 두 마리라서 100루피래요. 1+1 가격으로 50루피에 흥정을 했어요. 바쉬싯의 특별한 환영 인사였어요.  
바쉬싯 마을 입구에 있던 겸둥이 바쉬싯 토끼.

바쉬싯 마을 입구에 있던 겸둥이 바쉬싯 토끼.

바쉬싯의 명물(?) 토끼와 사진 찰칵.

바쉬싯의 명물(?) 토끼와 사진 찰칵.

마을로 들어서자 따뜻한 수증기가 피부에 와 닿았어요. 알고 보니 입구의 사원처럼 생긴 건물이 온천탕이었던 거예요. 바쉬싯은 히마찰 프라데시 지역의 대표적인 천연 온천 마을이에요. 담 건너편을 내려다보니 열댓 명의 남자들이 온천욕을 즐기고 있었어요. 다들 속옷만 입고 있어서 처음엔 깜짝 놀랐죠. 여탕은 가려져 있고요. 입장료도 무료라서 마날리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코스이기도 해요. 온천탕 옆으로는 동네 주민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증기 속에서 빨래를 하고 있었어요. 천연 온천물에 빨래를 하다니, 생각만 해도 때가 쏙쏙 빠지는 기분이었어요. 네 개의 수도꼭지로 온천수가 쉬지 않고 콸콸 쏟아져 나오고 있었는데, 궁금해서 손을 대보니 깜짝 놀랄 만큼 뜨거웠어요. 바쉬싯에는 이렇게 40~50도의 뜨거운 온천수가 365일 나온다고 해요.
바쉬싯 온천 남탕.

바쉬싯 온천 남탕.

온천물로 빨래하는 빨래터 풍경.

온천물로 빨래하는 빨래터 풍경.

바쉬싯은 높은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마을이다 보니 마날리보다 비교적 경치가 좋아요. 마을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있는 숙소에 짐을 풀었어요. 재미있는 점은 숙소의 층이 올라갈수록 요금이 100루피씩 올라간다는 사실이에요. 가장 낮은 방은 400루피부터 꼭대기 로열층은 1500루피까지. 같은 숙소라도 경치에 따라서 가격대가 천차만별이에요. 적당히 경치를 즐길 수 있는 800루피(1만3000원)짜리 방을 잡았어요. 방에 딸린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웬만한 고급 숙소 못지않았어요. 이런 저렴한 가격으로 이런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게 바쉬싯의 매력인 것 같아요.  
숙소에서 바라보는 풍경.

숙소에서 바라보는 풍경.

숙소 뒤로는 사과밭이 있었어요. 테라스에서도 손을 뻗으면 잡힐 것 같은 위치에 사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죠. 그 사이로 현지 주민들이 사과로 가득 찬 바구니 어깨에 짊어지고 바삐 지나다녔어요. 한 아저씨가 짊어진 바구니에는 우리나라 사과만큼 크진 않지만 먹음직스러운 사과로 가득 차 있었어요. 아저씨에게 사과를 사고 싶다고 하니, 웃으며 사과 몇 개를 공짜로 건네줬어요. 정말 인심 좋은 마을이에요. 마날리 지역은 일교차가 심해서 사과가 유명한데, 이 지역의 사과로 만든 신선한 사과 주스도 아주 맛있어요. 슈퍼마다 팔고 있으니 마날리에서는 콜라 대신 사과주스 한 병을 강력 추천해요~!
바쉬싯 사과.

바쉬싯 사과.

바쉬싯을 포함한 인도 북부 지역에는 티베트 난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남부와는 다른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어요. 티베트 만두인 모모(Momo)와 티베트 칼국수인 뚝바(Thukba), 티베트 수제비인 뗀뚝(Thenthuk)은 인도 향신료가 맞지 않는 한국인들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에요. 특히 구운 모모(Fried momo)는 한국의 중국집 군만두처럼 바삭하니 맛있어서 매끼 빼놓을 수 없는 간식이었어요. 
티벳 만두인 모모.

티벳 만두인 모모.

티벳 수제비 뗀뚝.

티벳 수제비 뗀뚝.

바쉬싯은 장기 여행자들의 늪으로 불릴 정도로 한번 들어오면 나갈 수 없는 마을이에요. 저렴한 숙박비와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따뜻한 온천과 맛있는 음식까지!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어느덧 바쉬싯에서만 3주를 머물렀어요. 8월이 지나고 9월이 되니 바쉬싯의 날씨도 어느덧 겨울이 성큼 다가왔죠. 마을 주민들은 월동준비를 하는지 겨울 동안 소들이 먹을 풀들을 모아서 나르고 마당에 펼쳐놓고 말리고 있었어요. 마을 입구에서도 작은 축제를 하고요.  
마날리의 전통가옥.

마날리의 전통가옥.

바쉬싯 축제.

바쉬싯 축제.

바쉬싯의 풀문데이.

바쉬싯의 풀문데이.

숙소에서 바라보니 저 멀리 높은 산에도 하얗게 눈이 내린 것 같아서, 더 늦기 전에 라다크 레(Leh)로 넘어가기로 했어요. 사실 마날리로 온 목적이 레로 가기 위해서 였거든요. 마날리에서 레로 넘어가는 도로는 눈이 내리는 9월 중순 쯤이면 닫혀 버리기 때문에, 길이 닫히기 전에 서둘러 레로 떠날 채비를 했어요. 다음에는 레로 넘어가는 로컬버스 이야기 들려드릴게요.
 
정리 = 양보라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