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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초청한 진짜 이유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사진 왼쪽)가 20일 오전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왕치산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조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사진 왼쪽)가 20일 오전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왕치산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조보]

 
2박 3일 일정으로 중국을 공식방문 중인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가 20일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연쇄 회담을 가졌다. 국빈방문도 아닌 공식방문임에도 권력 서열 1~3위인 시진핑·리커창(李克强)·장더장(張德江),또 6위인 왕치산과 회담을 갖는다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19대)를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퇴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인 왕치산 서기를 만난 것은 의미심장하다. 게다가 이번 방중은 리커창 총리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중국에 싱가포르가 필요했다는 의미다. 특히 중국은 싱가포르와 남중국해를 보는 관점이 다르고, 지난해 홍콩 세관의 장갑차 억류 등 갈등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다.

당 대회 직전 초대, 퇴임설 엇갈리는 왕치산 면담
왕 “시진핑 지시” 암시해 모종의 메시지 밝힌듯
트럼프·당대회·북핵·남중국해 등 다중포석

2011년 7월 27일 싱가포르를 방문한 왕치산(사진 왼쪽) 당시 국무원 총리가 싱가포르 대통령궁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연합조보]

2011년 7월 27일 싱가포르를 방문한 왕치산(사진 왼쪽) 당시 국무원 총리가 싱가포르 대통령궁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연합조보]

20일 오전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중국 최고지도부 집단 거주지)에서 왕치산 서기는 리 총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왕 서기는 인사말에서 “이 시점에 중국을 방문에 나를 만나자고 요청한 소식을 듣고 무척 놀랍고 기뻤다. 그래서 지침을 받고(經過請示, 칭스(請示)는 상부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는 절차다. 일부 언론의 ‘문의할 것이 있다’는 뜻이 아니다) 오늘 당신과 부인을 만나게 됐다”고 전했다고 싱가포르 연합조보가 보도했다. 왕치산 서기가 직접 ‘지침을 받고’ 리셴룽 총리를 만났다고 밝힌 것이다. 시진핑 주석의 지시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왕 서기는 이어 1980년대 중국 개혁개방 이래 중국과 자기 자신이 싱가포르와 이어온 교류 경험을 언급했다. 특히 고 리콴유 건국 총리를 거론하며 “특별히 당시 (리 총리) 아버님이 싱가포르를 영도하던 때 운이 좋게 그와 여러 차례 단 둘이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는 정치적 지혜가 충만한 고수로 매번 만날 때마다 수확이 적지 않았다. 그는 우리 마오쩌둥(毛澤東) 주석,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주석,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시진핑 주석과도 여러 차례 만났다. 그의 별세에 매우 비통했다. 그는 위인이셨다”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에 대해 “중국이 곧 개최하는 19대를 앞두고 바쁜 시간에도 일부러 시간을 내 우리 부부와 대표단을 만나줘서 무척 감사하다”며 “중국이 시간을 내 회담을 갖고 중국-싱가포르 관계에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양국 협력을 격상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리 총리의 방중 이유로 선쩌웨이(沈澤瑋) 연합조보 베이징 특파원은 네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첫째, 중국은 싱가포르가 트럼프 미국 정부를 어떻게 보는지 듣길 원한다. 둘째, 중국은 외국 정상을 통해 19대 직전에 모종의 메시지를 전하길 원한다. 셋째, 내년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순회의장국과 소통해 중국-아세안 협력을 촉진하고자 한다. 네째, 중국은 북핵 문제에 다른 통로로 의견 청취를 희망한다는 해석이다. 중국이 리셴룽 총리를 이 시점에서 초청한 이유는 위의 네가지 전부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일부에 불과할 수도 있다.  
베이징청년보의 SNS 매체인 정즈젠(政治見) 역시 20일 싱가포르 총리의 방중을 분석하는 글을 싣고 중국의 환대가 의미심장하다고 해석했다. 특히 “1985년, 1996년 국무원 지침 이후 중국의 외빈 공식방문은 한달에 2~3차례로 제한됐다”며 리 총리의 공식 방문에 의미를 부여했다. 방중 직전인 16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중국 관영 신화사 인터뷰에서 19대 이후 미래 5년, 10년 뒤의 중국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중국은 무척 큰 나라이자 매우 복잡한 나라다. 예로부터 중국 통치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중국은 분명히 만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계속 발전할 수 있으며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낙관적 전망을 밝혔다. 리 총리는 또 중국의 고속철도와 전자결제를 언급하며 자신도 중국에서 “무일푼 지갑을 걱정하지 않고 휴대폰 배터리 잔량만 걱정하는” 무현금 생활을 체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방중 소식을 보도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9일자 3면. 리 총리의 3연임 사실을 지적했다. [인민일보 캡처]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방중 소식을 보도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9일자 3면. 리 총리의 3연임 사실을 지적했다. [인민일보 캡처]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9일자 3면에 리셴룽 총리의 공식 방문 소식을 전하며 사진과 함께 “1990년 부총리를 맡았으며 2004년 8월 총리에 취임한 뒤, 2006년, 2011년, 2015년 총리를 3연임했다”고 적시했다. 시진핑 주석은 2022년 20차 당대회에서 퇴임하지 않고 3연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묘하게 오버랩되는 부분이다.
아직 리 총리와 시진핑 주석의 회담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진정한 리 총리의 방중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 선 특파원은 두 가지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양국 지도자 특히 중국 지도자가 회담에서 하는 발언 한마디 한마디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둘째, 시진핑, 리커창, 장더장과의 회동 이외에 특별히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 비공개 일정을 살피라고 제안했다.  
특히 중국에서 외교는 내치의 연장이자 수단이다. 시진핑 주석의 19대 권력 게임은 군 인사와 외교, 정상회담을 통해 다방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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