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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독립 주민투표 앞두고 "카탈루냐 사실상 비상 사태 선포"

 스페인 경찰이 다음 달 1일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추진 중인 카탈루냐 자치정부 청사를 급습해 경제차관 등 최소 12명의 관료를 체포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 측은 스페인 정부가 사실상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자치를 인정하지 않는 조치를 취했다고 반발했다.
엘파이스 등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국립경찰 조직 중 하나인 가르디아시빌이 20일(현지시간) 오전 바르셀로나에 있는 카탈루냐 자치정부 청사에 들이닥쳐 호세프 마리아 호베 자치정부 경제부 차관을 전격 체포했다. 호베 경제부 차관은 오리올 훈케라스 카탈루냐 자치정부 부수반의 최측근인데, 그를 포함해 정부 관료 12명가량이 체포됐다.

다음달 1일 독립 주민투표 막으려 스페인 경찰
자치정부 사무실 청사 등 급습해 관료 12명 체포
푸지데몬 카탈루냐 수반 "자치 정지시킨 사실상 비상사태"
투표용지도 압수 나서고 자치수반 비리 혐의도 조사 착수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 용지를 압수한데 항의하던 시위대를 경찰이 체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 용지를 압수한데 항의하던 시위대를 경찰이 체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카를레스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의 사무실과 경제ㆍ외교부 등 청사 세 곳에서 압수수색이 집중 실시됐다. 스페인 정부가 불법으로 규정한 주민투표를 카탈루냐 측이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버티자 중앙 정부가 실력 행사에 나서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푸지데몬 수반은 경찰의 급습 이후 “스페인 중앙 정부가 사실상 카탈루냐의 자치를 정지시킨 것이자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이라고 반발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그는 “중앙정부의 전체주의적 행동은 불법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존중하지 않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 7월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매월 재정지출 명세를 보고하던 것을 주간 단위로 고치라고 요구했다.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추진하는데 정부 교부금이 쓰이지 않는지 감시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자치정부 측은 거부했다. 경제차관 체포는 이에 대해 처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외교부의 경우 외국 언론과 정부를 상대로 카탈루냐 분리 독립의 정당성을 홍보한 것을 문제 삼았다.
스페인 경찰이 택배회사에서 압수한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 용지. [AFP=연합뉴스]

스페인 경찰이 택배회사에서 압수한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 용지. [AFP=연합뉴스]

경찰은 전날 스페인 최대 민간 택배업체인 유니포스트의 사무실도 압수 수색을 했다. BBC는 “경찰이 압수한 상자에 카탈루냐 지방 정부의 표식이 새겨진 봉투 수백개가 담겨 있었다"며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위한 용지를 압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정부는 주민투표 주도자들에 대한 기소 절차에 착수하는 동시에 푸지데몬 수반이 시장을 지낸 지로나시의 공공계약 관련 부정청탁과 특혜 의혹 수사에도 나서, 지로나의 상수도회사를 압수수색했다.
스페인 검찰은 이미 카탈루냐 자치단체장 700여 명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고 불출석시 체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단체장들은 전날 검찰에 출석해 묵비권을 행사하며 항의했다.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자치의회가 가결한 주민투표의 법안은 효력이 없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자치정부측은 주민투표가 실시돼 통과되면 이틀 내로 독립을 선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카탈루냐 주민들을 상대로 지난 7월 실시된 여론조사에선 49.4%가 독립에 반대했고 41.1%는 찬성했다.
카타룰냐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대.

카타룰냐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대.

인구가 750만명인 카탈루냐는 스페인 경제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부유한 지역이다. 문화와 역사, 언어가 다르다는 인식이 강해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스페인 경제가 나빠지면서 카탈루냐가 세금을 많이 낸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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